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막전망증 시력 정확히 예측한다

이병문 2016. 9. 12.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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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병원 안과 연구팀, '망막내층 불규칙 지수' 세계 첫 고안

빛이 눈으로 들어오면 안구의 가장 안쪽을 덥고 있는 망막에 초점이 맺히게 된다. 이 망막에서 빛에 대한 전기적 정보가 전환되어 시신경을 통해 뇌로 전달되어야만 우리는 사물을 볼 수 있게 된다. 망막전막증은 이러한 망막 앞 표면에 원래 존재하지 않던 또 다른 막인 섬유성 조직이 증식해 궁극적으로 망막조직을 손상시키는 질환을 말한다. 망막전막증이 발생하면 시력이 떨어지고 사물이 이중으로 겹쳐 보이거나 일그러져 보이는 변형시가 생기기도 한다.

지금까지 망막전막증에서 일차적으로 생기는 망막내층의 불규칙한 변형이 질병에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었지만, 기술력의 한계로 인해 불규칙 정도를 측정하기 어려웠다. 또한 기존의 검사기기가 제공하는 프로그램으로는 불규칙해지는 망막내층의 손상 정도를 파악할 수 없었다. 이 때문에 검사기기가 제공하는 중심망막두께, 망막내층두께, 망막외층결손 여부 등 간접적 소견을 근거로 진단과 예후를 판단했고 이에 근거하여 수술 시기를 결정해왔다. 이중, 망막외층결손이 현재까지 시력 예후와 가장 연관성이 높다고 알려져 왔지만 이는 망막전막증이 어느 정도 경과한 뒤에 나타나는 지표이고, 모든 환자들에서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기에 질병 경과를 조기에 예측해 수술시기를 결정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런 가운데 분당서울대병원 안과 박규형 교수, 조관혁 임상강사 연구팀은 빛간섭 단층촬영을 통해 망막내층의 불규칙한 변형 정도를 객관적 수치화하여 ‘망막내층 불규칙 지수’를 고안, 이를 통해 망막전막 환자의 시력 및 변형시(시각이 왜곡돼 보이는 현상) 사이의 연관성을 최초로 입증했다고 12일 밝혔다.

연구팀은 2013년부터 2014년까지 2년간 분당서울대병원 안과에서 망막전막 수술을 받은 환자 108명을 대상으로 수술 전과 수술 후의 시력 및 변형시를 측정했다. 그리고 기존에 알려져 있던 시력예후인자인 중심망막두께, 망막내층두께, 망막외층결손이 시력예후를 반영·예측하는 정도와 망막내층 불규칙 지수가 시력예후를 반영·예측하는 정도를 비교 분석했다. 망막내층 불규칙 지수는 망막내층 길이를 망막전막으로 인해 전혀 영향을 받지 않는 망막색소상피층의 길이로 나눔으로써 계산했다.

연구결과 중심망막두께 및 망막내층두께는 시력예후를 예측하는 데에 연관성이 부족했고, 모든 망막전막환자들의 망막두께가 두꺼워 지는 것도 아니었다. 망막외층결손 역시 40% 정도의 환자에서만 나타났기 때문에 나머지 60% 환자에서는 이를 지표로 시력 예후를 예측하거나 수술을 결정할 수 없다는 단점을 확인했다.

그러나 새롭게 고안된 망막내층 불규칙 지수는 시력예후와 상당한 연관이 있었다. 수술 전 및 수술 후 1개월, 3개월, 6개월까지 모든 시점에서 시력 및 변형시와 일치했고, 수술 전 측정한 불규칙 지수를 통해 최종 시력예후까지 예측해 볼 수 있다는 장점도 도출했다. 무엇보다 망막전막 환자 모두에서 적용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확인했다.

결과적으로 이번 연구를 통해 개발된 망막내층의 불규칙 지수를 망막전막 진단에 이용한다면, 질환의 진행 경과를 신속히 파악할 수 있고 수술 전에 최종 시력 및 변형시 정도를 예측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규형 교수는 “과거 사용된 지표 대부분은 질환이 어느 정도 경과한 뒤에 나타나기 때문에 질병의 경과를 조기에 예측하고 수술 시기를 결정하는데 제한이 있었다”며 “이번에 개발한 망막내층 불규칙 지수는 망막전막 질환의 초기부터 측정이 가능하고, 또한 수술 후에도 회복기간에 따른 측정이 가능하여 회복 수준 및 재발 여부를 쉽고 빠르게 판단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미국안과학회지(American journal of ophthalmology)’ 최신호에 게재됐고 다음달 열릴 미국안과학회 학술대회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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