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韓 가계부채 잡으려면 DTI규제 30~50%까지 높여라"
한국정부에 공식 권고
주거난과 노년 창업이 불지른 가계부채 폭탄…3040은 주거난, 5060은 노년 창업…전 세대의 화두 가계부채
[헤럴드경제=황혜진 기자]국제통화기금(IMF)이 최근 보고서를 통해 잇따른 가계부채 대책에도 잡히지 않은 한국의 가계부채는 3040세대의 전세난과 노후준비가 열악한 5060세대의 창업수요 확대 등 전 연령대에 걸친 문제라는 분석을 내놨다.
이를 근거로 IMF는 한국정부에 DTI(총부채상환비율) 규제를 다시 강화하는 등 보다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권고한 것으로 나타나 귀추가 주목된다.
IMF가 구체적인 DTI비율까지 적시하며 정부에 권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 세대가 얽힌 가계부채= 4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제통화기금(IMF)는 최근 한국 가계부채 보고서에서 전세난과 노년층 대출 증가 등을 가계부채 원인으로 지적하며 “가계부채 비율 1%포인트 증가시 소비는 0.06포인트 감소하는 등 가계부채가 전반적인 경기 활력까지 저하시키고 있다”고 우려했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한국의 국내총생산(GDP)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88.8%로, 전년(84.3%)대비 4.5%포인트 늘었다.
이는 주요 42개국 중 3번째로 큰 증가폭이다. 세계적으로도 부동산 버블이 심각한 영국(87.4%)도 추월했다.
증가세는 계속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한국의 가계부채는 1257조3000억원으로, 반년 새 54조2000억원이 늘어나는 등 관련 통계가 나올 때마다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이 속도라면 연말엔 1300조원 돌파가 유력하다는 분석이다.
한국의 독특한 임대제도인 ‘전세’는 브레이크 없는 한국의 가계부채 증가세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됐다.
전세난은 30~40대가 빚을 가장 많이 지게 되는 이유다.
IMF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총 임대 보증금은 530조원(2014년 5월 기준)으로 이중 전세보증금(440조원)이 83%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2009년 52%에 불과했던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은 지난해말 74%까지 뛰었다.
월세전환 등으로 전세공급은 줄었는데 수요는 늘어났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서울에서 전세 재계약을 하기 위해서는 약 6000만원이 필요하다.
근로자 1인의 평균 연봉(전국경제인연합회, 2015)이 3281만원인 점을 고려하면 2년동안 거의 쓰지 않고 모아야 하는 액수다.
전세에서 준전세로 재계약 시 늘어나는 부담은 평균 1억 3437만원이나 됐다.
전세난에 지친 30~40대는 매매로 발길을 옮겼다.
가계부채의 주범인 주택담보대출이 폭증한 이유 중 하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30대의 주담대 증가액은 10조 4000억원이나 됐다.
전 연령층에서 가장 많은 증가액이다.
40대 역시 같은 기간 2조 2000억원이 증가하는 등 높은 증가폭을 기록했다.
5060, 베이비붐 세대의 대출증가는 한국 가계부채 증가의 주범인 동시에 질적 구조까지 위협하는 요인으로 지적됐다.
IMF 보고서는 “미국은 (생애주기로 볼 때) 가구주 연령이 31~40살일 때 가계부채의 정점을 찍지만, 한국은 가구주 연령이 58살이 된 이후에야 부채가 줄어들기 시작한다”며 “이는 한국의 중장년층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연금소득을 벌충하기 위해 영세 자영업에 뛰어들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노후 소득이 불안정한 퇴직자들이 자영업 전선에 뛰어들면서 사업 자금이나 생활비 용도로 빚을 내고 있으며, 이런 특성이 한국 가계부채의 질적 위험을 높이고 있다는 뜻이다.
이외에도 비은행 금융기관의 가계대출 급증, 상대적으로 완화적인 거시건전성 조치 등도 가계부채 증가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지적됐다.
▶가계부채 잡으려면 ‘DTI’규제 다시 강화해야= 약발이 먹히지 않은 가계부채를 잡기 위해서는 DTI 규제 강화 등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IMF 역시 한국 정부에 DTI규제를 다시 강화할 것을 권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DTI는 대출자의 연간 원리금 상환액이 연소득의 일정 비율을 넘을 수 없도록 하는 대출 규제로, 정부는 2014년 7월 부동산 경기 활성화 등의 목적으로 이 비율을 50%에서 60%(서울ㆍ은행권 기준)로 완화했다. 현재는 주택담보대출에만 적용된다.
IMF는 “한국의 DTI 한도 규제는 60%로 주변국에 견줘 높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며 “이 비율을 점진적으로 30~50% 수준까지 끌어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아파트 분양 집단대출에도 DTI규제를 적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역시 DTI 규제 강화에 대한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지난달 금통위 의사록을 보면 다수의 금통위원이 DTI규제완화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A 금통위원은 “DTI가 은행 자체적으로 관리돼야 할 부분이지만 앞으로도 가계대출이 계속 증가할 경우 DTI 규제비율을 환원하는 문제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B 금통위원은 “최근 LTV(주택담보인정비율)나 DTI 등 정책적 대응에 대한 논란도 제기되고 있음을 감안할 때 한은의 가계부채 전망이나 평가에 미흡한 부분은 없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다른 금통위원 역시“가계부채 급증을 동반한 건설경기에 의존해 경기회복과 물가상승률 확대를 도모하는 정책의 위험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현재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를 우회적으로 지적하기도 했다.
hhj6386@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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