성공방정식이 있다면 어떻게 풀어야 할까

강석흔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대표 2016. 10. 2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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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흔의 '스타트업 페이스메이킹']<9>자연의 섭리가 알려주는 작은 지혜

[머니투데이 강석흔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대표] [[강석흔의 '스타트업 페이스메이킹']<9>자연의 섭리가 알려주는 작은 지혜]

강석흔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 대표.

최근 우연히 '넘버스'라는 수학 역사 다큐멘터리를 보게 됐다. 다큐멘터리 시리즈 중 미지수 'X', 방정식에 관한 이야기가 인상깊었다. 이야기는 이렇다. 2차 방정식에는 우리가 학교에서 배우고 외웠던 '근의 공식'이 있다. 3차와 4차 방정식 근의 공식은 르네상스시대의 이탈리아 수학자들이 발견했다.

그렇다면 5차 이상의 고차 방정식은 어떨까. 바로 19세기 초 21세에 요절한 프랑스 수학자 갈루아의 이야기에 자세히 나온다. 갈루아는 결투로 죽기 전날 밤 논문에 가까운 편지를 써서 5차 방정식에는 근의 공식이 없다는 것을 증명했다. 다큐멘터리 내용은 여기까지다.

다큐멘터리가 끝나자 문득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아마 인터뷰 때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이 "스타트업 성공 요인은 무엇입니까"였던 것 같다. 성공에도 방정식이 있을까. 만약 존재한다면 현실에서 무언가를 이루고 성공하기 위한 방정식은 몇 차 방정식일까. 아마도 수십차 방정식이 아닐까 싶다.

아무리 작은 조직이라도 이끌어 본 리더들은 안다. 고민하고 챙겨야 할 일, 구상해 나가야 할 일이 수십 가지다. 게다가 예상치 못했던 외부요인까지 고려하면 분명 초고차 방정식이다. 앞서 언급한 다큐멘터리에 따르면 그것을 이미 19세기 청년 갈루아가 증명해 놓은 셈이다. 일원화된 근의 공식은 없다. 자연의 숙명이다. 그렇다면 초고차 방정식을 우리가 모두 포기해야 할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결국 우리가 취할 수 있는 일은 현실적인 해법은 어떻게든 방정식의 차수를 줄이는 것이다. 창업가든, 투자자든, 고객이든 마찬가지다.

스타트업 창업가들은 가장 중요한 핵심적인 문제에만 매달려야 한다. 5차 이상은 안 된다. 다시 한 번 생각하자. 5차 이상은 근의 공식이 없다. 4가지보다 3가지, 3가지보다 2가지, 집중하는 사안이 적을수록 좋다. 한 가지면 가장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보통 2가지에서 4가지 정도는 될 것이다. 자연의 섭리상 선택과 집중이 요구된다. 아무리 차수를 줄여도 5차 이상이면 어떡하냐고? 그래서 역할을 분담할 공동창업자가 필요하다. 공동창업자들과 몫을 나눠서 각각 4차 이하의 방정식을 풀자.

투자자가 특정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이유도 대부분 경우 한두 가지로 요약된다. 많아도 3가지를 넘지 않는다. 필자의 회사에서도 투자 이유에 고민을 거듭한 뒤 대부분 핵심적인 이유 한두 가지만 담긴다. 너무 여러 가지 위험요인을 다 고려하면 투자를 할 수 없다. 즉, 창업가들이 투자자들에게 투자유치를 추진할 경우에도 압축된 한두 가지 강점을 전달하는 데에 주력해야 한다는 뜻이다.

고객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개인고객과 기업고객을 막론하고 제품이나 서비스를 선택할 때에 5가지 이상을 선택의 이유로 삼는 경우는 거의 없다. 오히려 개인고객은 단 한 가지 이유 때문에 상품을 선택하는 경우도 많으며, 기업고객도 2~3가지 정도의 요인에 의해 서비스를 선택하게 된다. 창업가들은 고객들의 이러한 심리와 상황을 잘 파악해 매출을 일으켜야 한다.

사실 차수를 줄이는 데에도 상당한 시행착오와 경험이 필요하다. 이것이야말로 정답이 없기 때문이다. 어떤 차원부터 제외해야 할 것인가. 각자의 상황이 모두 다르다. 그래서 처음에는 오기로 고차방정식을 풀려고 하는 창업가들도 많고, 군더더기 차수를 줄이려고 적극적인 노력을 했으나 정작 중요한 차원을 없애는 우를 범하기도 한다. 모두 경영의 수완을 축적해 나가는 과정이다. 핵심에 집중하는 연습이 몸에 뱄을 때 그 열매는 분명 달콤할 것이다.

얼마나 달콤할지 살짝 맛보는 방법이 있다. 4차 방정식 근의 공식을 지금 당장 한번 검색해서 보길 바란다. 너무 놀라진 말라. 엄청나다. 그러고 나서 3차 방정식 근의 공식도 한번 봐라. 약간 짧아졌다. 익히 알고 있는 2차 방정식 근의 공식을 보자. 더 이상 2차 방정식 근의 공식이 가물가물하지 않고 명료하게 다가온다.

차수를 줄이자. 우리의 현실도 이 과정과 같다.

강석흔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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