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미친 집값 엑소더스..김포 인구, 5년새 48%↑
【서울=뉴시스】오동현 기자 =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서울 아파트값에 떠밀려 경기도권으로 이주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12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3.3㎡당 1853만8000원를 기록, 종전 최고가인 2010년 3월의 1848만원을 넘어섰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2013년 12월 3.3㎡당 1622만원까지 추락했다 2014년부터 이어진 저금리 기조로 투자수요가 부동산으로 집중되면서 반등했다.
게다가 정부가 내놓은 주택담보대출비율(LTV)·총부채상황비율(DTI) 완화, 재건축 가능 연한 단축, 분양가 상한제 사실상 폐지 등 부동산 경기부양책도 집값 상승을 견인했다.
올 들어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이 적용되며 부침을 겪기도 했으나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가 상승세를 이끌면서 최고가를 경신했다. 강남 재건축단지들은 3.3㎡당 5000만원에 육박했다.
KB국민은행 '8월 전국 주택가격 동향' 조사에 따르면 2013년 4억8000만원까지 하락했던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5억7000만원으로 올랐다.
여기에 전세가격까지 천정부지로 올라 서민들의 주거난을 더욱 위협하고 있다. 2011년 6월 2억5000만원이던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4억1000만원으로 64%나 상승했다.
이처럼 서민들이 집을 살 수도 빌릴 수도 없을 정도로 시장이 과열되면서 탈 서울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15년 인구주택총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 인구는 990만4000명으로 5년 전보다 16만 명 감소했다. 전국에서 가장 높은 인구감소율을 보였다.
반면 경기도는 비교적 저렴한 집값과 신설 철도노선 등 교통 호재에 힘입어 인구가 급증하고 있다. 인구 증가 상위 10위권 중 8개 시군구가 경기도에서 나왔다.
특히 2010년부터 2015년까지 5년간 전국 227개 시군구(세종시·청주시 제외) 중 인구가 가장 많이 증가한 곳은 경기 김포시로 나타났다. 11만6000명이 이주해 35만3000명이 살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48.8%의 인구 증가율이다.
실수요층이 몰리면서 김포시 집값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KB국민은행 시세에 따르면, 최근 3년(2013년 8월~2016년 8월)간 아파트값은 25%(3.3㎡당 783→982만원)가 올라 수도권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거래량도 늘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김포시 분양권 거래량은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총 2241건을 기록해 경기도 전체 분양권 거래량인 2만2166건의 10.1%를 차지했다.
건설사들의 움직임도 바빠지고 있다. 9월 이후 9247가구가 김포시에 공급될 예정이다. 전년 동기 신규 분양 물량과 비교하면 61%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이소리 리얼투데이 주임은 "그동안 김포는 교통인프라가 부족한 탓에 서울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지적됐었다. 하지만 신설 철도노선의 개통이 다가오면서 주택시장 분위기도 바뀌고 있다"고 전했다.
김포도시철도는 김포한강신도시와 김포공항역을 연결하는 총 길이 23.6㎞(9개 정거장)의 도시철도 노선이다. 철도가 2018년 개통되면 김포한강신도시에서 김포공항역을 20분대에 이동할 수 있다.
결국 김포도 집값이 오르고 나면 서민들은 또 이삿짐을 싸야 한다. 이 때문에 전월세인상률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제 도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서민주거안정운동본부는 "전월세난이 지속된다면 무주택 서민들이 무리하게 빚을 내 집을 살 위험이 크다"면서 "이는 빚을 통한 부동산 거품 조장 등 우리 경제의 독을 더욱 심화시킬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비싼 주택을 구매할 수 없는 서민들을 위해 20대 국회가 전월세인상률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제 등 세입자 보호 정책을 도입해야 한다"며 "분양권전매 금지, 청약자격 강화, 저렴한 공공주택 공급, 후분양제 등 근본적인 해결책을 내놔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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