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콕콕 재테크] 채권상품 사려면 NH證, 해외주식은 신한금투 간다

김태준 2016. 8. 19.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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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별 주특기 다른데..슈퍼리치 'PB쇼핑' 들여다보니
서울 강남의 수백억 원대 자산가 A씨는 거래를 튼 프라이빗뱅커(PB) 센터만 네 군데다. 자산을 주식, 채권 등으로 분산하듯 증권사 PB들도 잘하는 분야가 서로 다르니 맡기는 돈도 분산해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주로 안전자산 투자는 은행 PB에 맡겨 놓고, 증권사 PB에게는 어느 정도 위험을 부담하고 고수익을 낼 수 있는 상품을 부탁한다.

A씨는 "일종의 바벨 전략(안전성이 높은 자산과 위험도는 높지만 고수익을 노릴 수 있는 자산으로 포트폴리오를 양극화하는 전략)에 입각해 PB센터를 고른다"며 "증권사마다 다르지만 같은 증권사 내에서도 PB센터마다 사모펀드, 장외주식 신탁 등 강점이 달라 꼼꼼히 알아보고 투자한다"고 말했다.

재테크에 밝은 슈퍼리치들은 한 PB센터에 그들의 자산을 '몰빵'하지 않고 여러 PB센터를 '쇼핑'한다. 주식과 채권 등 포트폴리오를 분산하는 것처럼 PB센터도 한 곳에만 가지 않는다. 각 증권사·은행 PB들의 강점뿐만 아니라 각 지점 특성까지 고려해 투자하는 것. PB에서 수동적으로 설명만 듣기보다는 정보를 미리 접하고, 지점별로 원하는 상품을 적극적으로 찾아 나선다.

슈퍼리치들 중 해외 채권에 관심 있는 사람들은 주로 NH투자증권 프리미어블루 강북센터를 찾는다. 이 센터는 옛 우리투자증권이 2011년 한국메릴린치증권 PB 사업 부문을 인수해 설립됐다.

전재문 NH투자증권 프리미어블루 본부 차장은 "기존 메릴린치의 인력과 조직을 흡수해 해외 채권의 강점을 이어가고 있다"며 "7월 한 달 동안에만 해외 채권 매매가 600억원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NH투자증권 채권상품부는 30개가 넘는 글로벌 투자은행(IB)들과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전 세계 거의 모든 채권을 합리적 가격에 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홍콩 현지법인을 통한 영업망까지 가세하면 웬만한 해외 채권 상품은 모두 조달할 수 있다. 메릴린치 시절부터 해외 채권을 다루던 PB들과의 시너지 효과까지 더해져 고객에게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게 NH투자증권의 설명이다. 현재 관리하고 있는 고객 자산 가운데 해외 주식과 채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40~50%에 달한다.

신한금융투자 PB센터는 해외 주식을 찾는 슈퍼리치들이 향하는 곳이다.

김성태 신한금융투자 WM사업부 부장은 "신한금융투자는 글로벌 주식 거래를 일찍부터 시작해 매매 시스템을 잘 갖췄다"며 "현지 파트너들과 제휴하고 정보도 적절하게 제공할 수 있도록 인프라스트럭처를 갖추는 게 만만치 않은데, 이 점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신한금융투자는 해외 25개국 주식시장의 주식을 사고팔 수 있으며, 7개국 채권시장에 투자할 수 있는 업계 최고 수준의 해외 투자 인프라스트럭처를 확보하고 있다.

해외 주식 투자뿐만 아니라 신한금융투자 PB가 특히 자신 있게 내놓을 수 있는 부문으로는 상품전략·서비스 지원본부(IPS)를 들 수 있다. 이 조직에는 상품, 세무, 부동산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이 포진해 어느 고객이 상담하거나 요청할 시 즉각 대응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김 부장은 "고객이 상속이나 증여에 관해 복잡한 요구를 하면 즉각 팀을 구성해 지원한다"며 "고객 입장에서는 직접 대면하고 있는 PB만 보이겠지만 그 뒤에는 IPS 조직이 뒷받침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영증권도 2013년 4월 팀 자산관리 서비스를 도입하며 채권, 주식, 금융상품, 세무, 부동산 등 자산관리 각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고객 자산관리에 참여하고 있다. 단순히 금융상품 투자뿐 아니라 고객 삶과 연계된 각종 금융 니즈를 전문가들이 모여 해결한다는 것이 차별점이다.

삼성증권 PB는 다른 증권사에 비해 다루는 상품 영역이 넓고 고객층도 더 세분화된 편이다.

허명 삼성증권 WM지원팀 차장은 "삼성증권은 PB들을 교육할 때 포트폴리오 매니징에 초점을 두고 있다"며 "주식, 펀드, ELS 등 단품을 주로 취급하는 여타 증권사 PB보다 여러 가지 상품을 종합적으로 권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특히 삼성증권은 올해부터 30억원 이상 고객을 타깃으로 하는 SNI(Samsung & Investment)를 최고경영자(CEO) 직속 부서로 독립시키면서 초고액 자산가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SNI사업부 고객은 약 900명인데 이들의 예탁 자산 총액은 작년 말 기준으로 약 15조원에 달한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거액 자산가들이 SNI 문을 자발적으로 두드리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며 "저금리·저성장 기조 장기화, 부동산 침체 등으로 초고액 자산가들의 자산관리 수요가 날로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점점 까다로워지는 슈퍼리치들의 입맛을 맞추기 위해 전문가를 PB로 채용하는 증권사도 있다.

대신증권은 올해 세무사 2명, 회계사 2명, 변호사 1명 등 특수전문직 5명을 채용해 강남 핵심 지점에 배치했다. 이들은 모두 5~6년 이상 세무, 회계, 법률 등 각자 전문 분야에서 경력을 쌓은 전문가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특수전문직의 PB 양성 제도를 기획한 것은 좀 더 폭넓은 형태의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기존 자산관리 서비스가 금융상품 등 제한적 영역에 그쳤다는 한계를 느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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