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 떨어지는 오피스텔, 연말까지 '공급 폭탄'

원다연 2016. 9. 27.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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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지구 3247실, 마곡지구 3902실서울 입주예정물량 66% 두 곳에 몰려수익률 4.6%..서울 평균 5.2% 못 미쳐올해 분양 6만 3000실..공급과잉 심화"수익률 지역차 커, 분양 몰린곳 피해야"

[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지난 2011년 서울 송파구 문정지구에서 처음으로 분양에 나선 오피스텔 ‘송파 한화 오벨리스크’는 평균 8대 1이 넘는 청약경쟁률을 보이며 일주일도 안 돼 1553실을 완판(분양 계약 완료)해 부동산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법조타운과 지식산업센터 등이 조성되면 일대 상주인구만 20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 문정지구에는 2011년 이 단지의 성공적인 분양을 시작으로 오피스텔 분양이 줄줄이 이어졌다. 이 단지를 포함해 2013년부터 4000여실이 넘는 오피스텔이 입주를 마친 문정지구에는 올 연말까지만 추가로 3000여실이 입주를 앞두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공급 과잉이 결국 투자자들에게 낮은 수익률로 돌아오고 있는 모양새다. 현지 부동산 중개업소에 따르면 송파 한화 오벨리스크의 현재 임대료는 전용면적 29㎡형을 기준으로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70만원 수준이다. 29㎡형 분양가가 1억 9000만원대였던 점을 고려하면 수익률은 서울 전체 오피스텔 수익률(5.27%)에도 크게 미치지 못하는 4.6%대에 그친다. 문정지구 I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공급이 계속 이어지다 보니 입주 때 형성된 임대료에서 3년이 지난 지금까지 오르질 않고 그대로다”라며 “앞으로는 입주 물량이 더 늘어나면 임대료도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오피스텔 임대시장이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공급 과잉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최근 2년새 예년에 비해 크게 늘어났던 분양 물량의 입주가 본격화하면서 투자 수익률도 갈수록 하락세다. 특히 올 연말까지 ‘공급 폭탄’ 수준의 입주 물량이 대기하고 있어 오피스텔 시장의 수익률 하락 우려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오피스텔 임대시장이 서울 문정·마곡지구 등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공급 과잉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이달 말 입주를 앞두고 있는 서울 송파구 문정동 S오피스텔 전경. [사진=원다연 기자]
◇서울 오피스텔 수익률 5년간 꾸준히 하락

KB국민은행 주택가격 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서울지역 오피스텔 평균 임대수익률은 5.27%를 기록했다. 이는 올해 초 오피스텔로 얻을 수 있는 평균 임대수익률(5.40%)에 비해 0.13%포인트 떨어진 수치다. 최근 5년간 오피스텔 수익률은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2012년 8월 기준 5.64% 수준이었던 서울지역 오피스텔 수익률은 2013년 5.63%, 2014년 5.61%, 2015년 5.49%에서 지난달 5.27%까지 떨어졌다.

오피스텔 수익률 하락세는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연말까지 올해 전체 입주 물량의 절반 가량이 추가로 입주하기 때문이다. 부동산114 자료를 보면 올 연말까지 입주하는 오피스텔은 1만 9694실로 올해 전체 예정 입주 물량(4만 1149실)의 절반에 가깝다. 지난해 같은 기간(1만 1918실)과 비교해도 65%가량 많다.

특히 공급 과잉이 우려되는 지역은 서울 송파구의 문정지구와 강서구의 마곡지구 등이다. 문정지구에는 이달 말 입주를 앞둔 S오피스텔을 비롯해 3개 단지 3247실이, 마곡지구에는 오는 11월 입주를 앞둔 M오피스텔 등 연말까지 6개 단지 3902실이 입주 예정이다. 서울지역 전체에서 입주를 앞두고 있는 물량(1만 882실)의 66% 가량이 두 지역에 쏠린 것이다.

마곡지구 G공인 관계자는 “현재 마곡지구 일대의 오피스텔 시세는 전용면적 19.8㎡형을 기준으로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50만~55만원 수준이지만 임차인 우위로 가격 조정이 가능하다”며 “이미 입주를 마친 오피스텔의 경우 현재는 공실률이 높은 편은 아니지만 입주 물량이 몰리면 전체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분양 물량도 봇물…“공급 집중된 곳은 피하라”

상황이 이런데도 오피스텔 공급 물량은 줄지 않고 있다. 올해의 경우 예년보다 공급량이 더 많다. 부동산114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전체 오피스텔 분양 물량(분양 예정 단지 포함)은 6만 3000여실에 달한다.

이미 공급 과잉 우려 지역으로 꼽히는 마곡지구에서도 714실 규모의 ‘대방디엠시티 2차’ 오피스텔이 지난달부터 추가로 분양에 나섰고 연말까지 서울에서 7개 단지 1863실, 전국적으로는 47개 단지 1만 9921실의 분양이 이어진다. 분양 규모가 작은 오피스텔 단지는 집계가 잘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전체 분양 물량은 이 보다 더 늘어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저금리 상황에서 오피스텔이 여전히 투자가치가 있지만 수익률 하락세가 지속될 수밖에 없는 만큼 투자에 더욱 신중히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공급이 넘쳐나고 있는데다 오피스텔을 대체할 수 있는 다세대주택 등의 공급도 이어지고 있어 수익률은 앞으로 더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수익률이 하락세일 때에는 지역별 격차가 더욱 커지므로 공급이 집중됐던 지역은 되도록 피하고 주거 수요와 업무(사무) 수요가 대체 가능한 도심권 물건 위주로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원다연 (her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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