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탐색] "빚내 집사라" 던 정부, 브레이크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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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년간 가계부채를 늘려 집값을 띄우는 부양책이 진행되는 동안 정부 어디에서도 ‘브레이크’는 작동하지 않았다.
박근혜정부의 실세, 최경환 의원이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취임한 2014년 7월 이후의 일이다. 그해 8월 정부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 + 주택금융규제 완화’의 정책조합을 단행하면서 가계부채가 무섭게 늘기 시작했는데 정부나 한은은 “관리 가능하다”는 입장만 되풀이했다.
물밑의 분위기는 달랐다. 금융당국 내부에서 1∼2년 전부터 걱정들이 쏟아졌다. 일찌감치 한 고위관계자는 “가계부채는 대책이 없다”고 토로했고, 또 다른 관계자는 “가계부채, 저거 어쩔 거야”라며 혀를 차곤 했다.
우려는 현실이 된 지 오래다. 경제는 살아나지 않았는데 가계부채는 폭증했고, 전셋값 고공행진에 서민의 주거난은 임계점을 넘어섰다. 2013년 말과 비교하면 가계부채는 지난 6월 말 1257조2776억원으로 23.4%(238조원) 늘었고 서울지역 아파트 전세가격지수(2015년 말 = 100기준, KB국민은행 통계)는 2013년 1월 87.0에서 지난달 102.4로 17.7% 뛰었다. 전성인 한국금융학회장(홍익대 경제학과 교수)은 가계빚에 의존한 부양정책에 대해 “경제 전체를 위험 속에 빠뜨렸다”고 혹평했다.
정부는 뒤늦게 주택공급 물량 축소를 주 내용으로 한 8·25가계부채 대책을 발표했지만 역부족이다. 오히려 이후 집값이 더 뛰면서 정책의 한계만 드러냈다는 지적이다.
이찬우 기획재정부 차관보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정부가 경기 둔화 우려 때문에 강력한 부동산 대책을 시행하지 않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건 경기 때문에 부동산 대책을 하지 않는다는 건 오해”라며 “매크로(거시) 차원에서 볼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부동산 시장의 안정이지 활성화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류순열 선임기자, 세종=이천종 기자 ryoos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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