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는 곳만 된다?..대출규제 이후 수도권 분양시장 '양극화 심화'
[헤럴드경제=정찬수 기자] 최근 3년 사이 수도권 청약 미달단지 비율이 줄었지만, 집단대출 규제 이후 단지별 양극화는 심해졌다. 국지적인 공급과잉 우려도 고개를 들고 있다.
23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2016년(1월~8월 12일 누적) 수도권 내 청약 미달단지 비율은 18.46%(24곳/130곳)였다. 수도권 청약 미달단지 비율은 ▷2010년 56.91% ▷2011년 60.61% ▷2012년 48.24% ▷2013년 46.09% 등 높은 비중에서 ▷2014년 25.50% ▷2015년 15.90%로 큰 폭으로 줄었다.
올해 들어 분양시장으로 투자수요가 쏠리며 청약 미달단지는 감소세다. 정부의 규제 완화와 저금리 기조가 맞물리면서 유휴자금이 분양시장에 쏠려서다. 하지만 낮은 청약 미달 비율에도 단지별 양극화는 진행형이다. 수도권 일부 지역에선 국지적 공급과잉의 부작용이 예상된다.
서울의 미달단지 감소현상은 두드러졌다. 지난 2010년 분양한 47개 단지 중 19개 단지의 청약이 미달했다. 지난해에는 50개 단지 중 2곳만 미달했다. 올해 8월까지는 전체 23개 단지 중 2개 단지만 청약 미달을 기록했다. 강서구 마곡지구 이후 재건축 등 정비사업을 중심으로 신규물량이 집중되면서 수요 대비 일반공급이 적었기 때문이다.
반면 재건축 등 정비사업이 아닌 신도시나 공공택지에선 미달단지 비율이 느는 추세다. 올해 청약 미달한 전체 24개 단지 중 21곳이 경기도 지역이었다. 택지지구 특성상 전체 가구가 일반에 모두 분양돼 수요 대비 공급이 많았던 탓이다. 단기간 공급이 급증한 경기도 용인과 화성, 평택, 안성 등에서는 청약미달 단지와 미분양주택이 함께 늘었다.
분양시장 쏠림의 원인으로는 정부의 규제 완화와 저금리 효과가 꼽힌다. 실제 박근혜정부는 2013년 취임 이후 주택시장에 우호적인 카드를 다수 내밀었다. 2013년 4ㆍ1대책을 통해 공공분양 물량 축소 방침을 발표했고, 분양가 상한제 신축 운영과 폐지, 신도시(택지지구) 신규개발 제한, 주택담보대출(LTVㆍDTI) 규제완화 등을 쏟아냈다.
각종 정책은 초저금리 여파로 투자처를 잃은 자금을 부동산 시장에 쏠리게 했다. 이에 정부는 투기적인 분양시장 쏠림을 방지하려 중도금 집단대출규제를 시작했다. 효과는 미미했다. 서울 강남권 분양가격 상승에는 제동이 걸렸지만, 전체적인 분양시장의 영향은 크지 않았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수도권 청약시장의 단지별 양극화는 경기도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국지적인 공급과잉을 유발해 내년 이후 수도권 입주물량 증가와 준공 후 미분양에 대한 우려감을 높이는 요인”이라며 “청약 수요자들은 월별 미분양주택 통계를 참고해 공급과잉이 우려되는 지역의 청약을 신중히 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and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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