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층까지 vs 50층으로 압구정 재건축 '층수 갈등'
[서울신문]강남 주민들 “행정편의” 반발
전문가 “한강 경관은 공공재”
35층 vs 50층.
지난 6일 서울시가 강남구 압구정 재건축 아파트의 최고 층수를 35층으로 규제하는 내용을 중심으로 한 ‘압구정지구 지구단위계획’을 발표하면서 재개발·재건축 아파트들의 층수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서울시는 2013년 내놓은 ‘2030 서울플랜’과 ‘한강변 기본관리계획’에 따라 서울지역 아파트 최고 층수를 35층으로 제한하는 기본 원칙을 세웠다. 서울시는 “도시 스카이라인과 경관을 관리하는 데 예외를 두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명확하게 하고 있다.
서울시가 원칙을 강조하면서 최고 50층으로 계획을 세웠던 재건축 아파트들은 당장 타격을 받고 있다. 직접 대상이 된 압구정 재건축 아파트에선 벌써 호가가 수천만원씩 떨어지고 있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일단은 지켜보자는 사람들이 더 많기는 하지만, (재건축) 사업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가격을 낮춰서 집을 내놓는 사람들도 있다”면서 “압구정이 꺾이면 다른 재건축 단지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고 50층 안팎으로 재건축을 추진하던 대치동 은마, 잠실동 주공5단지 등도 계획을 수정해야 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서초구 신반포3차와 반포주공1단지는 당초 45층으로 재건축을 계획했지만 층수를 30층대로 낮췄다. 용산구 한남뉴타운 5구역도 최고 50층으로 짓는 사업계획을 이미 접었다.
재건축 아파트 주민들은 “서울시가 일률적으로 35층으로 높이 규제를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압구정 현대아파트의 한 주민은 “고층 건물도 얼마든지 도시경관을 아름답게 만들 수 있는데, 무조건 35층 이하로 지으라는 것은 행정편의주의”라고 꼬집었다.
전문가들은 도시, 특히 한강변을 중심으로 한 건물의 높이 규제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서울의 산들과 한강 등 경관은 시민 모두가 누려야 할 공공재적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이를 재건축 아파트 사업의 수익과 맞바꿀 수는 없다는 것이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초고층으로 갈수록 재건축 조합원의 혜택이 커지는 구조인데 시는 지나친 초과이익을 일정 부분 제한하려는 의도가 있을 것”이라며 “최근 시장에 국지적 투기 열풍이 불고 있는데 규제를 풀어서 초고층 아파트를 허용해 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세계 대부분의 도시가 스카이라인 규제를 통해 도시 경관을 관리하고 있다”면서 “당장은 재건축으로 인해 발생하는 수익성이 떨어질 수 있어도, 오히려 조화롭게 도시 설계가 이뤄진다면 가치가 더 올라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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