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S토리] '골목'까지 파고드는 건설사

김노향 기자 2016. 10. 6.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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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임대도 침투… 수익률 ‘뚝’

부동산 골목시장에 대형건설사들이 뛰어들고 있다. 원룸이나 오피스텔, 뉴스테이(임대주택) 등이다. 그동안 부동산시장에서 오피스텔 등 소형주택은 주로 개인사업자나 중소건설사의 영역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었고 임대주택 역시 정부 공공임대가 아닐 경우 월세·전세가 대체해왔다.

하지만 최근 몇년 사이 건설업계의 움직임이 달라졌다. 대형건설사의 주택사업이 초고층 대단지아파트에만 집중하던 것에서 브랜드오피스텔, 뉴스테이에 적극 손을 뻗는다. 왜 이런 변화가 생겼을까.

건설경기가 침체된 데서 그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저성장으로 해외수주가 감소한 데다 아파트는 공급과잉을 넘어 포화에 이르렀다. 여기에 1~2인가구 증가와 경제불황으로 소형주택이나 임대주택이 인기를 끌면서 골목시장을 넘보는 건설사들이 늘었다. 문제는 없을까.

판교 알파돔시티 오피스텔. /사진=머니투데이 DB

◆브랜드오피스텔 우후죽순… 시장 점령한 건설사들

수도권에서 분양 중이거나 예정인 브랜드오피스텔을 보면 대림산업의 ‘e편한세상 독산더타워’, GS건설의 ‘평촌자이엘라’, 대우건설의 ‘역삼역 센트럴푸르지오시티’, 롯데건설의 ‘성복역 롯데캐슬골드타운’, 현대건설의 ‘힐스테이트 판교 모비우스’, SK건설의 ‘광교 SK뷰 레이크타워’ 등이다. 시공능력 상위권의 대형건설사 대부분이 오피스텔을 분양 중이다. 공급량이 한달 사이 약 8000개에 달하고 입주물량은 한달 만에 80% 증가했다.

이들 브랜드오피스텔은 기존 개인사업자나 중소건설사가 짓는 오피스텔과 비교해 상당히 높은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우선 업무지구나 역세권 등 땅값이 비싼 곳에 짓기 때문에 교통환경과 생활시설이 뛰어나다. 보안과 편리 면에서도 고급아파트 못지않은 시설을 갖췄다.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고 선택의 폭도 넓어진 셈이다.

문제점도 있다. 오피스텔의 고급화로 기존 생계형 오피스텔의 가격까지 상향평준화시키는 것. 부동산114에 따르면 전국 오피스텔의 3.3㎡당 매매가는 지난해 8월 784만원에서 올해 8월 793만원으로 올랐다. 같은 기간 매매가 대비 전세가율은 73.24%에서 74.22%로 뛰었다. 떨어진 것은 투자수익률뿐이다. 오피스텔 임대수익률은 같은 기간 5.71%에서 5.58%로 하락했다.

오피스텔값은 뛰는데 임대수익률이 떨어진 이유는 공급과잉 때문이다. 서울 오피스텔 입주물량은 2013년 이후 연평균 1만3000개 정도를 유지하고 있다. 2013년 송파 문정지구에 오피스텔이 대량으로 공급되면서 인근 방이동의 공실이 늘어나고 월세가 폭락하는 등 임대시장이 적지 않은 타격을 받았다. 송파뿐만 아니라 서울 강서구, 마포구 등에서 2018년까지 오피스텔 대규모 공급이 예상돼 공급과잉에 따른 우려가 큰 상황이다. 임병철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특정지역에 오피스텔 공급이 몰릴 경우 인근 원룸촌이나 도시형생활주택이 있는 지역까지 파장을 미친다”고 말했다. 오피스텔 공급과잉이 전세 세입자와 임대소득자 둘 다에게 피해를 주는 셈이다.

대형건설사가 영세업체의 ‘밥줄’을 빼앗는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예전 같으면 작은 업체에서 할 만한 규모의 사업도 대기업들이 나서니 눈총을 받는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국내 아파트사업이 어려운 상황이고 해외수주는 리스크가 커 다른 방도가 없다”고 말했다.


대림산업의 원룸아파트. /사진제공=대림산업

◆개인·소규모사업자 임대시장 침투한 ‘뉴스테이’

뉴스테이는 명칭과 약간의 방식이 바뀌었을 뿐 기존 공공임대를 대체하던 민간임대와 유사한 성격을 지녔다. 박근혜 정부가 추진한 중산층 주거난 해결의 핵심사업으로 대우건설, GS건설, 대림산업, 롯데건설 등 많은 대형건설사가 뉴스테이를 짓고 있다.

심지어 건설업계는 뉴스테이 오피스텔도 짓는다는 계획이다. 대우건설과 롯데건설 등은 정부와 협의 후 뉴스테이 오피스텔사업을 구상 중이다. 1~2인가구가 증가하면서 대형아파트 수요가 줄어든 데 따른 대안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오피스텔 시공에서 나아가 부동산관리업을 더 확장하겠다는 의미다. 뉴스테이사업을 하는 대형건설사 대부분은 임대료와 관리비를 관리하기 위해 자회사를 두고 있다.

뉴스테이는 보증금과 월세가 높아 사실상 중산층을 타깃으로 하는 만큼 비교적 주거수준이 낮은 원룸이나 도시형생활주택 등 골목시장까지는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게 건설업계의 입장이다.

오히려 건설업계 안에서는 뉴스테이사업의 가장 큰 피해자가 다름 아닌 ‘부영’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부영이 중견건설사로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 아파트 임대사업을 영위해왔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부영 관계자는 “임대사업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인데 그동안 우리가 중점적으로 해왔던 것뿐”이라며 “임대주택 외의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에서는 이처럼 부동산 골목시장에 건설사들이 너도나도 뛰어드는 것을 두고 소형주택 건축규제 완화나 뉴스테이사업 추진 등 정부정책이 큰 몫을 한다는 비판도 들린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5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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