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보다 카페..수능 D-100일, 대치동 '카공족' 북적

2016. 8. 9.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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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이렇게 더운 날씨에 집에 들어가면 다시 나올 수가 없을 것 같아서 카페에서 공부하고 있어요.”

서울 지역 최고 기온이 섭씨 35도까지 올라간 7일 오후 강남구 대치동의 한 카페에서 스무디를 마시며 과학 문제를 풀고 있던 숙명여고 3학년 김모 양(18)의 얘기다. 학원 수업을 마치고 폭염 속을 10분 이상 걸어 집으로 가는 대신 학원에서 시원한 음료를 마시며 공부를 한 뒤 다음 학원 수업을 가려한다는 것이다.

201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10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대한민국 ‘사교육 1번지’로 꼽히는 대치동 학원가는 김 양처럼 카페에서 더위를 식히며 공부하는 ‘카공족’들로 북적이고 있다. 실제로 이날 은마아파트입구사거리 주변의 카페들은 빈 자리를 찾기가 힘들 정도로 붐비고 있었다. 초중고교는 방학 기간이지만 학원 수업은 이어지는 상황에서 초등학생처럼 보이는 어린 학생부터 고3 수험생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학생들이 책상 위에 문제집과 프린트 자료를 올려놓고 공부하고 있었다.

학원이나 독서실 역시 시원한 것은 마찬가지지만 김 양처럼 카페를 찾아 공부하는 학생들은 뛰어난 접근성을 카페의 장점으로 꼽았다. 학원 수업을 마친 뒤에 독서실이나 집보다 훨씬 가까운 카페를 찾는 셈이다.

독서실처럼 너무 조용한 것보다 개방적인 분위기 속에서 마음 편하게 공부할 수 있다고 얘기하는 경우도 있다. 단대부고 1학년 이모 군(16)은 “도서관과 다르게 드나들 때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는 점이 좋다”고 말했다. 조금 시끄럽기 때문에 오히려 공부가 더 잘 될 수도 있고 친구들끼리 얘기를 하거나 통화를 해도 불편하지 않다는 장점이 있다는 것이다.

진선여고 2학년 정모 양(17)도 “다니는 독서실이 있긴 한데 개방된 분위기의 카페에 오면 잠도 안 오고 집중도 잘 되는 것 같다”고 얘기했다. 주변이 많이 시끄러우면 이어폰으로 음악을 들으며 공부하면 돼 카페를 독서실처럼 활용한다는 얘기다.

유동 인구 상당수가 학생인 대치동 지역의 특성 때문에 이 지역 카페 가운데 일부는 조용한 공부방처럼 운영되기도 한다. 대치4동 주민센터 인근의 한 커피숍 주인 김모 씨(39)는 “지역 특성상 주말과 시험기간에는 학생 손님이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평소에도 대부분 학생 손님”이라며 “학생이 아닌 손님들도 대부분 학부모라서 공부하는 학생을 생각해 조용한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너무 떠들고 산만한 학생에게 주의를 주기도 한다는 김 씨는 커피보다 달달한 스무디나 초콜릿 음료의 매출 비중이 높은 것도 특징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너무 오랫동안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서 공부하는 학생들 때문에 매출이 떨어진다는 점이 고민인 카페도 있다. 일부 카페는 1인 1주문을 의무화하고 15분 이상 자리를 비우면 짐을 정리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기도 한다. 이와 관련해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음료수 하나를 시키고 장시간 공부하는 학생들이 많다보니 테이블 회전이 안 된다고 고민을 털어 놓는 카페 주인들도 꽤 있다”고 설명했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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