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투자 '필승 비결'-중국통에게 듣는다⑧] "9·10월 저평가된 중국 은행株 주목"
※ [편집자 주] = 초저금리로 대표되는 이른바 '재테크 암흑시대'다. 해외로 눈을 돌리는 투자자들이 많을 수밖에 없다. 중국도 그 중의 하나다. 지난 30여년간 고속성장을 접고 6~7% 내외의 중고속 시대로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높은 성장 잠재력이 지닌 중국은 이들의 시선을 붙들기에 충분하다.
2014년 11월 후강퉁(상하이·홍콩 증시 간 교차매매) 시대가 열린 데 이어, 연내 중국 선전 증시와 홍콩 증시의 상장 주식 간 직접 매매가 가능해지는 선강퉁 제도 출범도 앞두고 있어 투자의 길도 어느 때보다 활짝 열릴 전망이다.
하지만 여전히 중국 투자는 각자의 제한적 체험과 정보에 의존해 '장님 코끼리 만지기'식으로 이뤄지기 십상이다. 남한의 100배나 되는 거대한 중국, 13억명이나 되는 중국인, 세계 최대 소비시장으로 부상한 중국을 온전히 이해하기란 간단치 않기 때문이다. 전문가라는 사람도 손에 꼽을 정도로 희소하다.
이에 따라 뉴시스는 국내 주요 증권사 대표 중국통과 매주 릴레이 인터뷰를 통해 대담한 도전에 나선다. 이들이 풀어내는 중국에 대한 귀한 투자 조각의 퍼즐들을 하나하나 벽돌을 쌓듯 쌓아 올려 중국 및 중국 투자에 대한 핵심을 그려내고 잡아내려 하기 때문이다.
뉴시스가 마련한 '중국투자의 필승 비결-중국통에게 듣는다' 릴레이 인터뷰가 중국에 대한 이해 차원을 넘어 투자 실익을 얻는 좋은 기회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한다.
푸단대 출신 이베스트투자증권 정하늘 선임연구원
"2~3년 내 대규모 수익화 가능한 유망 업종 주시해야"
【서울=뉴시스】 이진영 기자 = 지난 23일 만난 이베스트투자증권 대표 중국통인 정하늘(30) 선임연구원은 중국 경제 관련 인터뷰 질문에 막힘없이 명쾌한 진단과 분석을 내놓았다. 중국 리서치 경력 4년여에 불과한 연구원의 내공이라고는 믿기 힘든 수준이다.
이는 정 연구원의 호기심과 더불어 신세대 연구원들이 주축이 돼 연공서열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연구하는 이베스트투자증권의 리서치센터 분위기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이베스트투자증권이 중국 전문 금융 상품을 판매하지 않다 보니 오히려 소신대로 리서치 결과를 발표할 수 있는 구조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중국 유망 업종을 추천한다면.
"중국 경제의 변동성이 크고 규제가 강화되는 현 상황에서는 안정적인 성격을 띠는 대형주인 은행 종목에 투자하는 것이 유리하다. 특히 은행업종의 주가가 계속 눌려왔는데 저평가 매력이 부각될 것으로 본다. 증시가 좋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9, 10월에 은행주에 들어가면 좋을 것이다. 2~3년 장기 시계로 보면 영화, 면세점, 저가항공업종이 유망하고 은행, 소재, 산업재는 투자에 신중해야겠다."
-중국 고수익 투자 비결은.
"2~3년의 시계로 장래성이 좋은 업종에 투자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1년 이내의 단기 투자는 외국인인 우리 입장에서는 중국 투자자들의 정보 싸움을 따라가기 힘들다. 또 너무 장기 시계를 가지고 투자하는 것도 곤란하다. 가령 헬스케어는 장기적으로 유망하긴 하지만 수익화 시점은 먼 미래라고 본다. 이런 것들을 잘 따져야 한다. 무조건 유망 업종의 1등주를 선택해 투자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은 접근법일 수 있다. 중국은 산업의 성장 속도와 변화가 빨라 정책 이슈에 따라 업계 순위가 바뀔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중국을 인도, 베트남 등 부상하고 있는 다른 신흥국과 투자 매력도를 비교한다면.
"연평균 성장률이 6~7% 나오면 잘되는 산업은 20%, 잘되는 기업은 40~50%씩 커지리라는 것이 신흥국 투자의 기본 시각이다. 이에 따라 중국은 선진국보다 투자 매력도가 높다. 그러나 인도,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과 비교해 더 낫다고 보긴 어렵다. 현재 급부상하는 신흥국 시장에 비해 성장률이 특별히 더 잘 나오는 것도 아니고 금융 시장의 선진화와 개방화도가 높은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중국은 넓은 내수 시장을 바탕으로 향후 여러 글로벌 선두 기업이 탄생할 여지가 많다는 것은 매력 포인트다."
-중국 증시 전망은.
"상하이종합지수가 현재 3100을 상단으로 박스권인데 향후 크게 상승하기 어렵다고 본다. 올해 고점은 3300, 내년은 3450으로 예상한다. 증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책과 수급이다. 그런데 통화정책이 크게 풀릴 가능성은 작다. 또 하반기 양로기금이 들어가는 규모가 얼마가 될지 확인되지 않고 그 규모도 기대를 키우기 어려운 수준으로 보인다. 기업들의 실적 또한 증시를 상승시킬 동력이 되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한다."
-중국 성장률 전망은.
"올해 6.7% 내년 6.5~6.6%로 점진적으로 둔화될 것으로 본다. 중국 정부가 2020년까지 국내총생산(GDP)과 1인당 GDP를 2010년의 2배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현재 민간 부분이 크게 부진하지만 정부의 재정 지출로 성장률 둔화 속도를 완만하게 이끌 것이다."
-통화정책 및 재정정책 전망은.
"통화 완화 정책은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한 손쉬운 선택안이다. 그러나 실질금리가 2~3달 전부터 마이너스 상태로 떨어질 정도로 유동성이 공급됐지만 실물에서 잘 풀리지 않고 있다. 기업 구조조정 이슈도 맞물려 있다. 이에 따라 정부가 향후 추가로 통화정책을 풀기 어려운 상황이다. 결국 재정정책을 적극 활용할 것이다. 올해 GDP 대비 3%의 재정적자를 운용하기로 했는데 이렇게 되면 약 2조 위안을 풀 수 있다. 재정적자가 지난 7월 말 현재 1800억 위안 정도인데, 향후 1조8000억 위안 정도를 더 풀 수 있는 재정 여력이 있는 상황이다."
-위안화 전망은.
"올 하반기 위안화는 달러당 6.6 위안으로 본다. 내년엔 6.5 위안으로 소폭 절상될 것이다. 정부가 위안화를 추가로 절하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적고, 잃을 것은 많은 상황이다. 수출 증대 효과를 보려면 위안화가 20~30% 정도는 절하돼야 하는데 이 정도로 절하하기는 힘들다. 동시에 절하폭이 지나치면 외화 부채 이슈까지 건드리게 되면서 중국 경기 판단에 대한 근간을 흔들 우려도 있다."
-연내 예정된 선강퉁 출범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2014년 11월 후강퉁이 시행된 후 6개월간 상하이증시가 70% 넘게 급등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 선강퉁 때도 먼저 올라타야 하나라는 시각이 있을 수 있는데, 선강퉁이 중국 증시의 큰 상승 동력이 되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한다. 후강퉁 시행 후 증시가 가파르게 늘어난 주원인은 외국인들이 많이 들어올 것이라고 본 중국인들이 주식을 선취매를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선전 증시는 이미 상당히 고평가된 수준이다. 선강퉁을 앞두고 오를 대로 오른 선전 증시의 종목에 중국인들이 과거처럼 대규모로 사들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즉 선강퉁이 개통되면 한국을 포함한 해외 개인 투자자들이 중국의 미래 성장 산업에 투자할 기회를 얻었지만 선강퉁 자체로 중국 증시 호재를 기대하기는 힘들다고 판단한다."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두 등 중국의 3대 인터넷 기업의 상호 경쟁과 협력이 자유자재로 이뤄진다.
"'영원한 동지도 적도 없다'라는 말을 가장 잘 보여주는 곳이 BAT 기업이지 않을까. 가령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택시 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을 하다가 지난해 전격 합병했다. 이 소식을 듣고 국유기업도 아닌데 어떻게 이게 가능할까 생각했다. 이외에도 양사는 같이 하는 사업이 매우 많다. 경쟁하기도 하지만 서로 협력해 인터넷 산업 시장을 키워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끼는 거 같다. 한국 기업의 성장 방식과는 다른 대목이다."
-한국과 중국 최고경영자(CEO) 차이는.
"한국의 CEO들이 창업 2, 3세대인데 반해 중국의 현 기업 대표들은 창업 1세대이다. 이 때문에 청년들의 창업을 지원하는 데 중국 인터넷 기업 CEO들이 훨씬 적극적이다. 샤오미 레이쥔 회장은 2013년쯤 잘된 벤처 수준으로 성공했을 때도 회사 옆에 청년들이 일하고 살 수 있도록 대규모의 아파트를 지원했다. 샤오미의 제품 개발이 빠르고 다양한 배경이다."
"샤오미뿐만 아니라 알리바바, 텐센트 등 인터넷 기업들도 청년들의 도전을 지원하기 위해 회사 옆에 창업단지를 만드는 경우가 많다. 청년들의 수많은 도전 가운데 하나만 성공해도 모든 투자 실패를 상쇄할만한 결실이 나올 것이라고 본 것이다. 반면에 청년들이 저렴하게 창업을 현실화시킬 수 있도록 기업가들이 지원하는 문화는 한국에서는 보기 힘들다. 중국이 자금 조달이 잘돼 벤처가 우후죽순으로 생기는 감이 없지 않지만 미국의 실리콘밸리와 같은 역동적인 혁신 토양을 구현하는 데 기업가들이 앞장서고 있는 것은 인상적이다."
-중국 정부가 반도체 산업에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다.
"무엇보다 중국이 반도체 기업을 적극 사들여 눈에 띈다. 이에 따라 과거 한국이 일본의 반도체 기술력을 따라잡기 위해 인력을 스카우트하는 방식에 비해 경쟁력 추격 속도는 더 빠를 것이다. 그러나 각국 정부가 산업기술 유출을 우려하면서 중국의 해외 메이저 반도체 기업 인수가 계획대로는 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대만 반도체 기업 인수도 양국의 정치적 관계 때문에 지지부진하다. 그러나 향후에 정치적 문제가 완화돼 대만 메이저 반도체 업체를 사들인다면 중국의 반도체 기술 추격은 더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한다."
-국유기업 구조조정 전망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구조조정은 개별 2개 이상의 기업이 하나의 기업이 되는 것이지만 중국에서는 합병을 해도 그냥 '두 개인 하나'가 될 가능성이 높다. 진짜 합쳐지는 것이 아니라 간판만 하나로 통일하는 식 말이다. 이 원인으로는 우선 사회주의 사회에서는 고용 문제에 민감해 쉽게 자르지 못한다. 또 국영기업이 지역경제의 주요 버팀목이라는 인식도 구조조정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물론 구조조정으로 규모의 경제를 누릴 수 있을 것이다. 또 제 살 깎아먹기식 경쟁도 줄일 수도 있겠다. 그러나 서로의 건전한 경쟁까지 제한할 합병이 이뤄질 우려도 높다."
-중국 자본이 해외에서 인수·합병(M&A)을 활발히 하고 있다.
"정부는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해외 기업 인수를 권장함과 동시에 자금 유출 우려도 함께 주시하고 있다. 사실 중국 정부가 가장 두려워하는 자금 유출은 외국인이 하락에 베팅해 숏을 마구 때리는 것이 아니다. 내국인들이 환전해 나가는 규모가 더 큰 영향을 미친다. 특히 환율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기업들이 해외 기업 인수를 위해 대규모 환전을 한다면 리스크를 확대할 위험이 커진다."
-중국이 해외 부동산을 적극 사들이고 있다.
"중국인들 입장에서는 한국 부동산이 싸게 느껴진다. 가령 30평대 아파트가 평균 선전은 9억원, 상하이는 6억원이다. 이렇게 보면 우리나라가 엄청 싼 것이다. 향후 한국을 포함한 해외 부동산에 대한 중국 자본의 투자는 갈수록 늘어날 것이다."
-사드 한반도 배치로 인한 중국의 경제적 압력 전망은.
"중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한국에 사드 배치로 인한 보복을 단행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를 공식화하는 순간 한국이 미국의 미사일 방어 체계에 들어갔다는 것을 인정하는 꼴이기 때문이다. 즉 중국 정부 입장에서는 최악의 상황이 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비공식적으로 한류 활동 등을 제한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 연예인이 방송에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정부 인사가 비공식적으로 회의석상에서 한 마디만 해도 중국 기업은 알아서 조치에 들어갈 수 있는 나라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의 모범 사례를 꼽자면.
"글로벌 기업과의 경쟁을 치열하게 치뤄야 하는 대도시보다 2선 도시 등을 선점해 가는 방식으로 중국 시장을 공략해 나가는 SPC그룹의 행보가 눈에 띈다. '우리 빵이 맛있어요'라며 단순히 홍보해 팔기보다는 빵만들기 등을 가르쳐주는 요리 교실 등을 운영해 문화를 침투해 나가는 방식으로 현지화 과정을 밟고 있다."
정 선임연구원 약력
▲상하이 푸단대학교 국제금융학과 졸업(2007년 9월~2011년 7월)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중국 분석 담당(2012년 2월~2014년 11월)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중국 분석 담당(2014년 11월~현재)
mint@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