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 대기업 손에 달려있다고?"

김현주 2016. 10. 3.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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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공공기관이 그린 '서울 부촌여지도'

 

서울에 위치했던 대기업 및 공공기관 등이 수도권 신도시와 지방 혁신도시로 이전하면서, 집값 및 상권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렇다 보니 업계에서는 향후 서울의 집값은 공공기관과 대기업이 정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실제 대기업을 중심으로 많은 기업들이 밀집되어 있는 강남3구(강남·서초·송파)는 높은 매매가를 나타내고 있다.

3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3.3㎡당 1851만원이지만 강남구 3.3㎡당 3453만원, 서초구 3.3㎡당 3162만원, 송파구 3.3㎡당 2389만원으로 나란히 집값 상위권을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어 용산구가 3.3㎡당 2374만원으로 강남권 집값을 따라잡고 있다. 용산구는 LG유플러스 본사가 지난해 4월 용산역 인근으로 이전했으며, 아모레퍼시픽 신사옥도 2017년 완공 예정에 있어 일대 집값도 영향을 받고 있다.

강남권의 경우 재건축 등 신규 아파트 공급이 이어지면서 높은 집값을 나타내고 있지만, 기업이 빠져나간 당시에는 주춤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 2013년 8월 엔씨소프트(삼성동), 2013년 11월 한국마이크로소프트(역삼동) 등을 비롯해 2013년 12월 넥슨(선릉동) 등 IT기업들이 떠나면서 강남구 집값은 2012년 3.3㎡당 2875만원에서 2013년 3.3㎡당 2835만원으로 1.39% 하락했다.

이에 반해 기업이 이전한 경기 성남시(판교신도시)는 같은기간 1.63%(3.3㎡당 2092만→2126만원) 상승했다. 판교테크노밸리와 자동차 5분거리에 위치하고 있는 '백현마을6단지'(2009년 10월 입주)의 전용면적 84㎡는 2012년 10월 6억1500만원이었던 매매가가 2013년 10월 6억7000만원으로 5000만원 가량 집값이 뛰었다.

또한 강남구에서 2010년 5월 포스코건설(역삼동), 2012년 2월 기술신용보증기금(삼성동), 2015년 4월 포스코A&C(역삼동) 등의 기업이 옮겨간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도 상황이 반전됐다.

인천 연수구 송도동에 첫 입주가 시작된 2005년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는 3.3㎡당 1042만원이었지만, 현재는 3.3㎡당 1282만원으로 23% 가량 오르면서 수도권 신흥부촌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또한 아파트 분양권에는 수천만원의 프리미엄이 형성돼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동북아 무역타워, G타워, IBM, 이랜드(예정) 등 배후수요를 누릴 수 있는 '더샵퍼스트파크'(2014년 11월 분양)는 2017년 11월 입주를 앞두고, 전용면적 84㎡가 9000만~1억원의 웃돈이 붙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서울의 대기업 등의 기업이 밀집돼 있는 지역은 희소가치가 부각되며 높은 집값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1~8월 서울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 상승률은 서초구 7.62%, 강남구 6.24% 등으로 서울 중심업무지구인 강남권을 중심으로 높은 집값 상승률을 보였다. 뒤이어 강동구 6.03%, 양천구 5.61%, 강서구 5.27% 등이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지역은 강동첨단업무단지, 마곡지구 개발 등 기업유치가 활발한 곳을 중심으로 아파트 가격이 큰 폭 올랐다.

지난해 1월 강서구 마곡지구 13블록에서 공급한 '마곡 13단지 힐스테이트 마스터' 전용면적 59㎡의 분양권에는 1억5000만원에서 2억원 가까이 프리미엄이 형성되어 있다. 마곡지구 인근 D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다른 개발지역과 달리 마곡지구는 주거시설과 업무시설이 복합적으로 개발돼 아파트 미래가치가 시간이 지날수록 높아지고 있다"며 "내년에는 LG사이언스파크가 1차 준공을 앞두고 있어 마곡지구를 찾는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연내 서울에서 기업들이 밀집되어 있는 지역 중심으로 공급이 활발한 만큼 관심을 가져볼만하다. 롯데건설은 이달 서울 용산구 효창5구역에서 ‘용산 롯데캐슬 센터포레’를 분양할 예정이다. 지하 4층~지상 22층 7개동, 전용면적 38~110㎡ 총 478가구로 이중 전용면적 59~110㎡ 219가구가 일반분양 된다.

강태욱 우리은행 부동산 자문위원은 “대기업 본사가 위치한 곳은 기업의 이미지와 연관돼 도심에 주로 자리잡는 경우가 많고, 주변으로 상권과 교통이 발달돼 있어 생활이 편리하다”며 “특히 신도시 및 택지지구 등이 개발되면서 서울의 기업들이 이전하고 있어 기업이 밀집돼 있는 아파트는 직주근접 단지로의 희소성이 높은데다 배후수요까지 풍부해 시세에도 긍정적일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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