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저출산 문제 풀려면.." 계속되는 이주열의 정책 훈수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이번에는 정부의 저출산 대책에 대해 훈수를 뒀다. 최근 “(가계부채 억제책의) 성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정부의 ‘8·25 가계부채 대책’을 이끌어냈던 것에 이어 두 번째 정책 훈수다. 한발 더 나아가 한은 조사국이 정책 대안도 제시하겠다고 덧붙였다. 한은의 연구 기능을 대외적으로 적극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비친 것이다.
이 총재는 30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경제동향 간담회를 열고 “내년부터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든다고 전망되고 최근 고령화 속도가 대단히 빠른 점을 감안하면 여러 가지 대책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며 “우리나라 정부도 그동안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미흡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 총재는 국제신용평가사 피치가 우리 경제의 위험요인으로 미국의 금리 인상과 가계부채, 그리고 인구 고령화 문제를 지적했다는 사실을 밝히며 “인구 고령화 문제가 어떻게 보면 앞의 리스크(위험) 요인보다 훨씬 대처하기 어려운 과제”라고 말했다. 그는 “저출산 문제는 지금 대책을 세워도 효과는 20년, 30년 뒤에 나타난다”며 “저출산·고령화 문제에 대한 연구 결과를 갖고 정부·학계와 진지하게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한은 조사국 관계자는 “조만간 보고서 형태로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공개된 8월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 따르면 이날 회의에서는 가계부채를 관리하는 데 있어 가장 강력한 수단인 총부채상환비율(DTI)이나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정부 재량에 맡기기보다는 가계부채 지표에 연동해 조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한 금통위원은 “DTI나 LTV와 같은 가계부채 관리수단을 (정부의) 재량보다는 가계부채 총량 지표와 연계해 일정 부분 준칙화할 필요가 있다”며 “예를 들어 처분가능소득대비 가계부채비율(DSR)이나 가계 신용 사이클 순환 등에 근거해 조정하는 방안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상훈기자 ksh25t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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