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지연' 대우조선 마곡부지, '상시+필지별 매각'으로 승부수
[머니투데이 엄성원 기자] [1, 2차 매각 모두 불발…서울시, 상시 세일즈·조건 완화로 돌파구 모색]
좀처럼 주인이 나서지 않는 마곡산업단지 대우조선해양 부지 매각 방식이 사업계획서 접수기한이 따로 없는 상시 체제로 바뀐다. 서울시는 또 필지별로 따로 떼어내 매각하는 추가적인 분할 매각에 대한 고민에 들어갔다.
11일 서울시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강서구 마곡산업단지 내 대우조선해양 부지의 매각 재공고 협의대상자 선정 통지일인 지난주까지 매입 희망자가 나서지 않은 데 따라 사업계획서 접수 기한을 따로 두지 않고 상시 접수하기로 했다.
시는 아울러 현재 블록별로 돼 있는 분할 매각 조건을 필지별로 완화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시는 당초 난개발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필지별 매각에 난색을 표했으나 매각이 거듭 지연됨에 따라 생각을 바꿨다.
통매각은 물론 블록별 매각도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기업만이 인수 가능하지만 불경기로 인해 대기업마저 신규 투자를 꺼리는 분위기가 역력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대우조선해양 부지는 마곡중앙공원, 서울지하철 9호선 마곡나루역에 인접해 LG그룹이 사들인 LG사이언스파크 부지와 함께 최고의 입지로 꼽힌다. 문제는 총 6만1332㎡에 이르는 넓은 땅과 2000억원을 웃도는 높은 매각가다. 대우조선해양 마곡 부지는 D7, D9, D11 등 3개 블록, 12개 필지로 구성돼 있는데 이들 3개 블록의 개별 분양가는 각각 532억원, 1006억원, 470억원이다.
시는 지난 2013년 이 땅을 대우조선해양에 2008억원에 매각했다. 하지만 대우조선해양이 경영난으로 마곡산단 부지를 포함한 대규모 자산 매각 결정을 내리면서 다시 주인 찾기에 나섰다. 지난 4월 1차 매각에 나섰으나 1개 기업이 1개 필지에 대해서만 사업계획서를 제출해 마곡산단 정책심의위원회가 이를 반려시켰고 6월 2차 처분공고 때는 그나마 사업계획서를 제출한 기업이 1곳도 없었다.
시는 이에 거듭 매각 조건을 완화하고 있다. 시는 첫 매각 공고 때만 해도 통매각만이 가능하다는 입장이었으나 2차 매각 공고에서는 블록별 매각으로 방식을 바꿨고 이번에는 다시 필지별로 쪼개 파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단, 매각 가격 인하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은 고수하고 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서울시와 대우조선해양이 국내는 물론 해외 기업을 대상으로 마곡 부지 매각에 대한 홍보 이메일을 발송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매각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R&D(연구개발) 용도로 개발 목적이 한정돼 있는 데다 가격도 높은 탓에 선뜻 투자에 나서는 기업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엄성원 기자 airmaste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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