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공공임대 부지 1만3515가구 민간에 매각.."서민주거안정 포기했나"
[경향신문]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부채를 감축하기 위해 공공임대주택 1만3515가구의 부지를 민간에 매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LH가 서민주거 안정이라는 본연의 역할을 방기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안호영 의원의 자료를 보면, LH는 국토교통부가 2014년 12월 마련한 ‘미착공 공공주택 부지 활용방안’에 따라 임대주택 22만6000가구, 분양주택 18만7000가구 등 41만3000가구의 미착공 부지 해소를 추진 중이다. 당시 분양주택 부지 가운데 5만가구에 해당하는 부지는 민간에 매각하되, 임대주택 부지는 공공임대주택 수요 확대 등에 대응하기 위해 원칙적으로 보유하기로 했다.
그러나 LH는 2014년 고양 향동지구 등 2560가구, 지난해 대구 연경지구 등 2217가구, 올해 시흥장현지구 등 8738가구를 민간에 매각했다.
LH는 또 미착공 공공임대주택의 여유 부지를 매각하는 계획도 수립했다. LH가 2004~2014년 사업승인을 받은 임대주택 12만9000가구에 대한 활용실태를 분석한 결과, 층수제한과 지자체 요구 등으로 임대주택 부지의 용적률 활용이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상위계획에 따른 평균 용적률은 173%이지만 상업승인 시 적용된 용적률은 152%로 21%포인트 낮은 것이다. 이에 LH는 용적률을 상한선까지 끌어올리면 여유 부지가 생기기 때문에 이를 매각하면 5721억원의 자산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안호영 의원은 “LH의 계획대로 용적률을 활용하여 여유부지를 매각할 경우 공원 등 녹지공간과 편의시설이 축소되어 입주민의 삶의 질이 하락할 것으로 우려된다”며 “공공임대주택 부지를 민간에 매각하고, 여유부지 매각이라는 ‘꼼수’를 쓰고 있는 것은 서민주거 안정이라는 LH 본연의 역할을 스스로 방기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정희완 기자 ros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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