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기에도.. '브레이크 없는' 가계부채

7월 은행 주담대 5조8000억 늘어 / 월 증가액으론 올해들어 최대치 /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실효성 의문

가계부채 증가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증가폭은 해마다 커지고 있다. 한국경제 최대 뇌관의 폭발력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의미다. 핵심은 주택담보대출이다. 올해 들어 은행권 주담대 여신심사가 강화되었는데도 기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2016년 7월중 금융시장 동향’ 자료에 따르면 7월말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673조7000억원으로 전월보다 6조3000억원 늘었다. 주택금융공사가 인수한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채권을 포함한 금액이다. 월간 증가액은 6월 6조5000억원보다 2000억원, 작년 7월 7조3000억원보다는 1조원 줄었으나 2010∼2014년의 7월 평균(2조원)과 비교하면 3배가 넘는 증가폭이다. 

은행 가계대출에서 주담대 잔액은 506조6000억원으로 한 달새 5조8000억원 늘었다. 월 증가액으로 올해 들어 최대치다. 비수기인 여름철에 주담대가 급증한 것이다. 한국은행은 “주택 거래량이 늘고 대출금리가 하락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지난달 서울의 아파트 거래량은 1만4000가구로 6월 1만2000가구보다 2000가구 늘었다.

주담대 증가세가 꺾이지 않으면서 2월 수도권에 이어 5월 전국으로 확대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에서도 금통위원들은 “서울 등 일부 지역의 부동산 시장이 과열됐다”며 가계부채 증가에 우려를 쏟아냈다. 박근혜 정부 들어 은행을 포함한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은 해마다 증가속도를 높이며 폭증했다. 월평균 증가액을 보면 2013년 2조2750억원→2014년 4조8800억원→2015년 5조5500억원에 이어 2016년 들어 지난5월까지 월평균 6조1800억원 늘었다. 집값을 띄워 경기를 살려보려는 단기 부양책을 쏟아낸 결과다.

가계부채가 늘면서 시중 통화량의 증가폭도 커졌다. 한은이 10일 발표한 ‘2016년 6월 중 통화 및 유동성’에 따르면 지난 6월 통화량(M2·광의통화)은 2335조5323억원으로 5월 2312조8012억원보다 22조7311억원 늘었고, 작년 동기와 비교하면 7.2% 증가했다. M2는 현금과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 저축성 예금, 머니마켓펀드(MMF) 등을 합친 넓은 의미의 통화량 지표다.

류순열 선임기자 ryoos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