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주택시장 침체 비껴간 혁신도시
지방 부동산 시장 침체는 10곳의 혁신도시와는 상관없는 이야기다. 정부기관 이전에 맞춰 종사자들이 몰리고 이를 위한 아파트 분양과 기반시설 정비가 뒤따르는 '미니 신도시' 역할을 하면서 전체 지방과는 확연히 다른 디커플링(탈동조) 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5일 매일경제신문이 한국감정원과 함께 혁신도시 전체의 아파트 가격 동향을 분석한 결과 혁신도시가 있는 지역의 집값 상승세가 이를 포함한 전체 광역자치단체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 우정혁신도시가 있는 중구가 대표적이다. 지난 8월 말을 기준으로 아파트 매매가를 비교해본 결과 3년 전보다는 18.27%, 1년 전 같은 달보다 7.61%씩 올랐는데 이는 울산시 전체 상승률인 9.07%, 2.1%보다 최대 3배 이상 높은 것이다. 특히 울산을 지탱하는 조선업계 불황 탓에 울산 전체 8월 말 집값이 한 달 전 대비 0.18% 떨어지면서 감소세로 전환된 와중에도 혁신도시가 있는 중구는 같은 기간 0.1%의 상승세를 유지했다.
상승곡선을 유지한 덕에 현재 울산 혁신도시 아파트는 전국 혁신도시를 통틀어 최고가를 기록할 만큼 몸값이 높아졌다. 8월 기준 중구 평균 아파트 매매가는 3억1171만7000원으로 2위인 부산혁신도시가 있는 부산 남구 평균 2억9550만원보다 1000만원 이상 비싸다.
경남혁신도시 소재지인 진주는 1년 전보다 4.02% 올라 경남 전체가 고작 0.09% 오른 것과 비교해 매우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대구는 전체 집값이 작년보다 0.23% 하락한 반면 한국감정원과 한국산업단지공단 등이 입주한 대구 동구 일대는 0.21% 뛰어 소폭이나마 오름세를 지켰다. 이 밖에 충북과 전북, 제주혁신도시에서도 최근 1년간 혁신도시 소재지 집값 오름세가 해당 지자체 전체 아파트값 상승세를 뛰어넘은 것으로 조사됐다.
2012년 12월 국립해양조사원의 부산 이전으로 본격화한 혁신도시 개발은 5년차를 맞은 현재 이전 대상인 154개 기관 중 139개가 이전을 마무리했다. 앞으로 광주에 한국인터넷진흥원, 울산에는 한국에너지공단이 이사하는 등 내년까지 남은 기관 입주가 모두 끝날 예정이다.
종사자 이전에 맞춘 주택 건설도 활발해 2010년부터 혁신도시에 착공했거나 착공 예정인 주택은 총 9만6675가구에 달한다. 대부분 그간 주택 공급이 전무했던 지역에 집중 공급된 셈이라 사실상 신도시 하나를 만드는 역할을 했다는 게 시행 역할을 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측 설명이다.
다만 최초 입주로부터 이미 3~4년이 지나면서 시장 열기 자체는 과거보다 한풀 꺾였다. 3년 전과 비교하면 무려 20.11%나 아파트값이 뛴 대구혁신도시의 경우 그 반작용으로 지난해 말보다는 가격이 2.14% 빠졌다. 혁신도시 10곳 가운데 유일하게 1년 전 대비 두 자릿수 상승세(13.75%)를 보인 곳은 제주혁신도시가 있는 서귀포인데, 이곳은 혁신도시 효과보다는 신화역사공원 개발과 같은 다른 개발 호재가 잇따른 여파라는 게 현지 공인중개사들의 말이다.
아파트 분양이 계속되고 있는 것도 불안요소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혁신도시에 공급된 아파트는 2013년 1만7408가구로 최고치를 찍은 후 2015년 9981가구로 잠시 주춤했지만, 올해 1만2051가구로 다시 높아졌고 내년에도 1만527가구가 나올 예정이다. 업계는 자칫 지방 주택경기 침체가 더 심해질 경우 과잉공급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하는 상황이다.
[김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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