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명에 10원씩 팔아도 120억.. 그래서 인도서 창업"

뉴델리(인도)/이기문 특파원 2016. 8. 25. 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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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 노마드' 시대가 온다] [3] 한국 음식점 낸 30세 이상훈씨 "한국서 사업하려니 돈 너무 들어 땅 넓고 사람 많은 인도서 승부 올해말 다섯번째 매장 열어요"

'더럽고 난장판인 인도 길거리를 깔끔하게 잊게 해주는 귀여운 한국 카페, 최고!' '김치제육도시락을 먹었다. 음식점이기보단 차라리 인도 안에 있는 한국 같다.'…

인도 뉴델리 남부 사프다르정에 있는 한국 음식점 코리스(Kori's)를 다녀간 인도인들이 맛집 리뷰 애플리케이션에 쓴 리뷰다. 지난 7월 문을 연 90㎡(27평) 크기 32석 규모 식당에 들어서자 인근의 허름한 식당들과 달리 원색의 깔끔한 벽지와 고급스러운 인테리어가 눈길을 끌었다. 한국 청년 이상훈(30)씨가 분주하게 음료와 김밥을 날랐다. 코리스는 김밥·비빔밥·도시락 등 한식과 아메리카노·과일주스 음료 등을 100~ 300루피(1700~5000원)대에 판매한다.

이씨는 지난 2012년 인도에 날아와 창업한 '잡 노마드'다. 4년 만에 인도 델리대 인근, 북부 마주누까틸라, 네팔 카트만두 등에 점포 4개를 낸 프랜차이즈 사장이 됐다. 연 매출 5억여원으로 성장했다. 이씨와 인도와의 인연은 중학교부터다. 인도 히말라야에 있는 '우드스탁' 국제학교로 유학 와 중·고교 시절을 보냈다. 연세대 원주캠퍼스 국제관계학과에 진학해 사업가를 꿈꿨지만, 한국에서 사업을 하기엔 돈이 없었다. 최대한 작은 자본으로 무얼 할 수 있을까 생각하다 해외로 눈을 돌렸다.

"땅덩어리는 넓고 사람 많은 인도에서 '한 사람한테 10원씩만 팔아도 120억원을 벌 수 있겠다'란 생각에 인도행을 결정했습니다." 아르바이트를 해 모은 돈 2000만원과 부모님을 설득해 빌린 3000만원을 가지고 인도에 왔다.

2012년 초 뉴델리의 골방에서 3개월 동안 레시피 개발에 몰두했다. 이씨는 "음식 장사라곤 해본 적이 없는 내가 원하는 맛을 내기까지 수천 번 김밥을 말고 닭을 튀겼다"고 했다. 델리대학교 인근에 26㎡(8평) 되는 작은 가게를 열었다. 한 달 매출이 1000만원이 될 정도로 성공을 거뒀지만, 1년 만에 매장문을 닫아야 했다. 2호점을 서둘러 내려다 인도인 동업자에게 사기를 당한 것이다.

"작은 성공에 취해 인도를 너무 쉽게 보다 된통 당한 거죠." 그 뒤로 이씨는 인도인과 소통하고 정확한 정보를 얻기 위해 힌디어를 공부했다. 이젠 인도 직원들과 자유롭게 의사소통할 정도의 실력이 됐다. 2013년 델리대 인근 상점에서 새 출발을 했고, 소문을 타고 안정적으로 성장했다. 올해 말엔 뉴델리에서 비행기로 2시간 떨어진 북동부 아루나찰 프라데시주에 5호점 매장을 열 준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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