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예산 400조 시대.. 당초 예상보다 국가채무 72조 늘었다

박병률 기자 2016. 8. 30.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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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내년도 정부예산이 처음으로 400조원을 넘는다. 관리재정수지(국민연금 등 사회보장성 기금수입을 제외한 국가수입과 지출의 차) 적자는 29조원이 넘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40%를 첫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2013년 박근혜 정부 첫해 예상했던 2017년 재정과 비교해보면 국가채무는 72조원이 더 많고,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20조원이 크다. 정부가 증세를 외면한 채 추가경정예산 3회 등 매년 확장재정에 매달린 결과다.

정부는 30일 국무회의에서 이런 내용의 2017년도 예산안을 확정하고 오는 2일 국회에 제출키로 했다. 내년 예산안은 400조7000억원으로 올해(386조4000억원) 보다 3.7%(14조3000억원) 늘어난다. 정부예산이 400조원을 넘은 것은 2011년 300조원을 넘은지 6년만이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재정의 적극적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주어진 여건 하에서 최대한 확장적으로 예산을 편성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내년 총수입이 올해보다 국세수입 18조8000억원 등 모두 23조3000억원(6.0%)늘어날 것으로 보고 예산안을 짰다. 내년 관리재정수지는 28조1000억원 적자로 국내총생산(GDP)대비 1.7% 적자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국가채무는 682조7000억원으로 올해(644조9000억원)보다 37조8000억원이 늘어난다. GDP대비 국가채무는 40.4%로 올해(39.3%)보다 1.1%포인트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이같은 재정의 모습은 박근혜정부 출범 첫해인 2013년 발표했던 ‘2013~2017년 중기재정전망’의 예측치와 차이가 크다. 당시 정부는 집권 마지막해인 2017년 관리재정수지는 7조4000억원 적자(GDP대비 0.4%적자), 국가채무는 610조원(GDP대비 35.6%)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관리재정수지는 예측치보다 20조7000억원, 국가채무는 72조7000억원이 악화됐다. 그나마 미국발 금리인상, 부동산·주가 하락 등으로 올하반기 세수입이 예상보다 줄어들면 이 격차는 더 벌어질 수 있다.

분야별로 보면 보건·복지·노동 예산은 지난해보다 5.3%(6조6000억원)이 늘어난 130조원에 달했다. 하지만 이같은 증가율은 지난 5년간 평균 증가율(8.5%)에 못미쳤다. 그밖에 예산 증가율이 전체 예산보다 높은 분야는 일반·지방행정(7.4%), 교육(6.1%), 국방(4.0%), 문화(6.9%) 등이다. 공무원 보수는 내년 평균 3.5%올라 올해(3.0%)보다 증가율이 높다. 지난해에 이어 SOC 예산이 8.2% 감액됐고, 산업·중소기업·에너지도 2% 줄었다. 개성공단이 폐쇄되면서 외교·통일(4조6000억원) 재원도 1.5% 감소했다.

정부는 누리과정예산 편성을 명시한 ‘지방교육정책지원 특별회계’를 설치하고 여기에 5조2000억원 규모의 교육세를 이전하기로 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이 반대하고 있어 특별회계가 무산될 수도 있다.

세부항목을 보면 내년부터 어린이 독감 무료예방접종이 시행되고 소득에 관계없이 원하는 난임부부 모두가 난임시술비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저소득층의 생계급여 최대급여액이 올해보다 월7만원, 한부모가족 자녀양육비가 월 2만원 인상된다.

<박병률 기자 my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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