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무더위에 동남아 말벌 기승 "벌집 건드리면 무조건 뛰어야"

2016. 8. 11.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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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수도권 투데이]

□ 방송일시 : 2016년 8월 11일(목요일)
□ 출연자 : 정유철 노원소방서 구조대 구조대원 / 최문보 경북대 계통진화유전체학연구소 교수

- 이른 무더위로 전년대비 벌집 제거 출동 두 배 가까이 늘어
- 방화복에 해충방지복까지 껴입고 작업... 더위와의 싸움

- 주로 산 밑 주택가에 벌집 자주 발생, 말벌이 많아
- 벌집 발견하면 섣불리 제거 말고 신고해야
- 살충제등 이용해 화염방사기처럼 불 뿜어 제거하려다 화재 발생 많아
- 벌에 쏘이면 우선 냉찜질... 화장품, 향수 등 피해야

- 말벌은 6월~9월에 가장 활동 왕성
- 동남아에서 유입된 등검은말벌, 도시지역에서 기승
- 벌이 집에 들어오면 창문 열어 나가도록 유도... 살충제는 위험
- 벌은 어두운색 옷에 공격적, 벌집 건드리면 무조건 뛰어야

◇ 정병진 아나운서(이하 정병진):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마당에 벌까지 가세했습니다. 자칫 잘못하면 생명에도 위험할 수 있는 말벌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는 시간 준비했는데요. 먼저, 현장의 목소리 들어보죠. 노원소방서 구조대의 정유철 구조대원 전화연결 되어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 정유철 노원소방서 구조대 구조대원(이하 정유철): 네, 안녕하세요.

◇ 정병진: 오늘도 벌집 제거 관련해서 신고 들어온 게 있습니까?

◆ 정유철: 네, 오늘도 벌써 한 건 다녀왔습니다.

◇ 정병진: 아, 벌써 다녀오셨어요?

◆ 정유철: 네.

◇ 정병진: 아니, 벌집 제거 작업을 최근에 얼마나 자주 나가세요?

◆ 정유철: 올해는 무더위가 일찍 찾아오면서 벌집 신고 건수가 전년 대비 두 배 가까이 들었는데요. 하루 평균 적게는 5건, 많게는 10건 정도로 나가고 있습니다.

◇ 정병진: 아, 이게 특히 여름철에 신고가 많이 들어오는군요?

◆ 정유철: 네, 그렇습니다.

◇ 정병진: 오늘 벌써 한 군데 다녀오셨다는 것은 어느 지역입니까? 주택가에 있었던 건가요?

◆ 정유철: 고지대 주택 밀집지역인데요. 노원구의 백사마을 쪽이었습니다. 이쪽이 벌집 신고가 많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 정병진: 아, 그쪽에 주로 출몰하는군요?

◆ 정유철: 주로 산 밑에 있는 주택이기 때문에 벌집이 많이 생겨서 신고가 많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 정병진: 이게 말벌인거죠?

◆ 정유철: 네, 보통 말벌이 많고요. 말벌에도 종류가 여러 가지가 있는데, 쌍살벌, 꿀벌 등 세 가지 정도 유형으로 나누고 있습니다.

◇ 정병진: 그렇군요. 장수말벌, 황말벌, 등검은말벌, 요즘은 또 동남아종도 들어온다고 하는데요. 이게 쏘이면 위험하지 않습니까? 작업할 때 힘든 점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 정유철: 처음 작업할 때는 저도 무섭기도 하고 그랬는데요. 지금은 무서운 것 보다는 무더운 날씨에 개인 보호 장비를 착용하고 해야 하니까 더위와의 싸움이 만만치 않습니다.

◇ 정병진: 그 보호 장비가 우주복처럼 생긴 그거 맞죠?

◆ 정유철: (웃음) 우주복이라기보다는. 저희가 화재 나갈 때 입는 방화복을 먼저 입고요. 그 다음에 해충방지용, 망으로 되어 있는 작업복이 있습니다. 그걸 입고 하다보니까 무더운 날씨에 굉장히 힘든 점이 있습니다.

◇ 정병진: 그걸 입고 해도 쏘이는 경우도 있다고 하는데, 참 고생이 많으십니다. 일단 벌집을 발견하게 되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사실 당황스럽거든요. 일단 신고하는 게 좋은 거죠?

◆ 정유철: 네, 벌집을 발견했을 때는 근처에 접근하지 말고 119에 신고하는 게 좋은데요. 벌에게 쏘이지 않으려면 먼저 자극적인 화장품이나 향수 사용은 가급적 자제하는 게 좋습니다. 만약 쏘이게 된다면 화상 부위를 비눗물로 씻고, 얼음이나 찬 물로 냉찜질을 해줘가지고 최대한 통증을 줄이고, 독성이 퍼지지 않게 응급처치를 하는 것이 가장 우선입니다.

◇ 정병진: 그렇군요. 일단 화장품이나 향수 같은 냄새나는 물질을 바르지 않고, 만약 쏘였을 경우에는 냉찜질을 해줘라?

◆ 정유철: 네.

◇ 정병진: 이런 경우도 있잖아요. 살충제나 가스분사용 분무기 등을 대고 라이터를 켜서 화염방사기처럼 뿌려가지고, 직접 제거하려는 일반인들이 있거든요. 이건 위험한 거죠?

◆ 정유철: 저희도 가급적 사용을 자제하고 있는데요. 일반인들이 하다가 화재로 번지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에, 신고를 하고 기다리시는 편이 훨씬 좋다고 생각합니다.

◇ 정병진: 네, 알겠습니다. 대원님, 바쁘신 와중에 전화 연결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도 참 고생이 많으신데 힘내세요.

◆ 정유철: 네, 감사합니다.

◇ 정병진: 지금까지 노원소방소 정유철 구조대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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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병진 아나운서(이하 정병진): 이어서 학계의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그중에서도 요즘 날씨가 너무 덥다보니까 동남아의 아열대 기후 같은 그런 환경이 우리나라에 조성되고 있고요. 이러면서 동남아에 서식하던 말벌이 우리나라에 서식하고 있다, 이런 내용들이 굉장히 많이 보고되고 있는데요. 최초로 등검은말벌의 국내 유입을 학계에 보고했던 분을 연결해보겠습니다. 경북대 계통진화유전체학연구소의 최문보 교수 연결하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 최문보 경북대 계통진화유전체학연구소 교수(이하 최문보): 네, 안녕하세요.

◇ 정병진: 네, 앞서 소방서에서 근무하시는 구조대원의 이야기를 들어봤는데요. 여름에 신고가 많이 들어온다고 하네요. 사실입니까?

◆ 최문보: 네, 맞습니다. 일단 말벌 같은 경우에는 초봄에 월동에서 나온 여왕벌들이 처음 벌집을 만들기 시작해서, 대략 6월부터 첫 일벌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그때부터 벌집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지면서 8월에서 9월에 가장 벌집이 커지고, 그때 벌집 안에 수백 마리에서 수 천 마리의 벌집이 있기 때문에 가장 활동이 왕성한 시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 정병진: 수백 마리에서 수천마리까지 번식을 합니까?

◆ 최문보: 네, 일단 쌍살벌 류 같은 경우에는 대략 100~200마리 정도로 되는데, 대형 말벌 같은 경우에는 보통 500마리에서 1,000마리 정도 되는데요. 외래종인 등검은말벌 같은 경우에는 평균적으로 2,000마리에서 3,000마리 정도가 한 벌집 안에 들어있기 때문에 더 위험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정병진: 지금 방금 말씀해주셨던 등검은말벌 같은 경우에 우리나라의 토종이 아니라 외래종인 거죠?

◆ 최문보: 네, 중국 저장성이 원산지인 등검은말벌 같은 경우에는 2003년에 부산항을 통해서 처음 유입이 된 이후에 현재까지 전국적으로 퍼져 있는 상태입니다.

◇ 정병진: 그렇군요. 이게 등검은말벌 말고 다른 외래종도 있습니까?

◆ 최문보: 일단 말벌 중에서는 다른 종류도 대부분 토종말벌로 보고 있고요. 지금 전혀 없는 상태에서 2003년에 처음 발견되어서 확산되고 있어가지고, 말벌 중에서 외래종은 지금 현재는 유일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정병진: 그렇군요. 우리가 토종말벌이라고 하면 장수말벌이나 황말벌, 쌍살벌, 이런 이야기들 많이 하는데요. 등검은말벌은 얼마나 위험한가요? 토종보다 더 위험합니까?

◆ 최문보: 일단 독성이나 이런 것들은 토종말벌과 거의 비슷합니다. 다만 더 위험하다고 말씀을 드리는 것은 등검은말벌 같은 경우에는 토종말벌에 비해서 도시 환경에서 굉장히 많이 나오기 때문에, 기존에는 쌍살벌 류들이 도시에선 많았기 때문에 그나마 덜 위험했는데, 대형말벌인 등검은말벌이 도시로 진출하게 되면서 그 밀도가 굉장히 높아지면서 더 위험해지고, 그 다음에 토종말벌에 비해서 개체수가 워낙 많다보니까, 벌집을 건드렸을 때 공격하는 벌의 수가 훨씬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당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훨씬 더 위험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정병진: 그렇군요. 등검은말벌 같은 경우에는 개체수도 많고, 덩치도 크고, 특히 도심 속에서 살 수 있기 때문에, 이걸 보게 되면 굉장히 당황 할 것 같아요. 이게 생긴 건 어떻게 생겼습니까?

◆ 최문보: 사실 국내 말벌 같은 경우에도 대부분 등이 검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토종 말벌들하고 혼동하시는데요. 일단 등검은말벌의 영어 명으로 보면 ‘Yellow-legged hornet'이라고 해서, 다리가 노란 말벌이다, 이렇게 주로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다리가 노란 그런 특징뿐만 아니라, 복부, 배 부분에 오렌지색 무늬가 있습니다. 그걸 보고 저희가 특징짓습니다.

◇ 정병진: 그렇군요. 이렇게 등검은말벌, 도심 속에 나타나면 상당히 위험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일단 주변에 나타났다, 이런 경우 어떻게 해야 할지 알아보겠습니다. 일단 벌이 집 안에 들어왔다, 이런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 최문보: 사실 집안에 벌이 들어왔을 때는, 문을 열어놓고 다시 밖으로 나가도록 유도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긴 한데요. 잘 안 나갈 경우에 사람들이 뿌리는 모기약이나 이런 것을 가지고 하다가 쏘이는 경우가 있는데요. 정 안 나갈 경우에는 119나 이런 곳에 신고를 해서 도움을 요청받는 게 더 현명하다고 생각됩니다.

◇ 정병진: 네, 옷 색깔도 영향이 있다고 하던데, 흰 옷보다는 검은 옷을 입은 사람을 더 많이 공격합니까?

◆ 최문보: 네, 사실 이게 굉장히 오랫동안 오류가 많이 퍼지면서, 밝은 색, 또는 원색들에서 꽃을 연상시켜서 벌이 더 공격을 한다고 많이들 알고 계신데요. 사실 정반대라고 보시면 됩니다. 말벌이나 꿀벌들이 공격을 하는 것은 먹이가 있는 꽃이 아니라 천적을 공격하는 방어의 형태이기 때문에, 가장 대표적인 벌의 천적이 곰입니다. 지금은 국내에 거의 없지만, 오랜 기간 동안 벌과 곰이 같이 살면서 천적으로 인식이 되어 있는 거죠.

◇ 정병진: 아, 곰이 벌집을 막 부셔서 먹으니까요?

◆ 최문보: 그렇죠. 그래서 곰의 털 색깔이 짙은 갈색이나 검은 색이기 때문에 사실 이런 짙은 색깔에 매우 공격적인 성향을 가지게 됩니다. 그래서 밝은 색보다는 어두운 색이 훨씬 더 많은 공격을 받고요. 또 중요한 한 가지가 사실 벌집을 건드렸을 때 앞에서 엎드리거나 가만히 있으라고 많이들 알려져 있는데요. 이것도 굉장히 위험한 행동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일단 벌집을 건드렸을 때는 벌이 이미 흥분을 해서 공격 대상이 정해졌기 때문에 그 지역을 10m 이상, 빨리 벗어나야지, 그 지역에 가만히 있었다가는 집중적으로 공격을 당해서 사망하는 사고까지 나타나기 때문에, 일단 벌집을 건드렸거나 벌 주변에 날아다니면 천천히도 아니고, 무조건 뛰어서 빨리 그 자리를 벗어나는 게 가장 현명한 행동입니다.

◇ 정병진: 아, 그렇군요. 왜 우리가 멧돼지에 대처하는 법으로 눈을 노려보면서 천천히 뒷걸음질 처라,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하는데요. 벌은 무조건 줄행랑을 쳐야 하는군요?

◆ 최문보: 네, 벌집에 진동이 느껴질 만큼 벌집을 건드렸을 때는 이미 공격이 시작되었다고 벌이 생각하기 때문에 무조건 공격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빨리 피하는 게 가장 좋습니다.

◇ 정병진: 이런 경우는 뿌리는 모기약이나 이런 걸로 대처가 안 되는 거죠?

◆ 최문보: 그렇죠. 사실 뿌리는 모기약을 뿌렸을 경우에 나중에 벌이 죽기는 죽습니다. 그런데 워낙 덩치가 크고, 겉이 딱딱하다보니까 살충제가 침투하는 시간이 꽤 걸리기 때문에, 그 사이에 이미 사람이 공격을 받기 때문에 뿌리는 살충제를 뿌리는 건 굉장히 위험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정병진: 무섭네요. 기후가 변하면서 우리나라에서 서식하기 좋은 환경이 만들어지고, 이러다보면 외래종 말벌 개체수가 계속 늘어날 수 있지 않을까 우려가 되는데요. 당국의 대책이 더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 최문보: 그렇죠. 사실 등검은말벌 같은 경우에는 외래종 중에서도 유래 없이 굉장히 많은 피해를 나타내는 종류입니다. 기존의 외래종 같은 경우에는 생태계를 교란한다든지, 경제적인 피해를 준다든지, 이렇게 한 가지 정도의 피해를 유발하는데, 등검은말벌 같은 경우에는 일단 사람을 쏘기 때문에 공중보건적으로 굉장히 위험하고요. 특히나 양봉장에서 꿀벌 사냥을 많이 하기 때문에 경제적인 피해도 굉장히 심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생태계 내에서도 화분매개자 같은 매개 곤충들을 많이 잡아먹기 때문에 생태계 교란도 심각해지고 있는데요. 아직 정부 당국이나 이런 곳에서, 조사는 어느 정도 하고 있는데, 이미 퍼진 상태에서는 완전히 절멸시킨다는 것이 사실 거의 불가능하거든요. 어느 정도 조절해서 위험을 떨어트릴 수 있는 연구나 대책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 정병진: 알겠습니다. 오늘 생활을 위협하는 말벌, 그 중에서도 등검은말벌이 얼마나 위험하고, 대책이 필요한지, 자세하게 살펴봤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최문보: 네, 고맙습니다.

◇ 정병진: 지금까지 최문보 경북대 계통진화유전체학연구소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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