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아파트 청약미달 줄었지만..양극화는 되레 심화

김사무엘 기자 2016. 8. 23.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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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2010~2016년 수도권 아파트 청약 미달단지 비율 추이. /자료제공=부동산114

정부의 부동산 규제완화와 저금리 등의 영향으로 최근 3년 동안 수도권 아파트의 청약미달 단지 비율이 급격히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분양 열풍이 이어지는 가운데 집단대출 규제 이후 투자가치가 높은 단지 위주로 돈이 몰리면서 청약 양극화는 점차 심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1월부터 8월까지 수도권에서 청약접수를 진행한 130개 사업장 가운데 청약 미달이 발생한 곳은 24곳으로 미달 비율은 18.46%로 집계됐다. 이는 2010~2013년 미달단지 비율(40~60%)의 절반 이하 수준이다. 청약 미달율은 2014년 25.5%로 급격히 떨어진 이후 올해까지 10%대 미달율을 기록하고 있다.

미달단지 감소현상은 서울에서 더 뚜렷하게 나타났다. 2010년 서울에서 분양한 47개 단지 가운데 미달단지는 19곳으로 미달율은 40.4%였지만 지난해 미달율은 4%(50개 단지 중 2곳)에 불과했다. 올해 역시 서울의 23개 신규 사업장 중 청약미달 단지는 2곳 뿐이다.

수도권의 청약 미달비율이 급격히 감소한 것은 정부의 연이은 부동산 활성화 정책과 저금리의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정부는 침체된 부동산 경기를 살리기 위해 2013년부터 △분양가 상한제 신축운영 및 폐지 △신도시(택지지구) 신규개발 제한 △주택담보대출(LTV·DTI) 규제완화 △청약통장 간소화 △청약 1순위 요건 기간단축 등 부동산 규제완화 정책을 시행했다.

경기활성화 대책 중 하나로 한국은행이 지속적으로 금리를 낮추면서 지난해 3월에는 1%대 초저금리 시대로 진입했고 현재는 1.25%까지 낮아진 상황이다. 윤지해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책임연구원은 "저금리와 더불어 정부의 규제완화가 시너지 효과를 발휘해 시중의 유휴자금이 분양시장으로 과도하게 쏠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분양시장에 과도하게 몰린 자금을 규제하기 위해 정부는 집단대출 규제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오히려 지역별 양극화만 심화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신도시 등 택지지구 중심으로 신규물량이 공급되는 경기는 올해 청약 미달단지 비율이 21.2%(99개 단지 중 21곳)로 수도권보다 높다. 최근 단기간 공급이 크게 늘었던 평택시와 남양주시, 시흥시, 안성시 등은 청약미달 단지와 함께 미분양도 덩달아 증가했다.

윤지해 연구원은 "청약시장의 단지 별 양극화는 국지적인 공급과잉을 유발해 2017~2018년 준공 후 미분양주택 증가에 대한 우려감을 높이고 있다"며 "수요자들은 공급과잉이 우려되는 지역의 청약접수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사무엘 기자 samue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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