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보대출이 문제" vs "경기하락이 더 큰 문제"..가계부채 해법 '신경전'

송학주 기자 2016. 8. 24.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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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부처합동 가계부채 대책 발표..집단대출, 전매제한강화 '만지작'

[머니투데이 송학주 기자] [25일 부처합동 가계부채 대책 발표…집단대출, 전매제한강화 '만지작']

정부가 오는 25일 내놓을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두고 부처간 이견이 또다시 불거졌다. "주택담보대출을 더 규제해야 한다"는 금융당국과 "현 가계부채 위기는 주택담보대출 때문만은 아니다"라는 국토교통부 및 건설업계의 입장이 부딪치고 있는 것.

2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가계부채는 1223조7000억원으로, 2013년 2분기 이후 11분기 연속해서 최고 수준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가구당 가계 빚은 올 1분기 현재 7057만원으로 전년 동기 6337만원보다 720만원 가량 늘었다.

금융당국은 가계부채 주범이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적용을 받지 않는 집단대출 등 주택담보대출이라는 입장이다. 실제 지난 1분기 증가한 총가계 부채 20조6000억원 중 주택담보대출 증가분(13조7000억원)이 67%를 차지했다.

이 때문에 금융당국은 2018년 주택 공급과잉이 현실화될 경우 집단대출이 부실화하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투자용으로 집을 분양받은 소유자가 입주자를 구하지 못하면서 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집단대출은 소득과 관계없이 한꺼번에 대출이 이뤄져 위험성이 내재해 있다"며 "금리 상향 조정시 가계부채의 뇌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부처 합동 가계부책 대책을 내놓을 당시에도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견해가 있었지만 부동산경기 위축 등을 우려한 국토부의 반대로 실행에 이르지 못했다. 결국 고정금리·분할상환확대와 상환능력 심사관행 강화 등을 내용으로 하는 대책이 나왔지만 1년여가 지난 지금 가계 빚은 여전히 큰 문제로 남아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지난 19일 이찬우 기획재정부 차관보 주재로 열린 가계부채 관리협의체 회의에선 또다시 주택시장 규제를 통한 가계부채 관리가 주제로 떠올랐다. 특히 금융당국은 이날 회의에서 아파트 분양권 전매제한 강화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 분양된 아파트를 구입한 후 일정기간 매매를 금지하는 분양권 전매제한은 부동산 자금을 묶어두는 것으로 가장 강력한 규제 중 하나로 꼽힌다. 현재 공공택지 아파트의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은 1년, 수도권 민간택지는 6개월이다.

하지만 국토부는 전매제한 강화로 주택시장을 견제할 경우 주택·건설 경기가 위축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가계부채 대책에 전매제한 등이 포함될지는 불확실하다"면서 "주택시장 상황이 갑자기 나빠져 주택가격이 떨어질 경우 가계부채의 질은 오히려 악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주택담보대출은 LTV(주택담보인정비율)와 DTI(총부채상환비율)가 적용되는 우량 대출이며 연체율도 높지 않기 때문에 부실 위험이 낮다는 것이다. 실제로 은행권 대출 연체율을 보면, 지난 6월 기준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0.24%로 가계신용대출(0.48%)의 절반 수준이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금융권이 문제 삼는 집단 대출의 연체율(0.43%)도 가계 신용 대출보다 낮은 수준"이라며 "부동산 경기가 사실상 국내 경기를 떠받치고 있는 상황에서 섣불리 규제를 강화하는 것은 상황을 더 나쁘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송학주 기자 hakju@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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