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근의 흑자상식]서울에 1억5천만원 아파트 전세 없나요

최성근 2016. 8. 5. 15:2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새집·중대형 고집 안 하면 가능..서울 동북부 주로 분포역세권·한강 조망 아파트도.."역전세난 영향 제한적일 듯"

[이데일리 최성근 기자] 이데일리는 독자들의 궁금증을 풀어보는 ‘흑자상식’을 연재합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어떤 분야라도 좋습니다. 심각, 엉뚱, 발칙한 질문 모두 환영합니다. 아래 이메일로 보내 주시면 유익한 정보로 돌려 드리겠습니다.

(사진=연합뉴스)
Q. 결혼을 앞둔 예비신혼부부입니다. 서울에서 아파트 전세를 구하려고 하는데 가진 돈이라고는 1억 5000만원 밖에 없습니다. 주변에서는 이 돈으로는 어림도 없다고 하는데 정말 그런가요.

A. 답부터 말씀드리자면 최근 지은 새집, 대형 평수를 고집하지 않는다면 구할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 주택가격 동향 자료를 보면 6월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의 하한선으로 여겨지는 하위 20% 가격은 1억 9125만원이었습니다. 통계상으로는 적어도 2억원은 가져야 서울에서 아파트 전세를 구할 수 있는 셈입니다. 하지만, 국토교통부 아파트 실거래가를 살펴본 결과 틈새시장이 있었습니다.

◇노원·중랑 등 서울 동북부에 주로 분포

전셋값 1억원대 아파트는 서울 동북부 지역, 그중에서도 노원구와 중랑구에 주로 분포했습니다. 이들 지역은 중소형 아파트가 밀집해있으며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춘 주거지역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노원구는 상계 중계지구를 중심으로 분포해 있었습니다. 상계동 상계주공1~16단지, 벽산, 보람, 중계동 중계주공2, 4~8단지, 월계동 월계주공2단지, 미륭, 미성, 삼호아파트 등이 1억원 초반이었습니다. 이곳은 대부분 1980년대 말~1990년대 초에 지어졌고, 지역에 따라 1, 4, 7호선을 가까운 거리에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상계주공10단지 49.94㎡가 1억 4000만원, 보람1단지 44.33㎡가 1억 5000만원에 거래됐습니다. 1억원 미만도 있었습니다. 재건축 첫걸음 단계인 상계주공8단지 31.95㎡가 5000만원이었습니다.

중랑구도 신내지구의 소형아파트를 중심으로 착한 가격을 형성하고 있었습니다. 봉화산 인근인 신내동 신내9단지 33.18㎡이 1억 3500만원, 초등학교가 인접한 묵동 신내4단지 39.84㎡가 1억 5000만원에 거래됐습니다. 집 크기가 다소 작다고 생각한다면 망우동 경남아파트를 고려할 만합니다. 전용면적 59.84㎡가 1억 5000만원이었습니다. 강북구는 번동 주공1단지 49.94㎡가 1억 6000만원, 주공4단지 41.53㎡가 1억 5000만원에 거래됐습니다. 이 지역은 오패산, 북서울 꿈의 숲 등 녹지가 풍부하지만, 지하철역 접근성이 아쉽다는 평입니다. 도봉구는 녹지가 풍부한 창동주공4단지가 1억 2500만원(49.94㎡), 아파트 단지로 둘러싸인 쌍문동 한양1차 50.58㎡가 1억 4000만원에 계약됐습니다.

◇역세권·한강 조망…2000년대 아파트도

역세권 아파트도 잘만 찾아보면 저렴하게 입주할 수 있었습니다. 중계역에서 도보 8분거리에 있는 상계주공1단지 전용면적 59.2㎡가 1억 5000만원, 사가정역 인근에 있는 면목동 용마한신 44.35㎡가 1억 2000만원에 거래됐습니다. 길음역 인근 돈암현대아파트 41.53㎡가 1억 5500만원, 문래역 인근 당산대우아파트 31.73㎡는 1억 5000만원이었습니다. 선호도가 높은 하천 조망 아파트도 있습니다. 중랑천이 한눈에 펼쳐지는 중랑구 면목한신아파트 45.44㎡가 1억 5000만원, 역시 중랑천 인근인 도봉구 서원아파트 49.77㎡가 1억 6000만원, 창동주공18단지 45.9㎡가 1억 3000만원에 거래됐습니다. 한강 조망권을 누릴 수 있는 용산구 원효로4가 산호아파트 40.46㎡는 1억 4000만원이었고, 강서구 가양동 가양2단지 34.44㎡이 1억 4000만원, 가양동 강변아파트 39.6㎡는 1억 6000만원이었습니다.

1억원 중반대 전세는 대부분 지은 지 15년이 넘었지만 드물게 2000년대에 입주한 아파트도 있었습니다. 2001년 6월 지어진 성북구 정릉동 대우아파트 43.11㎡는 1억 3500만원에 거래됐습니다. 북한산 줄기에 있는 이 아파트는 근처에 지하철역이 없는 대신 버스 정류장이 입구에 있습니다.

◇편견 깨고 꼼꼼히 살피면 저렴한 입주 가능

강서구, 양천구 지역에는 소음이 있는 공항 인근이라는 인식으로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아파트들이 있었습니다. 이 지역 H공인중개사 관계자는 “김포공항이 멀지 않다는 인식 때문에 비행기 소음을 우려하는 고객이 종종 있지만, 이 지역 모든 아파트가 비행기 소음의 영향을 받는 것은 아니다”며 “방음 등을 잘 살펴보고 산다면 저렴한 가격에 양질의 집을 살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양천구 신월동 신월시영 43.2㎡가 1억 3000만원, 강서구 방화동 방화5단지 39.6㎡가 1억 5000만원이었습니다. 철길 인근인 금천구 시흥동 무지개아파트 53.75㎡는 1억 2000만원, 구로차량기지 근처인 구로주공2단지 54.9㎡는 1억 4500만원이었습니다.

약간의 경사가 있는 지역도 괜찮다면 선택의 폭은 넓어집니다. 관악산 줄기 끝자락에 있는 금천구 시흥동 건영2차아파트 41.34㎡가 1억 4000만원, 관악구 신림동 건영2차 43.92㎡는 1억 4500만원에 거래됐습니다.

(사진=연합뉴스)
◇강남·서초는 무리…도심권은 노후 아파트만

강남, 서초 지역에서 1억원대 중반으로 전세아파트를 구하기는 어려웠습니다. 개포지구 저층단지들이 1억원대였지만 이주가 예정돼 있어 2년 거주가 불투명한 상태였습니다. 빌라, 다가구로 눈을 돌리면 강남 입성이 가능했습니다. 강남구 논현동과 신사동, 서초구 방배동을 중심으로 1억원 중반대 전세 거래가 종종 이뤄졌습니다. 서울 도심권은 나홀로 아파트 중심으로 1억원대 전세가 있었지만 40년 이상 된 노후 아파트였습니다. 1972년에 입주한 서대문구 서소문아파트 전용면적 51.24㎡가 9000만원, 서대문역 인근 미동아파트 55.57㎡(1969년 입주)가 1억원이었습니다.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아파트인 충정로역 인근 충정아파트 25.45㎡(1932년 입주)는 5000만원에 계약됐습니다.

◇계약시 체크사항은…역전세난 영향 받을까

1억원대 저가 소형은 노후 아파트가 많으므로 시설을 꼼꼼히 봐야 합니다. 싱크대, 전기, 수도 등에서 불량한 부분이 간혹 나올 수 있는데 사전에 중개업자를 통해 해당 물건을 확인해야 합니다. 등기부등본상 주인이 정확한지도 살펴봐야 합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 팀장은 “신혼부부의 경우 대부분 부동산에 다 맡긴 채 실제로 꼼꼼하게 확인하지 않고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며 “경험이 많은 지인 등을 통해 점검해야 할 부분을 인지한 상태에서 부동산중개업자와 물건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권일 팀장은 “저가 소형은 수요가 제한적이라 중대형처럼 큰 폭으로 오르지 않는다”며 “이런 아파트는 빌라, 연립, 다가구로 빠질 수 있기 때문에, 집주인들이 무작정 집값을 올리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최근 역전세난 우려에 대해서는 “영향이 아주 없지는 않겠지만, 시장에서 소화되면서 전반적으로 영향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내집은 어디에?(사진=연합뉴스)

최성근 (sgchoi@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