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백기 든' 개포3단지..정부 규제, '절반의 성공'

최동순 기자 2016. 8. 9.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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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에이치 아너힐즈 분양가, 한달새 1억원 이상 '뚝' 전매·투기 부작용 우려↑..강남권 재건축 혼란 가중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최동순 기자 = 개포 3단지 재건축단지 '디에이치 아너힐즈'를 둘러싼 고분양가 논란이 일단락됐다.

불승인 '카드'를 꺼내 든 주택도시보증공사(이하 HUG)의 권고에 조합이 '울며 겨자먹기'로 분양가 인하를 결정한 것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정부의 갑작스러운 규제가 시장 혼란을 가중시켰다는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이를테면 '디에이치 아너힐즈'의 경우 분양가가 낮아진 만큼 '투기 세력'이 몰려들며 전매시장 과열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HUG는 최근 개포주공3단지 재건축 '디에이치 아너힐즈'에 대한 분양보증을 최종 발급했다. 평균 분양가격은 3.3㎡당 4137만원이다.

앞서 조합과 HUG는 개포3단지 일반분양 가격을 두고 갈등을 빚어왔다. 당초 조합이 제시했던 평균 분양가는 3.3㎡당 4457만원이었다. 국내 최대 규모 커뮤니티시설이 적용되는 데다 고급 마감재로 상품을 차별화해 시장성이 충분하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역대 최고 수준의 분양가로 고분양가 논란이 일자 정부가 개입했다. 분양보증 발급을 독점적으로 취급하고 있는 HUG는 '고분양가로 향후 사업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는 이유로 보증 발급을 반려한 것이다.

결국 디에이치 아너힐즈의 분양가는 두차례 조정을 거쳐 3.3㎡당 4137만원에 책정됐다. 평균 분양가 기준 3.3㎡당 320만원, 전용면적 84㎡ 기준 약 1억1000만원이 한달여 사이 낮아진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분양가 규제'를 계기로 강남 재건축단지를 중심으로 한 분양가 상승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분양가 상한제 폐지 이후, 적정 시장 가격만을 고려했던 재건축 조합에 규제 '시그널'을 준 셈이어서다.

문제는 '적정 분양가'에 대한 세부적인 기준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일선 재건축 조합의 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HUG는 이번 개포3단지 분양보증 심사에서 '인근단지 대비 110% 이내'라는 기준을 제시했다. 하지만 이같은 기준이 다른 재건축 단지에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같은 기준이라면 올 하반기 일반분양 예정인 신반포5차·신반포18차는 '역대 최고 분양가' 공급이 가능하다. 잠원동 신반포자이는 지난 1월 3.3㎡당 4290만원에 공급됐다. 해당 분양가의 110%는 3.3㎡당 4719만원이다.

반면 방배3구역은 2012년 공급된 '방배롯데캐슬아르떼'가 최근 분양단지여서 비교군이 적당하지 않다.

HUG 관계자는 "인근 단지대비 110%라는 기준이 앞으로 일괄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며 "시장과 상황이 다른 만큼 사업장별로 보증리스크를 평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재건축 조합들은 불만을 토로한다. 한 강남권 재건축조합 관계자는 "사업장별로 평가하겠다는 것은 결국 '국민 여론'을 보고 정치적 판단을 하겠다는 것"이라며 "강남 재건축 분양가상승이 문제라면 사업계획에 미리 적용할 수 있도록 적당한 원칙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포3단지의 경우 단기차익을 노린 '투기세력'이 몰리며 전매시장 과열이 일어날 수 있는 부작용도 예상된다. 예상 가격보다 1억원 이상 떨어진 탓이다. 특히 '디에이치 아너힐즈'는 지난달 3.3㎡당 4310만원에 분양보증이 나올 것으로 보고 모델하우스를 오픈했다.

개포동 H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유효 수요자들은 이미 3.3㎡당 4300만원 안팎을 예상 분양가격으로 설정해 놓은 상태여서, 분양가 차액만큼 웃돈을 노린 투자자들이 몰려들 것"이라며 "초기 웃돈이 5000만원에 달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전문가들 대부분은 정부가 강남권 분양가 상승세에 규제 신호를 보낸 것에 대해 적절했다고 평가한다. 분양보증이라는 변칙적 수단을 활용한 것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렸다.

허윤경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방 부동산시장이 그리 좋지 않아 청약제도 개선 등 정책적 수단을 활용할 수 없는 상황에서, 강남 재건축 고분양가 논란을 해결한 것은 의미 있는 결과"라면서도 "HUG라는 수단을 활용해 결과적으로 조합 등의 반발을 산것은 한계점"이라고 진단했다.

doso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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