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2C1 소총 전량회수·생산중단..뭐가 문제였나

윤희훈 기자 2016. 10. 13.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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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당국이 야전에 보급하던 개량형 K2C1소총을 전량 회수했다. 총열 덮개 과다 발열이 원인이었다.

K2소총을 개량한 K2C1 소총./S&T모티브 제공

군 관계자는 13일 “K2C1의 발열 문제는 지난 8월부터 꾸준히 제기됐다”며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고 즉각 회수 절차에 들어갔다. 보급 전량을 회수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K2C1을 보급했던 부대에는 정확한 원인이 파악될 때까지 기존의 K2 소총을 대체 보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 K2C1 소총, 얼마나 뜨겁길래 전량 회수까지

육군은 2012년 K2소총 성능 개량을 요청했다. 군은 소총에 각종 장비를 장착할 수 있도록 ‘피카티니레일’을 도입하자고 했다.

군은 기존 K2소총에 조절형 개머리판과 피카티니레일형 총열덮개를 장착한 K2C1의 개발을 완료하고 2016년 7월부터 양산에 들어가 전방에 배치했다. 생산은 S&T모티브(064960)가 맡았다.

군은 전체 계약물량 6만여정 중 1만8000여정을 일선 부대에 보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K2C1을 사용하던 일선 부대에서 불만을 제기했다. “다량 사격 시 총열덮개가 뜨거워져 사용하기 어렵다”는 것이었다.

8월 5일 불만 사항을 접수한 군은 같은달 8일 확인 사격시험을 했다. 100발을 사격한 결과, K2C1의 총열덮개 측면 온도가 51.2도로 K2소총의 43.6도보다 7도이상 높았다.

정세균(가운데) 국회의장이 지난 8월 강원도 철원군 육군 6사단 청성 전방관측소(OP)를 방문해 이국재(오른쪽) 사단장으로부터 K2C1 소총을 소개받고 있다./연합뉴스

군은 “K2C1 소총 총열덮개를 알루미늄 재질로 만들었기 때문에 플라스틱 총열 덮개를 사용한 K2소총보다 온도가 더 많이 상승한 것”이라며 “해외유사장비에서도 발생하는 특성”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군이 알루미늄 총열덮개를 사용한 해외 유사장비인 HK(헤클러&코흐)416 소총과 비교 사격을 실시한 결과, HK416의 총열덮개 온도가 59.5도로 K2C1의 60.3도와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일반적으로 소총 총열 덮개 온도가 50도 정도면 사격자가 뜨거움을 느낀다. 55도에서 60도에 이르면 손으로 잡을 수 없을 정도다.

전문가들은 군의 품질보증평가와 야전운용성 확인 검사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국회 국방위 김중로 의원실 관계자는 “총열 덮개의 발열 문제는 국방기술품질원이 주관하는 품질보증 평가나 군의 야전운용성 평가에서 검증됐어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피카티니레일형 총열 덮개를 적용한 소총을 사용 중인 외국군을 보면 대부분 전방손잡이를 장착하고 있다”면서 “처음부터 손잡이를 반영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총기 설계 전문가들의 견해도 비슷했다. 한 총기 엔지니어는 “알루미늄 총열 덮개가 플라스틱 덮개보다 발열이 심하다는 건 모두가 아는 사실”이라면서 “발열 대비책이 미비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알루미늄 덮개를 사용하는 총기 중에서도 K2C1의 발열 수준이 심한 건 맞다”며 “총열 덮개의 두께나 총열과 총열 덮개 간 거리 등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K2C1은 왜 손잡이를 달지 않았나

알루미늄 총열 덮개를 사용한 소총의 발열 문제는 전방 손잡이 장착으로 쉽게 해결할 수 있다. 우리 해군 특전단이 사용하고 있는 HK사의 A5소총, 육군 특전사가 사용 중인 벨기에 FN Herstal사의 SCAR소총, S&T모티브의 K1A소총에는 모두 전방 손잡이가 달려 있다. 해외에서는 전방손잡이를 부착하지 않을 경우, 방열장갑을 착용하는 방법으로 해결하기도 한다.

소총에 전방손잡이를 장착하는 비용은 얼마나 될까? 제품특성별로 비용은 다르지만 손잡이 한 개당 1만~3만5000원 정도다. 고정식이냐, 접이식이냐에 따라 가격이 다르다. 계약물량 전체에 달 경우, 6억원에서 22억원 가량이 소요된다. K2C1 소총 양산사업 예산 740억원의 1~3% 수준으로 큰 부담은 아니다.

미군 특수부대가 시가전 모의 시범 훈련을 하고 있다. 손잡이를 장착한 소총은 HK416, 손잡이가 없는 것은 M4카빈 소총./블룸버그

그렇다면 왜 처음부터 손잡이를 달지 않았을까? K2C1 제작사인 S&T모티브는 “군이 제시한 최초 규격에서 손잡이가 없었다”며 “규격대로 만들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화살은 군을 향하고 있다.

군 안팎에서는 사격술·총검술 등을 감안해 손잡이를 배제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군 관계자는 “전방손잡이를 잡고 사격하는 방식은 기존의 총열덮개 파지 방식과 다르다. 사격 방식 전환에 대한 거부감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우리 군은 아직 총검술을 채택하고 있다. 전방손잡이가 있는 총으로 총검술을 못한다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방위 관계자는 "고작 이런 이유로 발열 대책을 세우지 않았다고 믿고 싶지 않다"며 "만약 사실이라면 군이 정말 융통성이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군은 “관계기관 의견수렴을 거쳐 이달 중 개선방안을 마련할 것”이라며 “다음달 중 개선방안에 대한 야전운용성을 확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군은 야전운용성 검증을 마치면 연말부터 개선된 K2C1을 양산해 보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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