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서 세계속으로', 북한 빼고 다 가봤더라고요"(인터뷰)

이정현 2016. 8. 16.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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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윤 KBS PD 인터뷰10년 8개월치 영상 모아 여행 아카이브 완성세계 방방곡곡 발자취 남겨여행자에 좋은 정보 됐으면
[임종윤 KBS 프로듀서 인터뷰(사진=노진환 기자)
[이데일리 스타in 이정현 기자]“배낭 하나 매고 갈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가는 게 ‘걸어서 세계속으로’랍니다.”

10년 8개월, 142개국, 1303개 도시. KBS1 여행프로그램 ‘걸어서 세계속으로’가 그동안 여행한 기간, 국가, 도시다. 2005년 11월 첫 방송된 이후 ‘걸어서 세계속으로’ PD들은 배낭 하나 메고 전세계 방방곡곡을 누볐다. 이들의 족적은 프로그램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세계지도에 6000여개의 점이 빽빽하게 찍혔다. 클릭 하나만으로 여정을 돌아볼 수 있다.

임종윤 KBS PD(34)는 1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있는 KBS 신관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아카이브를 정리하다 보니 전 세계를 실제로 여행한 기분이 든다”라며 “북한을 제외하면 사실상 전 세계에 ‘걸어서 세계속으로’의 발자취가 남겨져 있다”고 설명했다. “땀 흘려가며 만든 영상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 데이터베이스를 클립별로 정리했고 성과물로 자리했다”고 말했다.

임 PD는 2009년 KBS에 입사해 ‘추적60분’ 등 주로 시사교양 프로그램 제작에 참여했다. 2014년 ‘걸어서 세계속으로’ 팀에 합류해 1년여 동안 싱가포르, 포르투갈 아조레스 군도, 조지아를 다녀왔다. 이후 다시 1년여의 시간을 투자해 아카이브를 완성했다. 방송 10주년을 맞아 진행한 프로젝트다. 그는 “‘걸어서 세계속으로’ PD는 삼대가 덕을 쌓아야 할 수 있다는 말이 있는데 이만큼 고생스러운 프로그램이 없다”라며 “1년 전 결혼해 신혼여행을 호날두의 고향으로 알려진 아프리카 마데이라 섬으로 다녀왔는데 ‘걸어서 세계속으로’ 선배 PD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라며 웃었다.

프로그램 제작과정은 녹록지 않다. ‘걸어서 세계속으로’는 총 일곱 명의 PD가 7주에 걸쳐 기획하고 준비한 뒤 각자 여행한다. 여행은 비행 거리에 따라 차이가 나는데 보통 2주를 넘기지 않는다. 모든 과정은 현지에서 통역을 돕는 코디네이터를 제외하면 혼자서 준비부터 촬영, 편집까지 한다. 임 PD는 “진짜 배낭여행 경비 정도만 받아 촬영하기 때문에 호화 리조트는 꿈도 못 꾼다”며 “‘걸어서 세계속으로’가 가는 곳이라면 어떤 여행자라도 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행의 재미는 불확실성에서 온다. ‘걸어서 세계속으로’도 마찬가지다. 사전답사가 불가능하기에 별의별 사건이 생긴다. 임종윤 PD는 “맨땅에 헤딩하는 기분으로 떠나는 경우가 많고 돌발상황에 당황하기도 하지만 그것이 여행프로그램의 재미다”라며 “‘걸어서 세계속으로’는 10년 넘게 이어져 온 좌충우돌의 기록”이라 말하며 웃었다.

‘걸어서 세계속으로’ 아카이브는 KBS 홈페이지를 비롯해 여행정보 앱인 ‘트래벌룬’ 등에서 함께 서비스하고 있다. 특정 지역별 검색뿐만 아니라 ‘시장’이나 ‘폭포’ ‘숙소’ ‘먹거리’ 등 세부 검색이 가능하다. 임 PD는 “여행 프로그램을 만들면서 가장 아쉬웠던 것이 바로 ‘정보’였다”라며 “‘걸어서 세계속으로’는 PD들이 직접 여행지에서 보고 겪은 것들을 담는 만큼 생생한 정보가 담긴다. 어딘가 여행을 떠나는 이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거로 생각한다”고 자랑했다.

‘걸어서 세계속으로’는 한때 폐지됐었으나 열성 시청자들의 요청에 방송을 재개했다. 매주 토요일 낮 12시 10분에 방송하는데 시청률도 10% 가까이 나오기도 한다. 주말 낮 프로그램으로서는 꽤 높다. 아카이브에 등록한 영상도 폭발적이지는 않아도 꾸준히 조회 수가 는다.

임종윤 PD는 “프로그램을 통해 여행에 관심 있는 분이 많다는 걸 알게 됐고 그들과 커뮤니티를 형성하게 된 게 가장 큰 수확”이라며 “SNS를 통해 방송 클립을 공개하곤 하는데 그럴 때마다 시청자의 반응을 체감할 수 있다. ‘걸어서 세계속으로’에 몸담았던 일인으로서 ‘좋은 여행프로그램이다’라는 평가를 받았으면 한다”고 바랐다.

이정현 (seiji@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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