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증가속도 갈수록 가팔라져

김충남 기자 2016. 8. 26.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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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채가 1250조 원을 넘어서면서 사상 최대치를 경신한 가운데 부동산 규제 완화와 저금리가 본격화한 지난 2014년부터 최근까지 가계부채가 매월 8조 원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0~2013년 4년 동안 매월 평균 증가분 5조 원보다 3조 원이 많은 셈이다. 이처럼 가계부채 증가 규모가 커진 데다 2금융권 가계대출 증가 폭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부채의 질도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6일 한국은행의 2016년 2분기 가계신용 통계에 따르면 올 2분기 말 가계신용(가계대출+판매신용)은 1257조2776억 원으로 전분기보다 2.8%(33조6237억 원) 증가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올 상반기 가계신용 증가액은 54조2000억 원이며, 이는 상반기 기준으로 한은이 가계신용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2년 4분기 이후 역대 최대 규모다.

 특히 가계부채 증가 규모는 주택담보인정비율(LTV) 등의 부동산 규제 완화와 잇따른 기준금리 인하로 저금리 기조가 강화된 2014년 이후 급증하기 시작했다. 지난 2010년부터 2013년까지 4년 동안 가계부채는 243조 원 늘어 매달 평균 5조 원 정도 증가했다. 하지만 2014년 이후 올 2분기까지 2년 6개월 동안 가계부채는 238조 원 늘어 매월 평균 8조 원 가까이 급증했다. 가계부채 증가 속도도 가팔라져 지난해 3분기부터는 가계부채 증가율이 전년 동기 대비 10.3%로 처음으로 10%대로 올라선 뒤 올 2분기까지 4분기 연속 10%대의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속도가 유지되면 올 연말에는 1300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올해부터 은행권이 대출을 조이면서 ‘풍선 효과’로 인해 저소득·저신용층이 주로 이용하는 2금융권의 가계부채가 급증하고 있다. 농협·수협 등 상호금융과 상호저축은행, 신용협동조합, 새마을금고 등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의 올 2분기 가계대출 증가액은 10조4000억 원으로 분기 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한은 관계자는 “채무 상환 능력이 떨어지는 취약 가계의 부채가 계속 늘어나고 있어 금융·경제적 부담이 증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충남 기자 utopian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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