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마 체험 인구 83만 명..젊은층으로 확산
[커버스토리 = '말 산업'이 달린다 : 승마의 재발견]
내년 승마장 500곳, 정부 차원 인프라 확대 팔 걷어
[한경비즈니스=차완용 기자] 승마는 흔히 ‘귀족 스포츠’라고 알려져 있지만 더 이상 부유층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유산소운동과 근력 운동 효과가 뛰어나고 말과 교감하며 심리적인 안정을 찾을 수도 있어 많은 이들이 승마 체험에 나서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15년 승마 체험 인구는 83만406명으로 2014년보다 6만 명 가까이 늘었다. 정기적으로 승마를 이용하는 이들은 4만2974명으로 전년 대비 5.9%(2378명) 증가했다.
(사진) 한국마사회 제공
◆ 승마 인구, 소득과 밀접한 관계
승마 활동 인구의 증가는 소득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현재 승마를 즐기는 데 드는 비용은 시간당 4만~10만원 정도다. 소득이 어느 정도 뒷받침되지 않으면 즐기기 쉽지 않다. 이 때문에 2000년대까지만 해도 국내 승마 이용객은 액티브 시니어가 주를 이뤄 왔다.
‘액티브 시니어’는 1970~1980년대 고도 성장기를 거치며 부동산과 금융으로 경제력을 축적한 베이비부머 세대를 일컫는다. 경제적 여유가 있는 그들이 자기만족과 질 높은 노후 생활을 추구해 왔던 것이다.
하지만 2010년대 들어 승마 인구의 연령대가 다양해지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지난해 6~7월 승마장 이용 고객 35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승마장 이용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40대가 116명으로 전체의 36%를 차지했고 20대 미만이 79명(22.3%), 50대가 77명(21.7%), 30대 38명(10.7%), 20대 33명(9.3%), 60대 12명(3.4%)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정부가 나서 승마 산업의 저변을 확대한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 실제로 승마 산업은 정부의 정책적 지원 등에 힘입어 승마 시설이 2012년 293개에서 2015년 457개로 늘어났고 관련 일자리도 같은 기간 1만8000명에서 2만4000명으로 확대됐다.
특히 이 기간 동안 승마 산업은 축산·서비스·교육 등의 업종이 한데 어우러진 복합 사업으로 성장했다.
정부는 승마 저변 확대와 인프라 확충을 위해 농림축산식품부·교육부·문화체육관광부 등 3개 부처가 협업된 ‘레저 문화를 선도하는 승마 활성화 방안’을 내놓고 ▷학생 승마 체험 사업 ▷토요 스포츠 데이 ▷유소년승마단 창단 지원 사업 등을 전개했다. 지속적인 승마 산업 발전을 위해선 젊은 세대의 승마 활동 참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정부의 정책은 미래 말 산업 성장에 필요한 승마 인구 저변 확대로 이어지는 효과를 올렸다. 학생 승마 체험 사업은 2014년까지 총 3만3815명이 참여했다. 토요 스포츠 데이는 학교 내·외의 체육 활동을 승마와 연계했고 2013년 37개교(740명)에서 2014년 50개교(1014명)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유소년승마단 창단 지원 사업 역시 활발히 이뤄지며 2014년까지 총 14개소의 유소년승마단이 창단됐다. 정부의 승마 산업 저변 확대 노력은 인프라 확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특히 유소년 승마 교육과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승마장들이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경기도 양평군의 미리내승마클럽, 이천의 스티븐승마클럽, 포항시의 포항동해승마장이다.
◆ 승마장, 특화 프로그램 늘려
미리내승마클럽은 6만6100㎡(2만 평) 규모의 승마 시설에 44두의 승용마를 보유해 유소년 층을 위한 승마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다.
매년 여름방학과 겨울방학 기간에 승마 캠프를 운영함으로써 집과 거리가 먼 학생들을 참여시키고 있고 초등학교 4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는 체계적인 승마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12명으로 구성된 주니어승마단도 창단해 각종 승마 대회에 출전·입상하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스티븐승마클럽은 회원 관리 프로그램을 체계적으로 운영해 한국 승마 교육의 질적 변화를 꾀하고 있다.
총 8명의 승마 교관과 2급 경기지도자 등의 우수 지도자 인력을 확보해 학생 및 일반 성인 고객을 대상으로 회원 수준에 적합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또한 프랑스 말 산업 전담 기관인 IFCE 및 프랑스승마협회(FFE)와 투자 및 업무 협약(MOU)을 체결해 선진 승마 기승술과 교육 커리큘럼, 인력 양성 등의 기술을 회원들에게 가르친다.
포항동해승마장은 1만3220㎡(4000평) 규모의 체육시설로 위탁 사육을 겸한 회원제 승마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유치원·초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며 미래의 승마 인력을 키우고 있다.
이처럼 승마장의 시설과 교육이 질적으로 성장하자 자연스레 승마 인구 역시 증가했다. 승마 인구가 2010년 2만5000여 명에서 2014년 4만5000여 명으로 80% 급증한 것이다.
하지만 정부는 계속 승마장 인프라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승마 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한 인프라가 아직 부족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정부는 2017년까지 승마장을 500곳으로 늘리고 승용마 5만 마리, 승마 인구 10만 명으로 시장을 키운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를 통해 정부가 노리는 것은 승마 이용 금액을 낮춤으로써 승마 인구 저변 확대를 본격화한다는 구상이다. 사실 승마가 소득수준 증대로 많은 거부감이 없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이용 요금이 높은 실정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지난해 6~7월 승마장 이용 고객 35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승마장 이용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월평균 가구 분포는 1000만원 이상 고소득자가 89명(25.1%), 500만원 이상의 고소득자가 152명(68.0%)으로 나타났다.
한국 가구당 월평균 소득이 450만원(2015년 1분기 기준)인 점을 감안하면 승마 이용객의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말 산업이 성장하기 위해선 수요의 창출과 확대가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승마 활성화가 최우선 과제다. 말의 수요층을 확대함으로써 전체 승용마의 수요도 늘릴 수 있다.
cw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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