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서역 행복주택 안돼" 강남구, 또다시 개발제한 고시

강남구 '개발행위허가 제한' 서울시가 취소하자 2번째 허가 제한 맞불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강남구 '개발행위허가 제한' 서울시가 취소하자 2번째 허가 제한 맞불]

서울 강남구 수서동 727번지 행복주택 부지. /사진=진경진 기자

서울 수서역 인근 행복주택 건립을 둘러싸고 서울시와 강남구 간의 갈등이 장기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수서동 727번지에 행복주택을 짓지 못하도록 강남구가 '개발행위허가 제한'을 고시하자 서울시는 이를 직권취소했고, 구는 내용을 바꿔 두번째 제한 조치로 맞불을 놓았다.

28일 서울시와 강남구 등에 따르면 강남구는 지난 23일 수서동 727번지 외 1필지에서의 개발행위를 제한한다는 행정조치를 고시했다. 고시에 따라 해당 구역에서는 3년 동안 △건축물의 건축 △공작물의 설치 △토지의 형질변경 △토지분할 등 개발행위를 할 수 없다.

이번 조치는 지난 6월에 이은 두번째 개발행위허가 제한이다. 첫번째 개발행위허가 제한이 서울시의 직권취소로 무효가 되자 강남구가 재차 제한에 나선 것.

강남구의 연이은 개발행위 제한은 시가 이곳에 추진하고 있는 행복주택 사업을 막기 위해서다. 시는 시유지인 해당 부지에 신혼부부와 대학생, 사회초년생 등을 위한 행복주택 41가구 건립을 계획하고 있다.

강남구는 "교통난과 주민불편이 예상된다"며 시 계획에 반대하는 상황이다. 구는 대신 이곳에 교통시설 이용객들의 편의를 높이기 위한 광장을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강남구의 앞선 행정조치에 시는 직권취소로 대응했고 이어 지난 7월에는 행복주택 건설사업계획을 승인·고시했다. 시는 시공사 선정을 거쳐 다음달 말 또는 11월 초 착공에 들어갈 계획이다.

강남구는 소송 제기와 함께 서둘러 두번째 개발행위 제한에 나섰다. 당장 다음달 예정된 착공부터 막아야 한다는 판단이다. 같은 내용으로는 제한 고시를 낼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해 이번에는 '광장'이 아닌 '공원'을 조성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범위도 '수서동 727번지'에서 수서동 727번지 외 1필지'로 확대했다.

강남구 관계자는 "시의 직권취소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아직 나오지도 않았는데 시가 계획을 강행하니 다시 제한을 건 것"이라며 "행복주택을 무조건 반대하는 게 아니고 다른 곳으로 옮겨 달라는 것인데 요구가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조치를 취했다"고 주장했다.

구는 이와 별도로 행복주택 사업계획에 대해서도 '사업승인 취소처분' 행정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다. 공원 조성 계획안도 준비 중이다.

시는 또 한번의 직권취소를 예고했다. 시 관계자는 "강남구가 이번에 내린 개발행위허가 제한 역시 시정명령을 내린 뒤 직권취소할 것"이라며 "행정소송이 들어오면 법리적 검토를 거쳐 대응하겠지만 사업 일정에 차질은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사무엘 기자 samue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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