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상적인 유통구조]"우후죽순 복합쇼핑몰, 주변상권 다 죽인다"
복합쇼핑몰 입점시 반경 10㎞까지 최대 51.6% 매출 감소 분석
"소상공인 다 죽고 재벌 몇군데만 살아서야" 비판 목소리 이어져
입점 대기업이 지역에 전달하는 '상생자금' 배분 놓고 다툼일기도
【서울=뉴시스】최선윤 기자 = 지난 29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에서 열린 중소기업청 국정감사에서 다양한 지적이 제기된 가운데 복합쇼핑몰이 무분별하게 들어서며 주변상권을 다 죽이고 있다는 주장에 이목이 쏠린다.
30일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실에서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롯데는 마포 상암 DMC에 축구장 32개 크기의 초대형 복합쇼핑몰 건립을 추진했다.
이에 따라 롯데쇼핑 주식회사는 2013년 4월 서울시로부터 7만여평에 이르는 부지를 매입했고, 3년을 소요해 올해 오픈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롯데쇼핑 자회사이자 부동산개발기업인 롯데자산개발이 같은해 12월 서울시 은평구에 1만여평 규모의 또 다른 복합쇼핑몰 '은평 롯데몰'을 추진하며 문제가 제기됐다. 두 쇼핑몰의 도로 상 거리가 8㎞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현재 '은평 롯데몰'은 벌써 거의 완공이 돼 올해 12월 개장을 앞두고 있다. 반면 상암 DMC에 추진된 초대형 복합쇼핑몰은 인근 망원시장 등 전통시장 및 소상공인들의 반발로 인해 시작조차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와중에 설립을 저지하는 측과 찬성하는 측의 주민대책위가 만들어지면서 지역 여론도 두 동강났다. 일각에서는 현재도 상습 정체 구간인 상암 DMC 일대에 복합쇼핑몰이 들어설 경우 교통 체증이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이렇듯 문제의 핵심은 전 국토에 걸쳐 제 살 깎아먹기식 복합쇼핑몰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는 데 있다. 이에 따라 복합쇼핑몰 간 상권이 겹치는 것은 물론이고, 다수의 자영업자들이 다 죽어나갈 것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계속되고 있다.
서울시 연구에 따르면 복합쇼핑몰 입점 시 반경 5㎞ 이내의 상권 매출은 30% 가량 감소할 수 있다. 소상공인진흥공단의 연구결과는 최대 반경 10㎞까지 51.6%의 매출이 감소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 밖에 유통 대기업이 지역에 지급하는 상생자금으로부터 비롯되는 문제도 굉장히 심각한 상황이다.
실제 수원시 팔달구 '수원역전시장'의 상인들은 인근 백화점 등으로부터 받은 8억여원 규모의 상생자금을 둘러싸고 양분되는 등 내홍을 겪고 있다.
수원시에 따르면 2014년 롯데몰 수원점과 AK플라자 수원점은 전통시장에 대한 상생협력을 위해 수원지역 22개 전통시장에 상생자금을 5년 간 지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수원역전시장에도 2년 동안 8억5000여만원이 지급됐다.
이 자금 운영을 둘러싸고 수원역전시장 상인회는 지난해 4월 상가상인회와 시장상인회로 나뉘어 갈등을 겪었고, 시의 중재를 통해 이 문제는 가까스로 봉합됐다. 하지만 일부 상인들이 각종 의혹을 제기함에 따라 다시 비상대책위원회가 구성됐고, 현재까지 해당 문제로 수원역전시장 상인회는 마찰을 빚고 있다.
이와 관련 더불어 민주당 우원식 의원은 "복합쇼핑몰 입점에 따라 유통 대기업이 지역에 상생자금이라는 기금을 지급하는데 일선 현장에서 굉장히 심각한 문제를 낳고 있다"며 "기업은 지역사회의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서울 인근에 스타필드 하남, 현대 프리미엄 아울렛 등 복합쇼핑몰이 꽉차가고 있는데도 정부는 아무런 규제를 하지 않고 있다"며 "재벌 몇 군데만 살아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csy62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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