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권 전매 제한, 올해 초에 했어야..타이밍 놓쳤다"
- ‘떴다방’ 직접 가 보니, 전매 막을 방법 없겠더라
- 실제 전매는 강남보다 다른 지역에서 심각
- 8.25 대책엔 분양권 전매 막을 방법 전혀 안 담겨
- 정부는 규제에 지나치게 신중한 입장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19:50)
■ 방송일 : 2016년 10월 19일 (수) 오후 7:15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김현아 의원 (새누리당)
◇ 정관용> 정부가 지난 8일 내놓은 가계부채 관리대책. 부동산 경기도 유지하면서 가계 빚은 줄이겠다.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 이런 대책이었는데 두 달 가량 지난 지금 가계부채는 계속 늘어나고 있고요. 부동산 과열은 지금 강남 3구를 넘어서 투기판이 확산될 그런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부작용만 낳고 있는 8. 25 대책, 어떻게 보완해야 할지 건설 부동산정책 전문가죠. 새누리당 김현아 의원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국회 국토교통위 소속 새누리당 김현아 의원 나와 계시죠?
◆ 김현아> 안녕하세요.
◇ 정관용> 이번 국감에 보니까 김현아 의원이 강남구 ‘떴다방’을 직접 가셨더라고요.
◆ 김현아> 다녀왔습니다.
◇ 정관용> 왜 가셨어요?
◆ 김현아> 불법 전매가 굉장히 기승을 부린다는 얘기가 계속 전해 들어오고 있었는데요. 국토부가 현장점검을 갔다고는 하지만 뾰족히 들어오지는 않더라고요. 분양권 전매를 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치고 전매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한번 현장을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이 됐습니다.
◇ 정관용> 그랬더니 어떻게 되던가요?
◆ 김현아> 저는 결론적으로 전매를 막을 방법이 없다라는 결론을 내렸는데요. 일단 현장에서 굉장히 수법이 교묘할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두려워하고 있는 그런 법적 어려움 같은 것들을 굉장히 많은 서류로 보완을 하고 있었습니다.
실제로 전매를 할 때 한 13개 정도의 서류를 만들어주고 있는데요. 위임장이 4개나 됩니다. 굉장히 안전한 것 같지만 사실은 이런 것들이 중간에 하나 사고가 나기 시작하면 굉장히 연쇄적인 파급효과를 가질 수 있어서 사실 갔다 오고 나서 굉장히 걱정되기도 하고 이걸 어떻게 해야 되는지에 대해서 사실 고민을 많이 하게 됐습니다.
◇ 정관용> 지금 강남지역의 재건축 분양가가 천정부지로, 평당 4000만원, 이런 얘기까지 나오지 않습니까?
◆ 김현아>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얼마 전에 보도도 나왔습니다마는 그렇게 분양받은 사람들이 시세차익을 남기고 몇 억씩 남기고 그냥 파는 게 몇 퍼센트라고요?
◆ 김현아> 그런데 강남 재건축은 사실은 분양권 전매가 많이 나오는 것은 아니고요. 이게 워낙 분양가가 높기 때문에, 분양가 전매는 프리미엄이 붙어서 거래가 가능합니다. 실제로 지금 프리미엄이 많이 붙는 것은 강남보다는 수도권이라든가 지방에서의 분양시장이고요. 여기서는 작게는 500만원, 많게는 1000만 원 정도의 프리미엄을 노리고 들어오는 사람들이 많아서 실제로 전매 부분은 강남보다는 다른 지역에서 더 심각하고요. 강남은 일반 분양가가 높게 나오면서 주변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할 수가 있겠습니다.
◇ 정관용> 아니, 그러니까 실수요자가 부동산을 찾는 게 아니라 이 시세차익을, 단기차익을 노리고 뛰어드는 사람들, 이게 한마디로 투기꾼 아닙니까?
◆ 김현아> 네, 맞습니다. 지금 워낙에 금리가 낮아서 자금을 조달하기도 쉽고요. 또 분양권 전매라는 걸 통해서 쉽게 빠져나올 수 있다고 생각이 되니까 사실은 여기에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들어오고 있고요.
특히 이제 문제는 지방분양 시장 같은 경우에는 계약금 500만 원만 있으면 들어올 수가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서민들 중에도 한 돈 100만 원 번다고 하면 솔깃한 분이 있지 않겠습니까? 그러다 보니까 무리하게 들어오는 분들까지 있어서 사실 지금 분양시장이 혼탁한 건 사실입니다.
◇ 정관용> 그런데 지난 8월 25일 정부는 가계부채가 워낙 늘어나니까 부동산 공급 물량을 좀 줄이겠다. 그러면 빚내서 집사는 사람 줄어들 테니까 부채가 잡히지 않겠냐, 이런 대책을 냈단 말이에요. 그런데 앞으로 공급물량을 줄이겠다고 하니까 기존의 분양시장에 나와 있는 물건들의 값이 폭증해 버리는 그런 양상이 나타난 거 아니겠습니까?
◆ 김현아> 그렇습니다. 사실 8. 25대책은 제목과 내용이 불일치한 대표적인 대책이라고 할 수 있어요. 제목은 가계부채 관리대책이라고 내놓고 실제로 내용은 주택공급 축소를 담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지금 진행자께서 말씀하신 대로 시장에서는 공급 축소를 과잉해석을 하게 되죠. 앞으로 공급이 줄어드니까 지금에 있는 걸 사야 된다 그래서...
◇ 정관용> 이게 ‘막차 탄다’, 이거 아닙니까?
◆ 김현아> 그렇죠. 구매를 앞당기는 효과. 그래서 수요가 집중되는 부작용을 일으키면서 사실은 대책이 효과라기보다는 대책의 부작용이 많이 나타나고 있는 상태입니다.
또 하나는 가계부채 관리대책 안에서 지금 집단대출이 문제가 되고 있었는데 결국 저희가 앞에서 지적한 것처럼 분양권 전매를 근원적으로 좀 막을 수 있는 방법이 필요했는데요. 8. 25 대책에서는 이 내용이 하나도 담기지 않았습니다.
◇ 정관용> 그나저나 애초에 분양권 전매를 왜 허용했던 겁니까?
◆ 김현아> 사실은 2000년대 중반에 분양권 전매를 많이 제한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저희가 2009년부터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치면서 이제 미분양이 많이 쌓이게 됐죠. 그러다 보니까 사실 미분양을 해소하는 차원도 있었고 또 그때는 2009년부터 2013년까지는 분양시장이 굉장히 실소유자 중심으로 구성이 됐었는데요. 전셋값이 오를 때 분양권이라도 사서 곧 입주가 가능한 아파트에 들어갈 수 있게끔 하는 것은 또 그때 많이 유용했던 측면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제 전매 제한을 풀면서 사실은 동시에 재당첨 금지조항이라는 것도 없앴습니다.
◇ 정관용> 그렇죠.
◆ 김현아> 그러다 보니까 청약통장을 한번 사용하고 다시 또 청약통장에 가입을 해서 6개월이 지나면 1순위의 자격을 주다 보니까...
◇ 정관용> 또 분양받을 수 있고?
◆ 김현아> 엄청난 사람이 분양시장에 들어오고 진출입이 가능하고 또 전매도 가능하다 보니까 사실은 여기에서의 많은 유동성 장세를 정부 정책이 제공한 꼴이 돼 버렸습니다.
◇ 정관용> 유동성 강세라고 아주 점잖게 표현하시지만, 사실 투기판 만든 것 아닙니까?
◆ 김현아> 그렇습니다.
◇ 정관용> 정부가 투기판을 조장했다, 이렇게 표현하셔야죠.
◆ 김현아> 그런데 저는 정부에 책임이 없지 않아 있다라고 봅니다마는 사실은 이 투기판이 재현된 것의 가장 근본적인 것은 금리가 너무 낮고요. 마땅히 투자할 데가 없다 보니까 사실은 그런 전반적인 사회적인 흐름이 여기에 집중됐던 요인들도 조금 가세했다라고 보여집니다.
◇ 정관용> 그건 뭐 맞는 말씀이지만 그렇다고 지금 현재 경제상황에서 금리를 올리자, 이건 또 불가능하지 않습니까?
◆ 김현아> 네, 그래서 사실은 저는 분양권 전매 제한이라든가 재당첨 금지조항 같은 것을 다시 부활하자고 정부에 지난번 국감에서 지적을 했고요. 제안을 했습니다.
◇ 정관용> 그랬더니 뭐라던가요.
◆ 김현아> 일단 정부는 사실은 제가 동일한 제안을 국회에 와서 세 번 정도 했었는데요. 여전히 좀 적극적인 입장보다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저는 왜 그런가 봤더니 지금 이제 전매 제한하시는 방법이 투기과열 지구를 지정하는 건데요. 투기과열 지구는 전매 제한 외에 다른 굉장히 많은 제한 요건이 같이 묶여 있는 일종의 패키지 규제입니다.
◇ 정관용> 예를 들어서 어떤 것들이 있죠.
◆ 김현아> 일단 재건축 조합원 지위권 양도금지가 있게 되는데요. 이렇게 되면 투기과열 지구로 지정이 되면 조합원들은 주택을 거래를 할 수가 없습니다.
또하나 지금 전매 제한이라는 것이 수도권 같은 경우에는 이제 6개월이나 이렇게 조정할 수 있는 게 아니라 투기과열 지구로 조정되면 입주시까지 전매가 안 되는 부분들이 있어서 사실 시장에 주는 효과가 굉장히 급격하게 강력할 수가 있습니다.
또 DTI, LTV 규제도 일어나게 되는데요. 사실 지정해서 하게 되면 너무 갑작스럽게 이루어지기 때문에 연착륙이 안 되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아마 정부에서는 투기과열 지구보다는 조금 더 구체적으로 규제를 할 수 있는 방법. 예를 들어서 가칭 관리지역이라는 얘기를 하고 있는데요. 조금 더 국지적인 규제를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좀 고민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어쨌든 다른 규제보다는 청약 자격에 대한 1순위 강화, 재당첨 금지 또 전매를 한 6개월에서는 조금 더 길게. 그러나 입주시보다는 조금 더 완화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좀 검토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 정관용> 기본적으로 주택은 실소유자 위주로 가야 되는데 분양권 전매를 허용한다는 것 자체는 실소유자가 아닌 투자자 대상 정책 아닙니까?
◆ 김현아> 아니, 저희가 예전에 주택이 모자랄 때는 실소유자들이 다 청약시장에서 주택을 구입을 했는데요. 이제는 주택이 어느 정도 재고가 많이 늘어났기 때문에 꼭 실소유자들이 분양시장에서만 주택을 받게 하는 것은 맞지는 않다라고 봅니다.
◇ 정관용> 그건 또 그렇죠.
◆ 김현아> 예를 들어서 교체수요자들이 새 집을 갖고 싶을 때 집이 1채 있다는 이유만으로 새 주택을 갖게 하지 못하는 것도 하나의 규제일 수가 있어서 저는 이제는 뭐 신축 분양시장은 실수요자라는 것을 무주택자뿐만 아니라 교체수요자까지 확대할 필요가 있는데요.
◇ 정관용> 그러니까 교체수요자도 새로 분양을 받으면 거기로 이사를 가면 되는 건데 그렇게 분양받은 다음에 차액을 받게 되팔 수 있게 허용한 게 문제 아니냐, 이거죠.
◆ 김현아> 그런데 이 청약이라는 것이 경쟁이 치열하다 보면 처음에 당첨이 안 되지 않습니까? 그러면 누군가 당첨받은 사람이 판다고 했을 때 거래가 가능하면 또 그 거래가 주는 용이한 점도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아무나 들어오고 전매가 너무 원활하게 이루어지다 보면 실소유자들이 마지막에 받게 되는 부분들이 있어서 사실은 이것은 규제가 말씀하신 대로 이 규제에 대한 피해도 있지만 이 규제를 처음에 완화했을 때는 또 나름대로 시장 정상화 기능도 있었습니다.
◇ 정관용> 요즘 들리는 소식에 의하면 1억 남길 때까지는 전화하지 마세요 하는 식으로 분양 당첨받는 사람들이 부지기수다 라는 보도가 계속 나오지 않습니까? 이쯤 되면 이제는 서둘러야 되는 거 아니에요?
◆ 김현아> 저는 사실은 분양권 전매제한은 올 초에 했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이미 늦었군요.
◆ 김현아> 그래서 저는 타이밍을 놓친 부분이 있는데요. 결국 이게 지금 우리 경제가 너무 안 좋고 부동산이나 건설경기의 의존도가 너무 높다는 일종의 아킬레스건이 있어서 정부가 규제를 하는 데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
◇ 정관용> 머리 빠른 사람들만 이럴 때 돈 번다니까요. 나머지 사람들은 사실 분양가 이런 것만 천정부지로 뛰어오르니까 엄두도 못 내고 이런 거 아니겠습니까?
◆ 김현아> 네, 사실은 그런 부분이 조금 계속 안타까운 부분입니다.
◇ 정관용> 정부한테 더 좀 강하게 얘기해 주시기를 부탁드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현아> 감사합니다.
◇ 정관용> 새누리당 김현아 의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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