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업 대출 사상 최대 160조..3년새 56조 급증

변태섭 2016. 10. 2.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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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사업자(자영업자)를 포함한 기업이 부동산업 용도로 금융기관에서 빌린 돈이 상반기에도 크게 늘었다.

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현재 예금은행, 상호저축은행, 상호금융 등 예금취급기관의 산업대출 잔액 970조6,870억원 가운데 부동산업 대출금은 160조1,574억원(16.5%)이다. 부동산업은 건물, 토지 등 부동산의 운영, 임대, 구매, 판매에 관련된 산업활동을 말한다.

부동산업 대출금 잔액은 한은이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8년 이후 사상 최대 수준이다. 지난해 말 149조9,656억원에서 6개월간 10조1,918억원(6.8%) 늘었다. 우리나라 경제가 연평균 2%대의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부동산업 대출은 불황을 모르고 장기간 급증세를 이어가고 있다.

부동산업 대출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경기 침체로 한동안 주춤하다가 2013년 2분기부터 13분기(3년 3개월) 연속 늘었다. 2013년 6월 말 103조7,513억원과 비교하면 3년 동안 56조4,61억원(54.4%) 급증했다. 이 기간의 전체 산업대출 증가액 158조635억원의 35.7%를 차지한다. 대출금 증가액의 3분의 1이 넘는 규모가 부동산업에 집중된 것이다.

이는 부동산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른 결과로 분석된다. 정부는 2014년 8월 주택담보대출에서 총부채상환비율(DTI)과 LTV(담보인정비율) 등의 규제를 완화했고, 이는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와 맞물려 부동산 시장의 호조를 이끌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주택거래량은 119만3,691건으로 통계가 나오기 시작한 2006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 상반기 주택거래량은 46만7,659건으로 작년 동기보다 23.4% 줄었지만, 수도권을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의 열기는 이어지고 있다.

공인중개사도 크게 증가했다. 지난 6월 말 개업 공인중개사는 8만8,661명으로 6개월 사이 3,187명(3.7%) 늘었다. 부동산 중개법인도 6월 말 기준 848개로 올 상반기에 101개(13.5%) 늘었다.

이처럼 건설업에 의존한 경제 성장과 산업대출의 부동산업 쏠림 현상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자영업자가 경쟁적으로 부동산업에 뛰어드는 만큼 대출이 부실화할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부동산 시장 경기가 악화할 경우 금융안정을 저해할 뿐 아니라 경제 침체를 가중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변태섭 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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