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학·인문학 맞춤식 지도받는 명문여대 상징 스미스컬리지

박대권 2016. 8. 10.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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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모교-12] '달리n달리홈' 출판사의 박소연 대표는 조기유학이 한참 사회적 이슈가 되던 2000년대 초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고등학교(Walnut Hill School for the Arts)와 대학교(Smith College)를 졸업했다. 선화예고에서 피아노를 전공해서 피아노를 계속 전공하고자 피아니스트 백혜선 교수(현 클리블랜드 음악원, 전 서울대)가 졸업한 학교이자 국내에서 유명한 월넛힐예고로 유학을 떠났다.

 "유학 가서도 피아노를 열심히 쳤습니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그렇듯 저도 좋은 학교에 진학하는 게 그때까지의 목표였습니다. 그러다가 '나중에 좋은 학교 졸업하면 뭐하고 살까, 어떻게 살까?' 등의 생각을 하면서 피아노 전공을 그만 두게 되었어요. 음악 대신 공부를 했을 때 내가 잘할 수 있을까 두려웠지만 어떤 학교를 가느냐보다는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할지를 많이 고민하다보니 오히려 결정이 쉬웠습니다. 음대 가는 것보다 일반 대학을 가는 게 인생의 선택지가 많아질 거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가족과 떨어져 기숙사에서 혼자 지내서였는지 생각할 시간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많고 많은 학교 중에서 왜 스미스로 갔는지가 궁금했다. "고등학교 때 선생님들이 스미스를 추천하셨어요. 특히 진학 담당(College Advisor) 선생님과 피아노 선생님이 적극 추천하셨어요. 저는 그때까지 스미스여대를 몰랐기 때문에 그 학교를 왜 가라고 했는지는 더더욱 몰랐습니다."

파라다이스 폰드가 보이는 언덕에 오래된 그네가 놓여있는 스미스 명소.
 박 대표는 대학에 간 다음에는 선생님들이 그에게 왜 진학하라고 했는지 알았을까?

 "무엇보다 대학에 다니면서도 피아노를 계속 칠 수 있었어요. 대학 진학해서 경제학 전공을 신청할 때까지 연착륙이 가능했던 거 같아요. 학교가 예술을 강조하는 분위기였고 제가 음악을 계속할 수 있도록 많은 지원을 해줬습니다. 1학년 때는 학교 오케스트라와 협연했고 그 이후에도 체임버, 퀸텟에 계속 참여할 수 있었어요. 심지어 피아노과 모니카 야쿠 교수님은 집에 보관하시던 합시코드를 학교에 가지고 오셔서 저한테 다뤄볼 기회를 주셨어요. 파이프오르간을 배울 기회도 대학 때 가질 수 있었습니다."

 스미스여대는 현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의 모교 웰슬리여대(Wellesley College)와 함께 미국 명문 여대의 쌍벽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 학교의 중점교육은 인문학적 소양 양성에 맞추어져 있는데, 다양한 외국어가 이에 포함된다. "프랑스어, 독일어, 스페인어를 유창하게 하는 미국 학생들이 많았습니다. 거기에 아시아 언어로는 일본어나 중국어를 공부합니다. 언어 과목이 필수는 아니었지만 대부분이 선택하고 자신이 선택한 언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나라로 교환학생을 다녀오는 게 스미스 학생들의 패턴이 되었습니다. 저는 영국 옥스퍼드대학을 다녀왔습니다."

옥스포드에서 슈만 퀸텟 연습하던 중
 1, 2학년 때 어문·어학 분야의 수업과 전공 기초 과목들을 집중해 듣고 3학년 때 주로 교환학생을 다녀온단다. 박 대표 기억에 학생의 50%는 교환학생을 다녀왔고, 유럽을 다녀오는 사람들이 단연 많았다. 졸업학점이 128학점이었는데 교환학생 다녀와서 한 학기 정도 다닌 후 조기졸업을 신청하는 사람이 많았단다. 교환학생을 안 가면 3년 만에 대학교 졸업하는 학생들도 꽤 있었다고 회고했다. "언어를 배우고 싶다면 정말 꼭 추천하고 싶은 대학입니다. 어학 수업은 1주일 내내 진행되는데 주로 월·수·금은 회화, 화·목은 쓰기 수업을 합니다. 더 관심이 있으면 일주일에 한두 번 그 언어를 가르치는 교수나 조교와 점심을 먹으면서 해당 언어를 또 연습합니다." 교양 중심의 미국의 Liberal Arts College의 특성이 그대로 드러나는 것 같았다.

 "대부분의 수업이 10명 내외의 토론식 수업으로 진행됩니다. 규모가 큰 수업이 많아야 50명 내외였습니다. 그러다보니 책을 안 읽어가면 바로 티가 납니다. 옥스퍼드대학에 교환학생 갔을 때 100명이나 듣는 강의를 보고 깜짝 놀랐죠." 한 학년 학생이 600명 남짓인데 기숙사에서 대부분이 생활했기 때문에 졸업할 때는 서로의 얼굴 정도는 알 정도가 되었단다. 체면 때문에 공부를 안 하면 안 되는 분위기가 되어가는 것 같았다.

 소규모 수업의 특징이 무엇일지가 궁금했다. "일단은 힘들다는 거죠. 매주 퀴즈, 한 학기에 3, 4개의 에세이 그리고 중간기말고사요. 숙제가 너무너무 많아서 숙제가 공부였습니다. 기말 에세이를 쓸 때는 미리 초안을 제출하게 해서 교수님이 코멘트를 해주셨습니다. 따로 미팅을 해서 내용과 논리 그리고 참고문헌까지 지적해주셨습니다. 저희가 어마어마한 숙제를 내면 교수님들은 거기에 대한 피드백을 해주셨던 거죠. 교수님이 학생 개개인에게 많은 관심을 갖고 꼼꼼하게 지도해주신 겁니다. 힘들더라도 그걸 따라가면 많은 공부가 되는 거죠."

 4년을 기숙사에 함께 사는 여자대학만의 특별한 경험이 있었는지를 물었다.

 "스포츠 프로그램이 많았습니다. 인근 강에서 조정을 하고 승마를 하는 학생들도 있었구요. 요가, 골프, 스킨스쿠버 등 다양한 운동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가을에 같은 기숙사 사는 학생들끼리 인근 농장으로 사과를 따러 가기도 했어요. 그 사과로 사과파이와 캐러멜 등을 만들어 먹었던 게 여대만의 기억이라고 해야 할까요?"

 박 대표의 이야기를 듣다보니 스미스여대는 좋은 여대가 아니라 좋은 대학이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장 써먹을 지식이나 기술은 아니지만 긴긴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가르치는 그런 상상 속에 있을 법한 좋은 학교말이다. 지금의 한국 대학과 비교를 안 할래야 안 할 수 없을 것 같았다. 등록금이 비싸도 말이다.

박대권 명지대 교수
[박대권 명지대 교수]

※'나의 모교'는 해당 학교 출신 졸업생을 인터뷰하며 해외 유수 대학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박대권 명지대 교수(청소년지도학과·컬럼비아대 교육학 박사)가 사회 각계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인사들을 만나 유학 시절 얘기를 듣고 작성합니다. 유학을 준비 중인 독자들에게 해외 학교에 대한 보다 생생하고 손에 잡히는 정보를 전달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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