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차바][종합2보]'물폭탄·강풍' 광주·전남 잇단 피해

배동민 2016. 10. 5.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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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태풍 차바가 북상한 5일 오전 전남 여수시 덕충동 엑스포 신항부두에서 여객선이 좌초되어 승선원이 추락, 여수해경 122구조대가 구조활동을 펼치고 있다. 2016.10.05. (사진=국민안전처 제공) photo@newsis.com
【여수=뉴시스】신대희 기자 = 5일 오전 제 18호 태풍 '차바(CHABA)'가 지나간 전남 여수시 봉산동 한 모텔에서 주차장 구조물이 무너진 가운데, 한 공사업체 직원들이 복구 작업을 벌이고 있다. 2016.10.05. sdhdream@newsis.com

여수 등 전남 동부권 피해 집중돼

【광주=뉴시스】배동민 기자 = 제18호 태풍 '차바(CHABA)'로 인해 태풍특보가 내려진 광주와 전남지역에 200㎜가 넘는 물 폭탄이 쏟아지고 초속 30m를 웃도는 강풍이 불면서 피해가 잇따랐다.

이로 인해 가로수와 전신주가 쓰러지고 수천 가구에 전기가 끊겼으며, 시설물이 부서지고 농작물 피해가 발생했다.

태풍으로 좌초한 여객선에서 하선한 선원 2명과 이를 구조하던 해경 구조대원 4명이 파도에 휩쓸려 바다에 빠지기도 했으나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

◇ 여수 돌산 206.5㎜…순간 최대 풍속 38.9㎧

5일 오후 5시 기준으로 전날 밤부터 여수 돌산 206.5㎜, 여수 거문도 171.0, 고흥 127.1㎜, 영암 학산 116.5㎜, 해남 북일 111.5㎜, 목포 현산 111.5㎜, 광주 70.7㎜ 등의 비가 내렸다.

여수 돌산은 시간당 최고 85.0㎜, 광양시는 최고 75.0㎜의 물 폭탄이 쏟아졌다.

바람도 매우 강하게 불어 여수 38.9㎧, 완도 신지도 31.9㎧, 광주 무등산 28.2㎧ 등의 순간 최대 풍속이 기록됐다.

광주와 전남 대부분 지역에서 비가 그쳤으나 기상청은 이날 밤까지 5~20㎜(서해안 제외)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광주와 전남지역에 내려진 태풍 특보는 이날 오후 1시를 기해 해제됐으며 흑산도와 홍도에 발효된 강풍주의보, 남해서부전해상과 서해남부먼바다에 내려진 풍랑주의보도 모두 해제됐다.

광주기상청 관계자는 "남해안에는 높은 파도가 방파제나 해안도로를 넘는 곳이 있겠다"며 "해안가에서는 침수와 시설물 피해, 안전사고에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 바다에 빠진 선원 구조…폭우·강풍 피해 잇따라

태풍 '차바'가 몰고 온 폭우와 강풍으로 인해 피해가 잇따랐다.

광주는 이날 오후 11시께 동구 지산동의 주택과 음식점 사이 석축이 붕괴됐으며 앞선 오전 4시44분께 광주 동구 산수1구역 주택재개발 사업 현장에서는 비산먼지 가림막이 옆으로 쓰러져 긴급 복구 작업이 이뤄졌다. 이 외에 가로수가 쓰러지는 등 크고 작은 피해 신고 3건이 접수되기도 했다.

전남의 경우 동부권에 피해가 집중됐다.

전남도 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5일 오전 7시28분께 여수시 돌산읍 신복리에서 하수구가 역류해 주택이 침수됐으며 또 다른 주택 2곳의 지붕이 강한 비바람에 파손돼 이재민이 발생했다. 이들은 모두 친척 집으로 대피해 생활하고 있다.

앞선 오전 7시47분께 여수 오천동에서는 가로수가 도로 쪽으로 넘어져 교통 정체가 빚어지는 등 이날 하루 동안 여수와 광양에서만 각각 가로수 31주와 28주(전남 76주)가 바람에 넘어졌다.

여수와 광양·장흥·진도에서 26개의 신호등, 통신주 1개(여수)도 피해를 입었으며 간판 14개가 바람에 날아가거나 떨어졌으나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강풍에 영암 F1 경기장 지붕 170㎡가 파손되기도 했다.

순간 최대 풍속 38.9㎧를 기록한 여수에서는 주유소 주유기가 바람에 통째로 뽑혀 태풍의 위력을 실감케 했다.

비바람에 고흥에서는 농경지 5㏊가 침수됐으며 여수와 나주, 장흥, 신안 등 10개 시·군에서는 1397㏊의 농경지가 도복(작물이 비나 바람 따위에 쓰러지는 일) 피해를 입은 것으로 집계됐다.

여수에서는 6340㎡ 10개동, 장흥 1652㎡ 3개동의 비닐하우스 피해가 발생했다.

정전 피해도 이어졌다.

이날 오전 7시께 여수 돌산읍 평사리에서는 485가구가 정전돼 5시간이 넘어서야 복구됐다.

앞선 오전 5시20분께 여수시 안산동 부영5차아파트 770세대와 시전동 주민센터 인근 지역 일부에 전정이 발생해 1시간 만에 복구되기도 했다.

바다에서는 파도가 높게 일면서 아찔한 상황이 벌어졌다.

같은 날 오전 8시55분께 전남 여수시 수정동 오동도 신항 내 방파제 인근 바다에서 1320t급 여객선 미남크루즈호의 선원 2명과 이들을 하선시키던 해경 구조대원 4명이 빠졌다가 20분 만에 무사히 구조됐다.

해경 측은 "여객선이 태풍 때문에 여수 오동도 신항 내 부두로 피항한 뒤 닻을 내리던 중 높은 파도 때문에 방파제 쪽까지 밀려 자초했다. 구조대원들을 투입, 선원 6명을 하선시킨 뒤 대피 시켰으나 그 과정에서 선원 2명과 구조대원 4명이 파도에 쓸려 바다에 빠졌다"고 설명했다.

이날 여수 앞 바다에는 최고 8m 높이의 파도가 일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바다에 빠진 선원들은 하선 과정에서 착용한 구명조끼와 해경 구조대원들의 신속한 조치로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 태풍에 발 묶인 뱃길과 하늘길

태풍으로 인해 이날 오전 목포와 여수, 완도 55개 항로 92척의 여객선이 운항 통제되고 광주와 여수·무안 공항의 항공기가 일부 결항됐으나 태풍특보가 모두 해제된 오후부터 제한적으로 운항이 재개되고 있다.

이날 오후 5시 현재 목포 여객선터미널을 오가는 24개 항로 48척 여객선 중 13개 항로 19척, 완도의 경우 13개 항로 21척 여객선 중 7개 항로 10척이 운항을 재개했다. 여수는 16개 항로 여객선 24척이 여전히 통제된 상태다

오전 일부 항공편이 결항되거나 출발이 지연됐던 광주공항과 여수공항, 무안공항은 현재 모두 정상 운항 중이다.

반면 지리산 남부, 장성 백암, 월출산, 다도해 등 도내 국립공원의 탐방로는 통행이 제한되고 있다.

gugg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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