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와 콩글리시] 기상캐스터와 '오보청'

2016. 8. 17. 17:1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김우룡 한국외대 명예교수·언론학

가을의 문턱 입추도 지났는데 연일 30도가 넘는 폭염이 계속되고 있다. 오보청이란 말을 들어 보았는가. 일기예보를 들을 때마다 '마른장마'가 무슨 뜻인지 궁금하다. 장마시즌인데 비가 안온다는 말인지, 개인 날로 예측되나 비가 쏟아질 수도 있다는 말인지 헷갈린다. 운동 약속을 잡았을 때 중부지방에 비가 온다는 예보를 접해도 우리는 거침없이 필드로 향한다. 기상청 예보는 청개구리였으니까.

"올해 장마기간에는 비가 제대로 오지 않았다. 대기 불안정으로 인한 국지성 소나기를 제외하고 30도를 훌쩍 넘는 폭염과 열대야(오후 6시에서 다음날 아침 9시까지의 기온이 섭씨 25도가 넘는 무더운 날씨)가 이어졌다. 도깨비 장마철을 예보하면서 유독 기상청이 오보를 많이 생산하는 바람에 '오보청'이라는 빈축을 샀다(서울신문, 2016. 8. 2). 이에 대해 기상당국은 일반적으로 장마철에는 기압골 변화가 심한데 올해는 특히 대기 변화가 잦아서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웠다고 해명했다.

기상정보는 매우 중요하다. 농업, 여행, 군사, 과학, 일상생활 등 많은 영역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일기예보를 믿고 휴가나 주말 계획을 세웠다가 낭패를 본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참다못한 시민들은 자구책을 찾기 시작했다. 미국 일기예보 업체 아큐웨더, 포캐스트 등 해외 기상정보 사이트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중앙일보의 보도다(2016. 7. 26). 그러나 선진국의 예보라고 해봐야 적중률은 50%를 넘지 못한다.

사람들은 매일 라디오나 TV의 날씨예보를 체크하고 있다. 비가 올 예정이면 우산을 챙기고 폭염이면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덥다면 수영장을 찾는다. 날씨는 생활이다. 우리는 방송의 기상담당자를 '기상캐스터'라고 부른다. 기상캐스터는 거의가 여성이다. 그것도 젊고 예쁜 여성이다. 기상캐스터는 기상에 대한 전문성보다 리포터 능력을 갖춘 사람들이다. 대개 경우 이들은 방송사 소속이 아니고 소규모 전문회사로부터 아웃소싱(outsourcing)된다. 초창기에는 사내 아나운서가 일기예보를 담당했고 날씨의 중요성이 커지자 MBC가 국내 방송사상 처음으로 기상 전담자를 채용했다. 당시 관상대(기상청의 옛이름)에서 일하던 중 스카우트된 인물이 바로 김동완 통보관이었다.

기상캐스터, 우리나라에선 날씨와 관련된 기사를 작성하고 편집하여 방송하는 사람을 말한다. 기상청에서 제공하는 자료를 바탕으로 방송용 원고를 작성해서 기온, 구름, 바람 등 자료를 준비하고, 수시로 야외에 나가서 생방송을 진행한다. 기상캐스터의 '캐스터(caster)'란 무슨 뜻인가. 외국영화를 보면 cast와 staff이란 글자가 나온다. cast는 출연진이고 staff은 제작진을 가리킨다. 또 cast에는 '배역을 하다'라는 의미도 있다. 길거리 캐스팅은 길가다가 만난 사람을 발탁해서 배역을 준다는 말이고 casting director는 영화나 드라마의 배역담당 전문가를 가리킨다. 그러나 방송에서 caster는 방송하는 사람, 또는 프로그램진행자를 뜻한다.

곧 newscaster는 뉴스 진행자이고(영국에서는 newsreader라고 함), sportscaster는 스포츠 프로그램을 중계하는 사람이다. 그러나 기상의 경우 캐스터라고 하는 예는 거의 없다. 미국 TV는 weatherman 또는 weather forecaster라고 한다. one who is involved in presenting weather forecasting(일기 예보를 맡고 있는 사람)이 그들이다. weather girl이란 말도 있지만 남녀공통으로는 weather person이다. 외국에는 여성보다 남성 기상진행자가 훨씬 많고 반드시 젊지도 않다. 경험과 전문성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기상전문 Weather Channel을 보면 진행요원을 '미티어랄러지스트(meteorologist)'라고 칭하는데 원래 이 말은 PhD학위를 가진 기상학자다. 요즘 기상전문기자의 의미로 더 많이 쓰인다. 실제로 웨더 채널의 날씨예보원들은 대부분 학위를 갖고 있다.

Meteorologists are expecting more harsh weather and deteriorating conditions(기상전문가들은 날씨가 더 나빠져 악화되는 상황을 예상하고 있다). harsh는 가혹한, 엄격한의 의미고 deteriorate(디티어리어레이트)는 악화시키다라는 뜻이다.

어떻게 기상예보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을까. 수퍼컴퓨터의 성능이 40%, 관측자료가 32% 그리고 예보관의 경험이 28%쯤 영향을 준다고 한다. 결국 기상청 예보분석관들의 자질이 한층 더 높아져야 지금보다 정확한 날씨예보가 가능해질 것 같다.

< Copyrights ⓒ 디지털타임스 & d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