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다음 맞춤법 검사기' API 공개 중단 이유는

정채희 2016. 8. 18.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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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가 '다음 맞춤법 검사기' 표절 의혹이 불거진 데 대해 "자체 구축한 서비스"라며 부인했다. 하지만 논란 속에 '다음 맞춤법 검사기'의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를 외부에 공개하는 것은 중단했다.

최근 네이버에 이어 카카오까지 중소업체 소프트웨어 표절 논란이 일면, 이를 부인하면서도 '서비스와 API 공개 중단'으로 이어지고 있어 표절을 시인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카카오는 지난 17일 공식 블로그를 통해 "다음 맞춤법 검사기는 자체 구축한 것이며, 권혁철 부산대 교수의 맞춤법 검사기 웹 페이지를 역공학으로 분석해 서비스를 개발한 게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지난 15일 권혁철 부산대 교수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카카오의 맞춤법 검사기가 우리가 개발한 서비스를 역공학으로 분석해 구축했다"며 표절 의혹을 제기했다. 권 교수는 "다음 맞춤법 검사기가 부산대 시스템을 상당 부분 역공학해 제작됐는데도, 카카오가 맞춤법 검사기의 API를 제멋대로 외부에 공개했다"며 "심하게 말하면 도둑질해서 선심 쓰는 의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무료로 API를 공개해 다른 업체와 개발자의 싹을 자르고 있다"며 "국내 소프트웨어 업계를 보호하려면 포털이 시스템을 무료 공개하는 것은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API는 프로그램 개발자를 위한 일종의 소스코드로, 외부에 공개하면 다양한 개발자들이 가져다가 다양한 추가 소프트웨어나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게 된다.

이 같은 비난에 카카오는 표절 의혹을 부인하면서도 API 공개는 중단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카카오 관계자는 "공익적 목적으로 맞춤법 검사기 API를 공개했지만, 권 교수의 한글 맞춤법 검사기 개발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를 받아들여 예외적으로 맞춤법 검사기 API 공개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를 놓고 업계에선 카카오가 여론이 무서워 졸속 결정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의 오픈 API 중단 결정은 국내 소프트웨어와 인터넷 서비스 발전에 전혀 도움되지 않는 우려할 만한 선례를 남긴 것"이라며 "각자 개발 결과물의 방식이 정당했다면, 기술 경쟁은 장려돼야 할 사안이지 비난 대상이 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오픈 API는 맞춤법 검사 기능에 대한 개발자 접근성과 활용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라며 "여론이 무서워 졸속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7월 네이버 또한 자사 번역 서비스 중 하나인 '참여번역 큐(Q)'가 벤처기업 플리토의 번역 서비스를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서비스 종료를 선언한 바 있다. 당시 네이버는 "참여번역 Q는 네이버 사전 서비스의 발전 과정에서 자연스러운 결과물이라고 생각했지만, 한 편으로는 네이버가 지난 몇 년 간 지키기 위해 노력해온 상생 약속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며 서비스 종료 사유를 밝혔다. 표절 의혹이 사실이 아니지만, 회사가 3년 전부터 새로운 서비스를 준비할 때 관련 업계에 대한 서비스 영향평가 등의 내부 절차를 거치기로 했는데, 참여번역 Q 서비스가 이를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서비스를 종료한다는 설명이었다. 정채희기자 poof34@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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