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량 폭증했던 강남3구 '일단 주춤'

2016. 10. 18.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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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컨트롤타워 없는 부동산대책

지난달 거래 전년대비 25.5% 증가
정부 수요규제 방안 검토 나서자
수천만원 하락에도 매수문의 실종

정부가 서울 강남권 등 부동산시장 과열 지역에 대한 수요규제 방안 검토에 나서면서 최근 집값이 급등한 강남권 주택 시장이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앞서 ‘8·25 가계부채 관리 방안’ 이후 집값이 더 뛰고 청약 열기가 뜨겁던 시장 분위기가 진정세를 찾을지 눈길이 쏠린다.

18일 부동산 업계 말을 종합하면, 최근 집값이 급등한 서울 강남·서초·송파·강동구 등 강남권 재건축 단지에는 매수문의와 거래가 뚝 끊긴 가운데 가격을 낮춘 급매물이 나오고 있다. 최근 재건축 호재로 상승세가 이어졌던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단지의 경우 지난 16일 정부의 강남권 투기억제책 검토 방침이 전해지면서 거래가 실종됐다. 매물 호가(부르는 값)도 이번주 들어 3천만~4천만원 정도 떨어지고 있으나 매수문의는 뚝 끊어졌다.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는 올해 들어 최근까지 매맷값이 2억~3억원가량 뛰어올라 강남권 재건축 단지 중에서도 가장 가파른 가격 상승세를 보였던 곳이다. 압구정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이번 주말 매매 계약을 하기로 해던 한 매수자가 갑자기 계약을 포기했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나온다고 하니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한다”고 말했다.

지난 8월 개포주공3단지 재건축 일반 분양물량이 고분양가에도 청약 과열을 빚으면서 집값이 올랐던 서울 개포동 주공아파트 단지도 분위기가 바뀌었다. 개포 주공1단지 전용면적 41㎡형의 경우 지난주까지 저가 매물이 10억3천만원 선에 나왔으나 이번주 들어 1천만원 정도 싼 매물이 나오고 있다.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도 호가가 급락하며 급매물이 등장했다. 이 아파트 전용면적 76㎡는 지난주까지 시세가 15억3천만~15억6천만원 선이었는데 이번주 들어 15억원부터 매물이 나오기 시작했다. 최근 들어 가격이 크게 오른 강동구 둔촌동 주공아파트 단지도 매수문의가 뚝 끊기며 관망세로 돌아섰다.

한편, 지난달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의 주택거래량은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과 투자 열풍 속에 지난해 같은달에 견줘 25.5%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발표된 국토교통부의 ‘9월 주택 매매거래’ 집계를 보면, 강남3구의 9월 주택 매매거래량은 2828건으로 지난해 같은달 거래량(2254건)을 크게 앞질렀다. 이는 최근 5년간 9월 평균 거래량에 견줘선 92.5%나 폭증한 수치로, 최근 강남권 주택시장에 극심한 투기 열풍이 몰아친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다. 또 서울의 9월 주택거래량은 1만9191건으로 지난해 같은달보다 14.6%, 수도권은 5만1868건으로 12.9% 각각 증가했다. 이와 달리 지방은 3만9744건으로 지난해보다 1.2% 줄어들어 대조를 이뤘다.

부동산 업계에선 최근 수도권 집값이 단기간에 많이 오른데다 정부의 투기수요 규제책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는 데 따라 당분간 주택시장이 숨 고르기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김규정 엔에이치(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정부의 주택 수요 규제책,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추가 대책 등이 어떤 수준에서 결정되느냐에 따라 주택시장이 한 차례 출렁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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