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박앱 결제까지 했는데.. 예약 안되고 사후관리도 엉망 '주의보'
# A씨는 최근 호텔 검색 엔진인 호텔스컴바인을 통해 해외 숙소를 예약했다가 낭패를 볼 뻔했다. 호텔스컴바인에서 최저가로 소개한 예약 대행 업체에서 '예약이 완료됐다'는 이메일까지 받았지만, 해당 호텔에 문의한 결과 A씨 이름으로 예약된 게 없었기 때문이다. 분노한 A씨는 예약 대행 업체 고객센터에 수차례 전화했지만, 연결이 되지 않았다. 고객센터 직원과 통화하려면 1시간 넘게 기다려야 했다. 긴 기다림 끝에 예약 취소와 환불을 요청했지만, "알겠다"는 답변만 받았을 뿐 환급은 되지 않았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호텔·모텔·펜션 등 숙박시설 예약을 중개하는 '숙박 앱'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지만, 앱을 통해 예약한 뒤 제공되는 사후관리 서비스는 엉망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객센터가 불통인 것은 물론 심지어 예약 사기를 당하고도 중개 앱 업체엔 책임을 물을 방법조차 없어 분통을 터뜨리는 이용자가 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휴가철 모바일 숙박 앱 이용자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주로 예약 사기(허위 예약), 입·퇴실 시간 사후 변경, 고객센터 불통, 위생상태·몰래카메라 등 시설 불량 등이 문제로 거론되고 있다.
A씨가 불만을 제기한 호텔스컴바인은 아고다, 호텔스닷컴, 하나투어 등 세계 주요 여행사이트에서 제공하는 호텔 예약정보와 최저가격 등을 안내해주는 일종의 모바일 검색엔진이다. A씨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사이트라 믿고 거래했는데 사기를 당하고 나니 황당할 따름"이라며 "호텔스컴바인 측에 문의했지만 '대행업체와 고객 간 발생한 일은 책임지지 않는다'는 답변만 돌아왔다"고 말했다. 호텔스컴바인 이용약관은 '제3자 제공을 수용하거나 사용하기 전에 정보의 정확성을 확인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지만, 법적 문제를 피하기 위해 '제 3자가 제공하는 모든 것에 대해 보증하지는 않는다'는 규정이 담겨있다.
이 밖에도 국내 모텔 중개 앱인 여기어때·야놀자, 국내외 호텔 중개 앱인 익스피디아·아고다·호텔스닷컴 등 숙박 중개 앱들은 숙박시설의 입·퇴실 시간이 예약 후 변경되거나, 앱에서 공개한 숙소사진과 달리 위생 상태가 불량해도 전혀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이용자 불만이 잇따르고 있다. 숙박 중개 앱 업체들은 "숙박업체 내규에 따라 이용기준이 유동적으로 변경될 수 있고, 제휴점 측 제공 정보를 반영한 것일 뿐"이라며 떠넘기기 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불편 사항을 문의하려고 해도 고객센터와 연결이 쉽지 않은 것도 문제다. 이용자들은 보통 1시간, 1주일 이상 연락이 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그러나 중개 앱 업체 관계자는 "성수기 이용자와 문의 급증으로 고객센터 연결이 일시적으로 원활하지 못했다"고 사과만 할 뿐, 대책은 전혀 없다.
업계에선 숙박 중개 앱의 경우, 사업자 등록 형태가 업체별로 다 달라 책임을 묻기 어렵다고 지적하고 있다. 현재 숙박 앱은 통신판매업, 통신판매중개업, 포털인터넷콘텐츠업 등으로 혼용돼 등록돼 있다.
통신판매업으로 등록한 경우, 표시광고가 적절치 못하면 책임을 져야 하지만, 통신판매중개업자라면 숙박 사업자가 책임져야 한다.
한국소비자연맹 관계자는 "중개업자라 하더라도 소비자가 피해를 입었다면, 구제를 받을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해야 할 의무가 있다"며 "숙박 업체와 문제 발생시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내용을 소비자가 사전 인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채희기자 poof34@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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