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S토리] '답 없는' 서울 아파트 재건축
최근 50층 높이의 재건축 설계안을 확정한 은마아파트. /사진=김창성 기자 |
◆층수제한 예외조항 파고든 은마아파트
최근 은마아파트 재건축정비사업추진위원회(추진위)는 50층 높이의 재건축 설계안을 확정했다.
설계안은 39~109㎡ 주택형(전용면적 기준) 5940가구를 짓고 단지 중앙에는 서울광장의 1.3배 크기인 1만7000㎡의 선큰광장을 조성한다. 광장 주변에는 50층짜리 랜드마크 6개 동을 올리고 단지 남북으로 50m 너비의 통경축을 확보해 주거환경의 쾌적성도 높였다.
추진위는 확정된 설계안을 바탕으로 조합을 구성해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지만 서울시의 아파트 35층 높이 규제를 극복할지는 미지수다.
서울시는 한강변을 초고층 아파트가 둘러싸 조망권이 사유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2030서울도시기본계획’과 ‘한강변 관리기본계획’에 따라 한강변을 포함한 서울시 주거용 건축물 층수를 35층 이하로 제한했다. 다만 상업·업무시설중심지역으로 묶인 여의도·용산·잠실 등은 예외 조항에 따라 도심 내 중심기능을 지원할 수 있도록 50층 이상의 최고층수 주상복합 아파트 건축이 허용된다.
그럼에도 추진위가 50층 설계안을 들고 나온 데는 이유가 있다. 서울시 규제의 예외 조항을 공략하기 위함이다.
지난 4월 사업시행인가를 획득한 개포주공1단지. /사진=김창성 기자 |
우선 ‘혁신적인 디자인’이라는 기준이 모호하다. 기준이 모호하다 보니 결국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에서 혁신으로 보느냐 아니냐의 차이일 뿐이다. 또 지구단위계획을 짜고 있는 압구정이나 반포·개포 등 타 지역과의 형평성 문제가 불거질 우려도 있다. 은마아파트만 50층 설계안대로 재건축을 허용할 경우 갈등이 증폭돼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질 가능성이 높다.
◆초과이익환수제는 집값 과열 주범인가
각 재건축조합은 초과이익환수제도 주목한다. 초과이익환수제는 재건축을 통해 조합원 1인당 평균 이익이 3000만원을 넘을 경우 초과 금액의 최대 50%를 세금으로 내도록 한 제도다. 이 제도는 집값이 급등했던 지난 2006년 5월 도입돼 2012년까지 시행됐지만 정부가 부동산시장 활성화를 위해 내년까지 규제를 풀어 유예하도록 2013년 결정했다.
각 재건축조합은 2018년 초과이익환수제 부활을 앞두고 유예가 끝나는 내년까지 관리처분계획인가를 신청해 초과이익환수 유예 대상에 포함되길 바라지만 서울시와의 의견 충돌로 사업 시행은 계속 지체됐다.
현재 재건축을 추진 중인 단지가 개발이익 환수를 피하려면 내년 말까지는 관리처분 신청을 해야 한다. 아파트 재건축은 안전진단·정비구역 지정·추진위원회 구성·조합설립인가·사업시행인가·관리처분계획인가·이주 및 준공 등의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올 하반기 안에 사업시행인가라도 마쳐야 가까스로 초과이익환수제 유예 범위에 들 수 있다. 해당 재건축조합이 사업을 서두르는 가장 큰 이유다.
강남재건축 중심에 선 압구정 현대아파트. /사진=김창성 기자 |
계속된 일정 차질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조합 측은 집값 과열 책임까지 뒤집어써 억울하다는 입장이지만 이를 바라보는 부동산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과열 현상을 빚은 강남 재건축 아파트 집값을 잡으려면 초과이익환수제 시행 시기를 한 번 더 연기하거나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과 오히려 실행을 앞당겨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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