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재테크 서적은 지고, 부동산 투자 서적은 뜨고

김라윤 2016. 8. 20.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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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10억 있으면 당장 부동산투자하지 주식을 왜 합니까, 주식은 공부한다고 해서 될 일이 아닐 것 같은데, 부동산은 공부만 하면 일단 성공확률은 높아질 것 같으니까...미리 공부하는 거죠.”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 재테크 서가에서 만난 직장인 권상희(34·여)씨. 부동산 재테크 서적을 읽으며 미래 투자 계획을 세우는 게 삶의 활력소이자 취미다. 지금 당장은 투자할 자금이 없어도 언젠가 모은 돈에 대출을 얹어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하겠다는 포부를 밝힌다. 그날을 떠올리며 머리로 하는 ‘가상투자’만으로도 기분이 들뜬다.

서점가에서 부동산 재테크 열풍이 불고 있다. 주요 대형서점과 온라인 서점에서 올 들어 부동산 관련 서적 판매가 60% 이상 가파르게 증가했다. 초저금리 심화로 은행 예적금에만 돈을 묻어둬서는 손해 보는 상황. 침체기였던 재테크 관련서 판매가 전반적으로 활기를 띠는 가운데 특히 부동산 투자 관련 서적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사람들은 부동산 투자가 일단 공부만 열심히 하면 주식 등 금융투자보다 잃을 확률이 훨씬 낮아지는 것 같아서 부동산 재테크 서적을 읽는다고 입을 모았다.


18일 교보문고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으로 부동산 제태크 서적 점유율은 39%, 지난해 말 대비 판매신장률은 61.9%에 달한다. 전체 재테크 분야 중 압도적인 1위다. 영풍문고도 부동산 재테크 서적의 점유율은 49.8%이며, 전년 대비 판매 신장률은 65.5%로 나타났다. 온라인 서점 YES24에서도 부동산·경매 카테고리 서적 점유율이 32.7%로 전체 재테크 분야 중 1위다. 판매 신장율도 66.6%로 높았다.

주요 대형 서점의 데이터 집계 분석 결과 부동산서적 판매율이 급격하게 증가했던 것은 2014년부터였다. 2013년까지 부동산 서적은 오히려 감소세였다. 당시에 상대적으로 인기가 높았던 것은 창업 관련 서적들이었다. YES24의 통계 집계 결과에 따르면 2013년 한해 동안 창업 관련 서적의 판매 신장율은 75.6%에 육박하기도 했다. 하지만 2014년을 기점으로 재테크 관련 서적 판매 트렌드에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2015년 한 해 동안 창업·장사 관련 서적의 판매율이 10% 넘게 떨어지며 감소세를 이어가는 사이 부동산 투자관련 서적은 빠르게 증가했다. 2014년 39.2%였던 판매량은 꾸준히 증가해 올 들어서만 전년대비 66.6% 가까이 늘었다.

부동산투자 관련 전문가들은 한국 사람들이 여전히 부동산 재테크를 금융투자보다 안정적이라 믿기 때문에 이 같은 결과가 나온 것이라 공통적으로 지적했다. 박스권 장세에서 부동산투자에서 추가수익을 올릴 수 있는 가능성 역시 크게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순오 한남대학교 도시부동산학과 교수는 “주식 등 금융투자는 예측하지 못한 세계 경제 변수들로 크게 요동칠 수 있고, 각 나라의 개별경제 상황변화에 긴밀히 연동돼서 나타나 수익률을 예측하기 힘들다. 반면 부동산 투자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시장 트렌드를 열심히 파악하고 입지 전망 등을 공부하면 ‘아는 만큼’ 수익을 낼 수 있다는 믿음이 강한 게 사실”이라며 “사람들이 공부해서 성공률을 높일 수 있는 부동산 관련 투자 도서를 적극적으로 찾는 것이다”고 언급했다.

올해 들어 16일 기준으로 가장 인기를 끌었던 부동산 서적은 <대한민국 부동산의 미래>, <나는 부동산과 맞벌이 한다>, <뉴스테이 시대, 사야 할 집 팔아야 할 집>, <나는 상가에서 월급받는다>, <부동산 투자 100문 100답> 등이었다.

김라윤 기자 ry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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