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국립공원 대피소, 행정편의·관리부실에 등산객 불만 커

배동민 2016. 10. 14.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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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시스】배동민 기자 = 지리산 국립공원의 등산객 편의제공을 위한 대피소가 실제 필요한 사람에게 유용하게 활용되지 못하고 유명무실하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거세다.

제18호 태풍 '차바(CHABA)'가 북상 중이던 지난 4일 지리산 산행에 나선 A씨는 미리 예약해둔 연하천 대피소에서 1박을 했다.

장터목 대피소에서 하루 더 묵은 뒤 6일까지 지리산 가을 산행을 즐길 예정이었던 A씨는 태풍으로 인해 입산이 통제되고 하산 조치가 내려지면서 5일 오후 어쩔 수 없이 산을 내려와야 했다.

A씨는 "일기예보 상 태풍이 오전에 빠져나간다. 남은 일정을 소화할 수 있게 해달라"고 국립공원 측에 부탁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A씨가 더 황당했던 것은 이해할 수 없는 국립공원 직원들의 태도였다.

대피 시점과 요령을 묻는 A씨에게 대피소 직원들은 "잘 모른다"며 관리사무소 번호만 알려주고 상세한 설명은 하지 않았다.

A씨는 "심지어 전화를 받은 사무소 측 직원은 오히려 '무슨 대피령이 내려졌습니까'라며 되물어 황당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또 "국립공원 대피소는 등산객들의 안전과 편의를 위해 유연하게 운영할 필요가 있는데 규정에만 얽매여 소기의 목적을 가두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며 "차제에 실질적으로 등산객을 위한 대피소로 운영규정을 바꿔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14일 국립공원관리공단 측은 "하산 조치는 현장 직원들의 판단에 맡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단은 기상특보가 내려지면 공단 측이 입구에서부터 일괄적으로 입산을 통제하지만 하산 조치는 대피소나 관리사무소 직원들이 현장 상황에 맞춰 판단해 조치한다고 부연했다.

또 높은 산의 경우 일기예보와 달리 언제, 어느 곳에 집중 호우가 쏟아질지 모르기 때문에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다보면 일부 등산객들의 생각과 달라 마찰이 빚어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A씨는 "지난 5일 산을 내려오기 전 태풍이 지날 때까지 하루만 더 대피소에 머물게 해달라고 정식 부탁했지만 거절당했다. 무엇이 더 등산객을 위한 안전한 조치인지 이해하기 힘들다"고 강하게 불만을 토로했다.

대피소에서 하루 더 머물기를 바랐던 A씨의 제안이 거절당한 것은 현행 대피소 예약 시스템 때문이었다. 대피소 예약은 인터넷으로만 할 수 있는데 1~15일, 16~10월 말일까지 각각 1번씩(2일) 월 2회(총 4일) 이용 가능하며 당일 예약은 할 수 없다.

이에 대해 A씨는 "대피소가 텅텅 비어 있어도 현장 접수마저 안 받는다. 차라리 1인 1년 24회, 48일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거나 자리가 비어있을 경우 선착순으로 현장 접수를 한다면 훨씬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리산국립공원 관리사무소 측은 A씨와 비슷한 민원이 최근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점을 인정했지만 이를 변경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관리사무소 측 관계자는 "이전에는 한 사람이 한 달 4번까지 예약할 수 있었지만 여행사들이 고객을 모집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고용해 사전 예약한 뒤 당일 취소하거나 오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 때문에 텅텅 빈 대피소를 이용하지 못하는 피해가 많았다"고 말했다.

gugg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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