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돈까지 붙었는데..단지 외관 탓에 입주민들 속앓이
[머니투데이 신현우 기자]
"수억원을 주고 산 아파트를 두고 사람들이 닭장이라는 둥 정신병원이라는 둥 손가락질해 너무 속상합니다. 입주민끼리 서로 위로하고 있지만 직접 현장을 보고나니 더 우울합니다."(서울 송파 파크하비오 푸르지오 입주민 A씨)
서울 송파 파크하비오 푸르지오 계약자들이 이달말 입주를 앞두고 속앓이를 하고 있다. 좋은 입지 덕에 억대의 웃돈이 붙었지만 독특한 외관으로 비난이 끊이지 않아서다. 시공업체는 시행사가 직접 설계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1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송파 파크하비오 푸르지오는 소위 대박난 사업장으로 분류된다. 2013년 분양 당시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가장 핫한 신도시로 손꼽히는 위례와 지식산업센터가 대거 들어서는 문정법조타운 인근에 자리하면서도 착한 분양가를 내세운 덕분이다.
실제 송파 파크하비오 푸르지오 아파트의 경우 평균 7.3대 1·최고 6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오피스텔 역시 평균 7.9대 1·최고 19.3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같은 인기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현재 오피스텔의 경우 500만~2000만원, 아파트의 경우 8000만~1억원의 웃돈이 붙었다는 게 지역 중개업계 설명이다.
서울 송파구 문정동에 들어선 송파 파크하비오 푸르지오는 대우건설이 시공하고 다함하비오가 시행과 분양을 맡았다. 단지는 오피스텔 23~74㎡(이하 전용면적) 3636실, 아파트 84~151㎡ 999가구 등으로 구성된다.
단지는 서울지하철 8호선 장지역 4번 출구에 인접해 있다. 단지 지하에 워터파크, 영화관 등이 들어서는 데다 NC백화점 등도 가까워 편의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분양 관계자는 "입주자 사전점검을 끝내고 이달 말 아파트·오피스텔 입주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역세권 단지인 데다 다양한 편의시설이 들어설 예정으로 입주자 만족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입면 디자인을 놓고는 입주민의 불만이 큰 상황이다. 분양 당시 디자인은 송파 파크하비오 푸르지오의 장점으로 손꼽혔지만 완공 이후 분위기는 역전됐다. 네모 반듯한 창틀이 가득찬 백색 건물이 줄지어 서 있는 모습이 주변 경관과 동떨어진 느낌을 준다는 평가다.
송파 파크하비오 푸르지오의 입면 디자인은 독일 슈투트가르트 시립도서관을 설계한 이은영씨가 맡았다. 이씨는 반복적인 구조 등으로 쉽게 질리지 않는 공간을 지향했다고 알려졌다
입주민 B씨는 "푸르지오라는 브랜드와 위치로 인기가 많아 수익이 많이 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디자인 측면에서 아쉬운데 외관만 보고 아파트형 공장으로 착각하는 사람도 있다"고 하소연 했다.
문정동의 또다른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오피스텔 계약자들은 대부분 거주하지 않고 임대해 외관을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라면서도 "아파트는 직접 거주하는 사람이 많아 외관에 대한 불만족이 크다"고 귀띔했다.
이에 대해 대우건설 관계자는 "송파 파크하비오 푸르지오의 경우 도급 사업으로 진행한 것"이라며 "설계는 시행사가 직접 진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신현우 기자 hwshin@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