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대일 직접투자 급증.. 일본도 적극 환영

2016. 9. 20.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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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싱그룹, 일본 투자 전담부서 설치..'폭풍구매' 현장 보고 투자결정하기도
관광객들이 일본 홋카이도 호시노 리조트 '운해(雲海)테라스'에서 환상적인 운해를 내려다 보고 있다.[교도=연합뉴스 자료사진]

푸싱그룹, 일본 투자 전담부서 설치…'폭풍구매' 현장 보고 투자결정하기도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중국 자본의 일본투자가 급증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자금력이 있는 중국 기업이 일본 진출에 높은 관심을 보이는 가운데 일본도 기술유출이나 냉각된 양국관계 등 불안 요소에도 불구, 일본 경제에 활력이 될 것으로 보고 적극적으로 반기는 분위기다.

일본은 중국인 관광객 증가와 이들의 폭풍구매에 이은 중국 자본의 일본투자가 내수가 부진한 일본 경제에 '캠플주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영유권 분쟁을 겪고 있는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열도와 남중국해 문제 등 정치·외교적으로는 사사건건 부딪치고 있지만, 경제관계는 갈수록 깊어지고 있는 셈이다.

20일 아사히(朝日)신문에 따르면 상하이(上海) 재벌인 푸싱(復星)그룹은 본사 8층에 '일본투자부'라는 이름의 사업부서를 두고 있다. 창업자인 궈광창(郭廣昌) 그룹 회장은 "2달에 한 번꼴로 일본을 방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최근 몇 년간 도쿄(東京)의 유명 오피스빌딩을 잇달아 사들였다. 작년에는 홋카이도(北海道)의 '호시노리조트 토맘'을 183억 엔(약 2천8억 원)에 매입했다.

일본투자부 책임자는 "중국의 성장 에너지와 세계의 자산을 결합하는 게 우리의 역할"이라면서 앞으로도 일본에 대한 투자를 늘릴 생각이라고 말했다.

중국 측 통계에 따르면 중국 자본의 일본에 대한 직접투자는 2010년부터 눈에 띄게 늘기 시작했다.

2013년에는 사상 최고인 4억3천만 달러(약 4천810억 원)에 달했다. 이는 물론 일본의 대중국 투자에 비하면 아직 10% 정도에 불과한 수준이다. 그러나 중국의 대일본 투자는 일본의 성장전략의 열쇠가 돼가고 있다. 일본무역진흥회(JETRO) 베이징(北京)사무소는 "중국 기업의 일본 진출을 돕는 게 가장 중요한 업무"로 내세우고 있을 정도다.

일본 니시무라아사히 법률회사 상하이 사무소 대표인 노무라 다카시는 "작년 여름부터 중국 기업의 대일본 투자상담이 급격히 늘었다"고 말했다. "중국 사업가들이 일본에 와서 자국 관광객들이 '폭풍구매'하는 모습을 현장에서 확인하고 사업으로 연결하겠다는 의욕이 높아진 것 같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중국의 대형 부동산 기업인 녹지(綠地)그룹에서는 작년 여름 "회장이 일본여행에서 돌아온 후 회사 전체에 일본에 투자할 거리를 찾아보라는 호령이 떨어졌다"고 한다. 이 회사는 올여름 가전양판점인 라옥스와 공동으로 지바(千葉)시에 상업용 부지를 매입했다고 발표했다.

의료와 노인 및 환자 돌봄 서비스 분야에 대한 일본의 노하우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올봄 일본의 중견 돌봄 서비스 업체 매각설이 나돌자 "중국 기업 10개사 이상이 인수전에 뛰어드는 바람에 가격이 치솟았다"는 게 상하이 투자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아사히는 유망 일본기업 인수를 놓고 중국 기업들 간의 쟁탈전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lhy501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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