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금리 인하 효과 없다? 한은 "소비 더 나빠졌을 수도" 반박(상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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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4일 지난 2014년 이후 기준금리를 다섯 차례 인하하고도 효과를 못 봤다는 지적에 대해 “금리 인하를 안 했더라면 소비가 더 나빠졌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가계부채가 1300조원 규모로 급증하는 등 부작용이 컸다는 것과 관련해서도 “결정 당시 거시경제 상황을 보고 판단할 수밖에 없었다”며 적극 해명했다.
◇여야 “인하 효과 없었다” vs 한은 “인하 없었다면 저성장·저물가 더 악화”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서울 소공동 한은 본관에서 진행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금리 인하 정책이 실패한 것 아니냐고 정병국 새누리당 의원이 묻자 “금리 인하 정책이 실패했다는 데 동의하고 싶지 않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경제 회복세가 시원치 않아서 금리 인하 정책을 실패로 연결시키는데 통화정책을 적극적으로 폈음에도 회복세가 미흡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인하 효과를 문제 삼자 이 총재는 “금리 인하가 소비를 추가로 진작시키는 효과 있는데 다른 요인이 상호작용하면서 결과가 미흡했던 것”이라며 “금리 인하가 소비와 투자에 부정적 영향을 주진 않았다”고 반박했다.
이런 이 총재의 판단은 한은이 앞서 박주현 국민의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와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이 자료에 따르면 한은은 올해 국내총샌산(GDP) 증가율에 그간 다섯 차례의 금리 인하가 미치는 영향을 0.11%포인트로 추정했다. 올해 소비자물가지수(CPI) 증가율 역시 0.23%포인트 더 올라가는 효과가 있으리란 게 한은의 추산이다.
지난해 또한 잇단 기준금리 인하 덕에 경제성장률은 0.18%포인트, 소비자물가는 0.16%포인트 더 높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2014년 당시에도 2012년 두 차례(7·10월), 2013년 한 차례(5월), 2014년 두 차례(8·10월) 등의 영향으로 GDP 증가율이 0.08%포인트 더 올라간 것으로 관측됐다.
한은은 기준금리 조정이 시차를 두고 경기와 물가를 안정시키는 데 도움을 준 것으로 평가한 것이다. 이주열 총재도 국감 질의에서 “소비 증대 효과가 적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금리 인하를 안 했더라면 소비가 더 나빠졌을 수 있다”며 인하의 긍정적 면을 부각했다.
결정 당시 인하가 꼭 필요했던 시점이었다고도 이 총재는 언급했다. 그는 “부동산도 고려해야겠지만 세월호 사건 이후 경제주체의 심리가 회복되지 못하고 성장 모멘텀이 약화되는 상황에서 통화정책을 움직이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통화정책만으론 한계”
금리 인하 효과가 제약된 데 대해 이주열 총재는 “저금리로 투자와 고용 활성화, 소득 증대라는 선순환 구조로 이어지는 것을 기대했지만 잘 이뤄지지 않았다”며 구조개혁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경제 성장세를 회복하려면 통화정책만도 안되고, 재정정책만도 안되고 같이 가야 한다”면서 “구조개혁이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 총재는 “통화정책에서 거시경제와 금융안정을 균형 있게 고려하겠다”며 “둘 사이에서 어떻게 하는 것이 국가 경제에 있어 순기능이 클지 면밀히 검토해 판단하겠다”고 덧붙였다.
경계영 (kyu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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