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법인세 인상 추진 행렬에 동참
과표 2단계로 축소, 2억원 이하 13%, 초과 25%
정의당이 ‘예산 전쟁’에서 야권(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의 법인세 인상 행렬에 동참했다.
전체 300석 의석 수 중 과반 이상을 차지하는 민주당과 국민의당이 법인세 인상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6석을 가진 정의당도 동참 의지를 밝힌 것이다. 정의당의 법인세 인상안은 최고세율이 25%로 민주당의 안과 같지만, 해당 범위는 더 넓다.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는 23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경제적 불평등을 완화하고 복지국가의 기틀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더 배가해야 할 것”이라며 법인세 인상을 골자로 하는 정의당의 세법 개정안을 발표했다.
노 원내대표는 “법인세를 MB(이명박)정부 이전으로 원상회복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시기 법인세는 지속적으로 인하됐지만, 그로 인한 이윤이 생산적인 투자와 고용창출에 사용되지 않았다"며 “이윤이 막대한 사내유보금과 현금성 자산확보, 그리고 권력이 만든 각종 재단에 출연금이라는 명목의 준조세(準組稅)로 납부되는데 쓰였다"고 일갈했다.
정의당은 이를 바로잡기 위해 과세표준 구간을 2억원 이하와 2억원 초과로 단순화해, 과표 2억원 이하 기업은 법인세율을 현행 10%에서 13%로 인상하고, 과표 2억원 초과 기업은 현행 20~22%에서 25%로 일괄인상키로 했다. 노 원내대표는 “이를 통해 연간 8조원의 세수를 새로 확보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앞서 민주당은 과표 500억원 초과 구간을 신설해 과세표준 구간을 현행 3단계에서 4단계로 수정한 후 최고 구간에 25%의 최고세율을 부과하기로 했고, 국민의당은 현행 3단계의 과세표준 구간을 유지하고 과표 200억 초과 기업에게 법인세율을 2%포인트 올린 24%를 적용하기로 발표한 바 있다.
정의당은 과표 100억원 이상 대기업에 적용되는 최저한세율(最低限 稅率)을 기존 과표구간별 10, 12, 17%에서 각각 10, 15, 20%로 상향조정해 각종 조세특례로 인한 대기업-중소기업의 실효세율 역전을 바로잡기로 했다. 최저한세율이란 기업들이 각종 비과세, 감면, 공제 등을 받아도 반드시 내야 하는 최소한의 세율을 의미한다.
정의당은 소득세 역시 누진율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정하기로 했다. 과세표준 1억 5000만원 이상 고소득자에 대해 일률적으로 45% 소득세율을 적용하고, 현행 과표구간별 6, 15, 24, 35, 38%의 소득세율 체계를 각각 6, 15, 25, 35, 45% 체계로 개편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연간 4조7000억 가량의 세수증대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했다. 노 원내대표는 “이렇게 조정하더라도 대략 연봉 8000만원 이상의 고소득자에만 세금인상이 적용되기 때문에 조세정의에 충실한 개정안”이라고 설명했다.
정의당은 금융·주식 등 불로소득에 대한 세금특혜도 폐지키로 했다. 현행 개인당 2000만원인 금융소득의 분리과세 기준을 1000만원으로 인하해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자 수를 늘려 연간 4000억 가량의 세수증대 효과를 노린다는 복안이다. 주식양도차익도 과세대상을 확대하고 누진세율을 적용키로 했다.
정의당은 이 외에도 상속·증여시 할증과세를 현행 30%에서 50%로 인상하고, 상속공제의 한도를 5억원으로 축소해 고액상속에 정당한 세금을 물린다는 방침이다. 또 복지재정 확충을 위해 소득세, 법인세, 상속증여세, 종합부동산세 납부액에 각각 10~20%의 부가세를 사회복지세로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노 원내대표는 “새누리당은 지난 2014년 담뱃세 인상안 등 14개 법안을 예산부수법안으로 지정해 처리한 전례가 있다"며 이러한 내용의 세법개정안을 예산부수법안으로 지정해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박근혜 정부는 미르·K스포츠재단 사태에서 보듯, 기업들의 법인세 인상은 반대하면서도 사실상의 준조세인 재단 출연금으로 엄청난 액수를 거둬들이고 있다"며 “이것을 정상화시켜 국민들의 불평등해소와 사회복지로 사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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