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2지구 행복주택 공사 중단..입주 계획 또 차질

고성민 기자 2016. 9. 23.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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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구로구 천왕2지구 행복주택 공사가 시공사 경영난으로 중단됐다. 입주 계획도 차질을 빚게 됐다.

천왕2지구 행복주택 공사현장에 유치권 행사를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고성민 기자

이런 가운데 사업 시행자인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는 시공사인 충정종합건설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갔기 때문에 공사가 중단됐다고 주장하고, 시공사는 SH공사의 과도한 지연배상금 탓에 법정관리에 빠질 수 밖에 없었다며 공사 중단의 책임을 놓고 서로 네 탓 공방을 하고 있다.

입주자 모집공고를 기다려온 시민들만 입주 피해를 보게 됐다.

21일 찾은 천왕2지구 행복주택 현장은 공사가 중단돼 적막했다. 건물 골조는 대부분 완성된 상태였지만, 공사장에서 인부를 찾을 수 없었다. 유치권을 행사하고 있어 출입을 금지한다는 내용의 현수막과 공기(공사 기간)를 연장해 달라는 현수막이 공사장 입구와 건물 벽면에 걸려 있었다.

천왕2지구 행복주택 사업은 전용 20~40㎡의 도시형생활주택 A·B형 2개동, 총 319가구를 짓는 공사다. 지난 2014년 9월 착공해 올해 3~4월 완공될 예정이었지만, 시공사 무영건설이 채무불이행에 빠져 중도에 하차하면서 5월로 예정된 입주자 모집은 이번 달로 한 차례 늦춰졌다.

이 사업은 무영건설과 충정종합건설이 각각 51%와 49%의 지분을 가지고 공사를 시작했다. 지난해 무영건설이 하도급 업체의 임금을 체불한 탓에 SH공사로부터 퇴출 통보를 받은 다음, 충정종합건설이 무영건설 지분 전체를 인수해 공사를 재개했다. 하지만 지난달 29일 충정종합건설마저 법정관리에 빠지며 사업 재개가 불투명해졌다.

충정종합건설 측은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게 된 데에는 SH공사의 책임이 있다고 말한다. 충정종합건설 관계자는 “공사 도중 암(岩)이 나왔고, 설계도면에 반영 안 된 부분을 재시공하는 등 공기가 지연됐는데 SH공사가 인정하지 않았다”며 “또 무영건설이 퇴출당하며 공기 지연이 150일 정도 됐는데 50일밖에 인정해주지 않아 공사 기간을 맞추지 못했고, 이에 따른 지체배상금이 한 달에 3억~5억원 발생해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시공사를 재선정하면 사업 기간이 길어지는 것 아니냐”며 “최소한 2~3개월 정도 지연 배상금을 내지 않고 공사 기간을 늘려주면 공사를 마무리하겠다는 뜻을 전했는데, 요청을 받아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SH공사는 시공사가 공기를 지키지 못한 만큼 원칙대로 풀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공사 관계자는 “충정종합건설에만 공기를 늘려주는 특혜를 줄 수 없다”고 말했다.

시공사가 법정관리에 빠지면서 이번 달로 예정된 천왕2지구 행복주택 입주자 모집은 늦어질 수밖에 없게 됐다. SH공사는 충정종합건설과의 계약을 해지하고 새로운 시공사를 선정할 계획이지만, 그 과정에서만 6개월 정도의 시간이 소비된다.

충정종합건설이 SH공사의 계약해지를 거부하면 SH공사는 명도소송 등을 거쳐 시공사를 다시 선정할 계획이다. 이 경우 소송이 진행되는 만큼 충정종합건설과 계약해지를 통해 시공사를 재선정할 때보다 시간이 더 필요할 수밖에 없다.

결국 천왕2지구 행복주택의 입주자모집과 완공일은 짧으면 6개월에서 길면 1년 이상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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