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부동산신탁업계 순이익 사상 최대인 2,000억원 육박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는 가운데 주택분양시장 호조세가 이어지면서 올해 상반기 부동산신탁사의 순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80% 넘게 증가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6월 부동산신탁사 11곳의 순이익은 작년 동기(1,052억원)보다 886억원(84.2%) 증가한 1,938억원으로 집계됐다.
올 상반기 실적은 연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였던 지난해 한 해 동안의 순이익(2,222억원)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나지 않는 수준이다. 올해 들어서는 11개 신탁사가 모두 흑자를 기록했다.
그 중에서도 자회사 지분 매각으로 403억원의 영업외수익을 거둔 하나자산신탁이 507억원으로 가장 높은 이익을 거뒀다. 한국토지신탁은 392억원, 한국자산신탁은 248억원을 벌었다. 영업수익은 3,40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3.6% 증가했다. 이중 신탁보수가 39.4%, 분양대금 수납.관리 및 자금관리업무 대행으로 받는 부수업무수익이 36.6% 늘었다.
부동산신탁사 11곳의 총자산은 2조1,766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1,507억원 증가했다. 자기자본이 975억원 늘어난 반면에 부채는 532억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영업용순자본비율(NCR)은 대규모 배당과 주식ㆍ회사채 등에 대한 증권투자 증가에 따라 지난해 말보다 58.6% 하락한 1,016.6%를 기록했다. 금감원은 이 수치가 적기시정조치 기준인 150%를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라며 모든 부동산신탁사가 필요유지자기자본 요건(70억원)을 충족했다고 설명했다.
6월 말 기준 전체 수탁고는 148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금감원은 그러나 차입형토지신탁 보수가 영업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13년 26.9%에서 2014년 28.0%, 2015년 30.5%, 올해 상반기 32.3%로 높아지는 추세를 우려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향후 금융시장 상황이나 부동산 경기가 변동하면 수익성 악화 등 리스크가 커질 가능성이 있다”며 “차입형토지신탁 증가 추이와 주택분양시장 동향 등 리스크 요인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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