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 경쟁률 1~4위 휩쓴 부산 부동산 열풍 왜?
지난 8일 청약을 받은 GS건설의 부산 동래구 명륜 자이 아파트. 346가구를 뽑는 1순위에서 청약자 18만명이 몰려 경쟁률 523대1을 기록했다. 올 들어 전국 분양 아파트 중 최고 기록이며, 부산에 사는 1순위 자격 청약자(65만명) 4명 중 1명이 신청 서류를 낸 셈이다. GS건설 분양 담당자는 “모델하우스를 열었을 때 주말 3일간 4만명이 찾아와 열기가 심상치 않았다”고 전했다.
지방 부동산 시장이 침체에 허덕이고 있지만 부산은 다르다. 5대 광역시 중 대구나 대전 등은 하락세 아니면 보합세로 주춤했지만, 부산은 올해 제주도를 제외하고 전국에서 가장 많이 아파트 값이 올랐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수년 전부터 부산 부동산 시장은 ‘천장을 쳤다’고 술렁였지만 예상을 뒤집는 호황이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청약 경쟁률 1~4위 모두 부산
부산 주택 시장 지표는 초강세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 8월까지 부산 아파트 값은 1.42% 올랐다. 제주도를 제외하면 전국 1위다. 서울(1.39%)보다 높고, 대구(-2.31%), 광주(-0.04%), 대전(-0.12), 울산(0.19%) 등 다른 지방 광역시가 침체를 보이는 것과 대조적이다. 부산 아파트 값은 2012~2013년 각각 0.7% 떨어진 것만 빼면 2007년부터 10년째 매년 오르고 있다.
부산 신규 아파트 분양 시장은 더 뜨겁다. 명륜 자이를 포함, 올해 전국에서 분양한 단지 중 청약 경쟁률 상위 1~4위가 모두 부산 아파트 단지였다. 지난 4월 부산 해운대구 우동 마린시티 자이 청약 경쟁률이 450대1, 대연 자이 330대1, 거제 센트럴 자이 327대1 등 폭발적이다. 웃돈(프리미엄)도 많이 붙었다. 부동산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올 1~7월 부산에서 분양한 아파트에는 총 1693억4674만원 웃돈이 붙어 경기도(3641억3414만원)에 이어 둘째로 많았다.
◇재건축·재개발 시장 주도 호황
부산 주택 시장이 강세를 보이는 이유는 서울과 비슷하다. 올 상반기 강남구 개포동 재건축 아파트들이 고(高)분양가 논란에도 ‘청약 대박’을 터뜨리면서 서울 주택 시장 가격 상승세를 이끈 것처럼 부산도 ‘재건축·재개발’발(發) 주택 가격 강세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최근 1~2년 사이 부산 동래구·연제구 등 교통·편의 시설이 잘 갖춰진 구(舊)도심에서 분양한 재건축 아파트가 수백대1 경쟁률을 기록하면서 주변 지역 집값까지 끌어올리고 있다. 주택건설업계에 따르면 현재 부산에서는 108곳에서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진행 중이다. 함영진 ‘부동산114’ 센터장은 “부산도 서울처럼 구도심 재개발·재건축 아파트의 열기가 주변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다음으로는 ‘공급량 부족’이 꼽힌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부산 인구(350만명)를 고려하면 연간 적정 공급량은 1만7000~2만가구 정도. 하지만 올해 부산 입주 물량은 1만2800가구로, 작년(2만1074가구)과 내년 예정(2만가구)에 비해 30% 이상 적다.
외국인들이 점차 이 지역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현재 ‘부동산 투자 이민제’를 적용해 분양 중인 ‘해운대 엘시티 레지던스’의 경우, 20억원이 넘는데도 중국인 4명 등 외국인 7명이 계약했다. 김광석 리얼투데이 이사는 “부산은 해안·관광도시라는 특성 때문에 중국·일본 등 외국인 수요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고, 여기에 고무된 내국인들도 투자에 가세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내년 부산 아파트 입주 물량이 다시 예전 수준인 2만가구에 달하면서 수급 불균형이 풀려 상승세가 꺾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합수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올해는 알짜 재건축·재개발 물량이 계속 나와 부산 부동산 열기가 지속될 수 있지만 이미 수년간 많이 올랐고, 내년엔 공급량도 늘어 투자보다는 실수요 측면에서 접근하는 게 안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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