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집중분석②]우리와 같은 듯 다른 대만..해외투자 덕에 느긋

2016. 10. 12. 09:1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가계부채가 우리 경제의 뇌관으로 작용하고 있다면, 우리나라와 경제 규모나 환경이 비슷한 대만은 어떨까.

대만은 부존자원이 없고, 적은 인구로 내수시장이 탄탄하지 않아 수출에 의존하는 소규모 개방경제라는 점이 우리나라와 닮아있다. 65세 인구비율이 10.7%로, 우리나라(11.1%)처럼 노령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도 비슷하다. 2001년 이후 부동산 가격은 2.8배 올랐고, 가계부채가 국내총생산(GDP)의 85% 전후(한국 87%)를 차지하는 점도 닮은꼴이다. 저금리 영향으로 빚을 낸 가계가 부동산 가격을 들어 올린 우리나라 상황과 수치상 거의 비슷한 것이다.

하지만 대만은 가계부채에 대해 상대적으로 느긋한 모습이다. 대만의 가계부채가 GDP 대비 85%의 높은 수준으로 올라선 것은 2000년 이후 16년이 넘었다. 대만은 10여 년 동안 부채 부담에도 주택시장이 꾸준히 상승세를 보였고, 이에 따라 가계부채도 디레버리징(부채 정리) 수순을 밟지 않았다.


이처럼 대만이 높은 수준의 가계부채를 버틸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가계가 현금흐름 창출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김동원 SK증권 연구위원은 “대만은 가계 자산의 절반 이상인 금융자산을 연금ㆍ보험ㆍ해외 등에 투자해 배당ㆍ이자소득을 늘리고 노후 연금자금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었다”며 “덕분에 부동산 가격이 올라도 꾸준히 주택 투자를 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노후 연금소득이나 금융자산이 충분해 자금이 지속적으로 부동산 시장으로 유입될 수 있어 높은 가계부채와 부동산 가격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가계 자산이 부동산에 치우쳐 있다 보니 부동산 가격 변동이 가계부채나 소비심리 등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실제로 대만 가계의 금융자산은 전체 가계 자산의 55.5%(2013년 기준)다. 34.1%에 불과한 우리나라보다 21.4%포인트나 높은 수준이다. GDP 대비 가계 금융자산도 464.4%로, 우리나라(195.5%)보다 2배 이상 많다.

반면 부동산 자산은 우리나라가 대만보다 훨씬 그 비중이 높다. 한국인 가계의 자산 포트폴리오 중 36.5%가 부동산이지만, 대만 가계는 20% 내외에 불과하다.

이처럼 대만의 가계 자산 내 금융자산 비중이 높은 것은 2000년 이후 본격화된 해외 투자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대만도 2000년 이후 우리처럼 저금리 기조의 심화와 본격적인 노령화 사회 진입으로 시중 자금이 갈 곳을 잃었다. 이에 대안으로 선택한 것이 바로 해외 투자다. 해외투자로 배당과 이자를 꾸준히 받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든 것이다. 실제로 대만의 소득수지(2015년 기준)는 경상수지 흑자의 22%나 된다. 경상수지의 대부분이 무역을 통한 상품수지인 우리나라와 대조적인 모습이다.

손정락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국내 가계의 노후 소득이나 금융자산이 부족하다는 사실은 국내 가계부채 문제에 시간 한도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며 “자산의 70%가량을 부동산으로 보유하는 가계들이 은퇴시기에 접어들게 되면 가계부채 타이머가 빨간불로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carrier@heraldcorp.com

-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영창’ 논란 김제동 비난한 이준석, 과거 병역비리 의혹 재조명
GS건설이 분양하는 “마포자이3차”... 입주 때는 “분양가가 전세가
손흥민 “스트라이커 없어서 졌다고요?”…슈틸리케 발언에 ‘발끈’
린다 김, CF모델로 활약한 젊은시절 재조명
필로폰 투약 린다김 “고2 때 재벌 2세와 연애 계기로 미국행”
39세 김사랑의 민낯…세월의 흔적 어디에?
은퇴한 심은하, 남편 지상욱이 신고한 재산보니…
끝까지 남탓만…슈틸리케 경질론 솔솔
42년 '테헤란 징크스'에 또 덜미…한국, 이란에 0-1패
GS건설이 분양하는 “마포자이3차”... 입주 때는 “분양가가 전세가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